이산화탄소 포집·인공 광합성·대체에너지 연구 활발
최근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뚜렷하다.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의 수위가 올라가 해안선이 바뀌고 홍수 · 가뭄 · 태풍 · 이상고온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상기후의 원인이 산업화 이후 무분별하게 사용한 화석에너지의 부산물인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세계 최대 인구 보유 국가인 중국과 인도는 오히려 고도화되는 형국이라 화석연료 사용량이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부 과학자는 이대로 가다간 약 50년 후인 2060년에는 각종 재해로 지구상의 인구가 지금보다 현저히 감소할 것이며, 100년 후인 2110년에는 인간이 멸종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가 현재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구온난화의 실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기술을 알아보자.
⊙ 인류에 치명적인 지구온난화
인류가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대기중에 적절히 존재하는 온실가스가 온실의 유리처럼 작용해 지구 표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태양에서 지구로 도달하는 에너지(자외선+가시광선이 대부분)는 발전량으로 환산하면 약 343 W/㎡ 다. 이 중 30%가량은 대기 · 구름 · 지표면에서 반사돼 우주로 다시 방출되고, 21%는 대기에 직접 흡수돼 대기를 가열하면서 지구의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한다.
나머지 49%는 지표면에서 흡수돼 지표면을 일부 가열하거나 지표면의 적외선으로 변환돼 다시 방출된다.
그런데 온실가스의 양이 많아지면서 이 같은 시스템이 고장나기 시작했다.
공기의 주성분인 질소와 산소는 태양빛 중 열기를 느끼게 해주는 적외선을 흡수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는 적외선을 잘 흡수한다. 따라서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대기온도가 상승한다. 대기온도가 상승하면 해수온도가 상승하고,이에 따라 대기중의 수증기 함유량도 증가한다.
수증기도 태양빛의 적외선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대기중 수증기 함유량이 높아지면 대기 온도가 더 상승한다.
대기 온도 상승은 극지방의 동토층과 해저 심해층 속에 갇혀 있던 메탄가스를 대기중으로 방출시킨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적외선을 21배나 더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대기 온도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한다.
빙하와 만년설은 태양 적외선을 반사시켜 지구 밖으로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대기 온도가 상승해 빙하와 만년설이 덮여 있는 면적이 감소하면 더 넓어진 바다가 더 많은 적외선을 흡수하므로 수온과 대기온도의 상승이 더욱 빨라진다.
이처럼 지구온난화는 자가 가속화(self-acceleration) 현상을 보인다.
한 요인이 촉발되면 여러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작동해 대기온도,수온,해수면의 동반 상승이 가속적으로 일어난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실로 인류의 생존을 직접 위협하는 수준으로 악화될 수 있다.
생태계가 변형돼 식생대가 북위도로 상승하며 다시 생태계를 교란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수자원의 변화로 물 부족 국가들이 급증할 수 있다.
또 해수면의 상승으로 홍수와 쓰나미,해안지역 침식의 강도와 빈도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사막지역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를 유발한는 점이다.
이미 도처에서 농작물의 작황 감소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 남해안 동해안에서 바닷속 백화현상이 빠르게 진행돼 해조류가 고갈되고 어패류 수확량이 감소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또 치료약도 없는 각종 세균의 창궐을 야기할 수도 있다.
⊙ 이산화탄소 포집 · 인공광합성 연구 활발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온실가스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산화탄소 배출 공정으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포집 분리하는 것이 보편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화학 흡수제를 통한 공정은 건설 및 운영 비용이 많이 들어 새로운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청정화석연료연구센터는 석탄 중 절반을 차지하는 저등급 석탄을 품질을 높이거나 청정화해 산업용 연료로 대체하거나 연료전지로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이 센터 가스화연구그룹은 석탄 석유코크스 바이오매스 중질잔사유 폐기물 등을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이뤄진 합성가스로 전환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CTL(Coal to Liquid)그룹은 석탄에서 액체연료를 만드는 석탄액화 기술을 연구한다.
특히 정순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흔한 '굴'을 이용한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굴에서 생체촉매를 추출해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광물화 반응을 통해 건축자재로 변환하거나, 이산화탄소를 먹이로 하는 미세조류를 성장시켜 바이오연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체에너지를 찾는 노력도 많다. 친환경적인 대체에너지는 태양에너지 수력 풍력 지력 조력 바이오연료 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양적으로 가장 풍부하고 깨끗하며 유망한 대체에너지는 태양에너지다.
단지 10분 동안 지구에 내리쬐는 태양에너지만 저장해도 세계 65억 인구가 1년 동안 풍족하게 쓸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태양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꿔 사용하는 태양전지는 전력 생산단가가 기존 원자력 수력 화력발전 기반 전력보다 5배 이상 비싸다. 또 아직 효율성을 향상시키려면 기술적 난제가 많이 남아 있다.
서강대 인공광합성연구센터(센터장 윤경병 교수)는 태양전지의 한계를 인공광합성을 통해 극복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광합성 원리와 같이 태양빛을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를 알코올과 산소로 전환하는 것이 인공광합성이다. 알코올을 태우면 열에너지가 나오며 물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므로, 물과 이산화탄소를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다시 알코올로 전환시키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 방법은 기존 태양전지보다 응용 범위가 넓다.
예를 들면 전기에너지는 저장이 어렵고 축전지에 전기를 저장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자동차는 물론 선박과 항공기에서 널리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알코올은 기존 자동차 연료주입 장치를 약간만 수정하면 당장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센터는 작년 말부터 앞으로 10년간 500억원을 지원받아 인공광합성 원천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서강대 교내에 6600㎡ 이상의 부지와 지하 2층,지상 9층 규모 독립연구동으로 이뤄졌다.
센터 관계자는 "이 기술이 완성되면 서강대 인공광합성센터의 연구 업적은 인류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ihs@hankyung.com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의 수위가 올라가 해안선이 바뀌고 홍수 · 가뭄 · 태풍 · 이상고온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상기후의 원인이 산업화 이후 무분별하게 사용한 화석에너지의 부산물인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세계 최대 인구 보유 국가인 중국과 인도는 오히려 고도화되는 형국이라 화석연료 사용량이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부 과학자는 이대로 가다간 약 50년 후인 2060년에는 각종 재해로 지구상의 인구가 지금보다 현저히 감소할 것이며, 100년 후인 2110년에는 인간이 멸종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가 현재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구온난화의 실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기술을 알아보자.
⊙ 인류에 치명적인 지구온난화
인류가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대기중에 적절히 존재하는 온실가스가 온실의 유리처럼 작용해 지구 표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태양에서 지구로 도달하는 에너지(자외선+가시광선이 대부분)는 발전량으로 환산하면 약 343 W/㎡ 다. 이 중 30%가량은 대기 · 구름 · 지표면에서 반사돼 우주로 다시 방출되고, 21%는 대기에 직접 흡수돼 대기를 가열하면서 지구의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한다.
나머지 49%는 지표면에서 흡수돼 지표면을 일부 가열하거나 지표면의 적외선으로 변환돼 다시 방출된다.
그런데 온실가스의 양이 많아지면서 이 같은 시스템이 고장나기 시작했다.
공기의 주성분인 질소와 산소는 태양빛 중 열기를 느끼게 해주는 적외선을 흡수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는 적외선을 잘 흡수한다. 따라서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대기온도가 상승한다. 대기온도가 상승하면 해수온도가 상승하고,이에 따라 대기중의 수증기 함유량도 증가한다.
수증기도 태양빛의 적외선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대기중 수증기 함유량이 높아지면 대기 온도가 더 상승한다.
대기 온도 상승은 극지방의 동토층과 해저 심해층 속에 갇혀 있던 메탄가스를 대기중으로 방출시킨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적외선을 21배나 더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대기 온도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한다.
빙하와 만년설은 태양 적외선을 반사시켜 지구 밖으로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대기 온도가 상승해 빙하와 만년설이 덮여 있는 면적이 감소하면 더 넓어진 바다가 더 많은 적외선을 흡수하므로 수온과 대기온도의 상승이 더욱 빨라진다.
이처럼 지구온난화는 자가 가속화(self-acceleration) 현상을 보인다.
한 요인이 촉발되면 여러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작동해 대기온도,수온,해수면의 동반 상승이 가속적으로 일어난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실로 인류의 생존을 직접 위협하는 수준으로 악화될 수 있다.
생태계가 변형돼 식생대가 북위도로 상승하며 다시 생태계를 교란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수자원의 변화로 물 부족 국가들이 급증할 수 있다.
또 해수면의 상승으로 홍수와 쓰나미,해안지역 침식의 강도와 빈도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사막지역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를 유발한는 점이다.
이미 도처에서 농작물의 작황 감소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 남해안 동해안에서 바닷속 백화현상이 빠르게 진행돼 해조류가 고갈되고 어패류 수확량이 감소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또 치료약도 없는 각종 세균의 창궐을 야기할 수도 있다.
⊙ 이산화탄소 포집 · 인공광합성 연구 활발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온실가스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산화탄소 배출 공정으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포집 분리하는 것이 보편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화학 흡수제를 통한 공정은 건설 및 운영 비용이 많이 들어 새로운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청정화석연료연구센터는 석탄 중 절반을 차지하는 저등급 석탄을 품질을 높이거나 청정화해 산업용 연료로 대체하거나 연료전지로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이 센터 가스화연구그룹은 석탄 석유코크스 바이오매스 중질잔사유 폐기물 등을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이뤄진 합성가스로 전환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CTL(Coal to Liquid)그룹은 석탄에서 액체연료를 만드는 석탄액화 기술을 연구한다.
특히 정순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흔한 '굴'을 이용한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굴에서 생체촉매를 추출해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광물화 반응을 통해 건축자재로 변환하거나, 이산화탄소를 먹이로 하는 미세조류를 성장시켜 바이오연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체에너지를 찾는 노력도 많다. 친환경적인 대체에너지는 태양에너지 수력 풍력 지력 조력 바이오연료 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양적으로 가장 풍부하고 깨끗하며 유망한 대체에너지는 태양에너지다.
단지 10분 동안 지구에 내리쬐는 태양에너지만 저장해도 세계 65억 인구가 1년 동안 풍족하게 쓸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태양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꿔 사용하는 태양전지는 전력 생산단가가 기존 원자력 수력 화력발전 기반 전력보다 5배 이상 비싸다. 또 아직 효율성을 향상시키려면 기술적 난제가 많이 남아 있다.
서강대 인공광합성연구센터(센터장 윤경병 교수)는 태양전지의 한계를 인공광합성을 통해 극복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광합성 원리와 같이 태양빛을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를 알코올과 산소로 전환하는 것이 인공광합성이다. 알코올을 태우면 열에너지가 나오며 물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므로, 물과 이산화탄소를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다시 알코올로 전환시키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 방법은 기존 태양전지보다 응용 범위가 넓다.
예를 들면 전기에너지는 저장이 어렵고 축전지에 전기를 저장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자동차는 물론 선박과 항공기에서 널리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알코올은 기존 자동차 연료주입 장치를 약간만 수정하면 당장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센터는 작년 말부터 앞으로 10년간 500억원을 지원받아 인공광합성 원천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서강대 교내에 6600㎡ 이상의 부지와 지하 2층,지상 9층 규모 독립연구동으로 이뤄졌다.
센터 관계자는 "이 기술이 완성되면 서강대 인공광합성센터의 연구 업적은 인류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