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물개 등 해양 동물의 '스트랜딩'
침팬지·코끼리 등도 스스로 죽음 선택 최근 연예인 박용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최근에는 일본의 유명 여자 아나운서가 생후 5개월 아기를 두고 자살해 큰 이슈가 됐었다.
특히 한국의 자살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최근 한국인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1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한국인의 자살률은 10만명당 21.5명(OECD 평균 11.1명)으로 회원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고 헝가리(21.0명),일본(19.1명)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스는 2.9명으로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낮았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자살을 하는 것일까.
사람이 자살하는 이유로는 동물에 비해 잘 발달된 대뇌가 꼽힌다.
대뇌피질이 창조적이고 조직적이며 모든 신경을 통제하는 중추기능이지만 취약점도 가지고 있다.
엄청난 자극에 의해 흐트러진 질서는 좀처럼 돌이키기 힘들거나 영구적으로 못 쓰게 돼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울증,폭력 등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아노미(anomie)에 빠지면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사람만큼 대뇌가 발달하지 못한 동물들도 자살을 한다.
물론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자살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자살의 의미가 '스스로를 죽이는 행위'라고 할 때 동물들도 자살을 할 수 있다는 증거들은 얼마든지 있다.
⊙ 고래 등 해양동물의 자살(stranding)
우리는 종종 고래나 물개 등 해양동물들이 해안가로 올라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렇게 대부분의 해양동물들이 갑작스레 해안가로 올라오는 현상을 '스트랜딩(stranding)'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스트랜딩의 원인을 '어떤 이유에선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런 동물들은 사람들이 치료를 해서 돌려보내려고 해도 이미 살려는 의지가 없는 상태가 대부분이다.
이에 관해 최근 해양학자들은 해군이 사용하는 음파탐지기에서 발생하는 음파가 고래들을 놀라게 만들어 집단자살을 하게 한다며 음파탐지기를 사용하지 말 것을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이 꼽는 스트랜딩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첫째,주로 어미를 잃은 아기 해양동물들이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다.
주로 이는 태풍이나 나쁜 기상상태로 인해 어미와 헤어졌거나 어미가 그물에 걸리거나 사람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경우가 많다.
둘째,기상 악화의 영향이다.
해양동물들은 태풍 등으로 바위에 부딪히거나,짝짓기를 위해 라이벌과 격렬하게 싸운다거나 포식자에게 공격당했다가 살아났을 경우 등 상처를 입었을 때 육지로 올라온다.
셋째,그물 로프 낚싯줄 등에 걸리면 살아나기가 힘들다.
넷째,무언가를 잘못 삼켰을 때다.
우리가 버리는 작은 플라스틱 제품들,나무 조각들,비닐봉지 등이 그들에겐 물고기의 알 혹은 해파리로 보여 그것을 잘못 삼켜서 기도가 막혀 익사하기도 하며,위장병을 앓게 되며 심한 경우 죽기까지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쥐나 침팬지도 자살한다?
동물들 자살이야기가 나올 때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동물이 레밍이다.
일명 '나그네쥐'라고도 불리는 레밍은 먹이 환경이 좋아 개체 수가 너무 늘어나면 일부 그룹이 새로운 터전을 찾아 이동을 시작한다.
거의 맹목적으로 선두를 따라가는 이런 동물떼는 선두가 방향을 잘못 잡아 바다나 호수로 안내하면 그대로 빠져죽게 된다.
아마도 수명이 짧은 이 설치류들에게 물에 대한 두려움이란 걸 원초적으로 각인시키기엔 진화의 시간이 너무 짧았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행동을 자살로 봐줄 순 없다.
더 좋은 곳에 살려고 이주하다가,모르고 아니면 관성으로 전진하는 떼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죽는 것이지 삶을 스스로 포기한 행동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뒤에 남겨진 조금의 숫자는 살아 남아 새 터전을 찾아간다고 한다.
이와 유사한 집단행동에서 자살로 볼 수 있는 사례가 있는데 '누'의 경우가 그렇다.
건기에 아프리카 사바나에선 풀과 물을 찾아가는 초식동물의 대이동이 시작되는데,이동 중 맨 앞에 서는 우두머리 '누'가 맨 먼저 악어 밥이 되거나 거센 물살에 휘말려 죽으면 '반면교사(反面敎師)'로 뒤에 있는 것들이 살아남는다.
동물들의 세계에서 우두머리는 먼저 희생할 줄 아는 동물을 지칭하기도 하는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들이야말로 집단을 위한 자살을 선택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숙한 침팬지의 겨우 보통 IQ 70 정도의 지능을 가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도 인간에 빗댄 수치지 그들의 본능과 학습을 합쳐보면 개체나 무리에 따라 훨씬 더 합리적인 행동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의도적인 자살도 가능하지 않을까.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동물학자 제인 구달의 침팬지 관찰 예에서 어미 '플루'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죽은 아들 '플린트'의 이야기가 자살의 사례로 자주 회자된다.
하지만 이것은 침팬지가 지능이 높아서라기보다 어미를 잃은 새끼동물들이 통상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부모상실증후군'이다.
야생에서 독립하기 전의 새끼에게는 어미 곁에 붙어 있는 것이 삶의 법칙이고 불문율이다.
어미의 부재는 곧 죽음을 의미한다.
쉽게 인간과 친해질 수 있는 침팬지의 특성상 그냥 관찰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입해 이 새끼를 살려보려 했다면 상황은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죽음에 대한 옛날 인디언들의 생각은 일종의 선택이었다.
자신이 어느 정도 힘이 빠지고 공동체에서 더 이상 역할이 없다고 판단되면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러 간다.
그저 벌판에 나가 조금 앉아 있으면 그대로 죽음이 찾아들었고 그 자신은 동물들을 통해 다시 대지로 돌아가는 방식이었다.
일부 고승들도 이런 종류의 죽음을 택한다고 한다.
동물들도 이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만일 많은 동물들이 제멋대로 그 자리에서 죽는다면 사바나는 온통 해골무더기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물들은 죽음이 가까이 오는 것을 알고 무리를 벗어나 스스로 잡혀 먹히든지,코끼리 같은 경우 특정한 무덤자리를 찾아가기도 한다는 속설이 알려져 있어 사냥꾼들이 상아를 대량으로 얻기 위해 코끼리 무덤을 찾는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예들을 통해 동물들은 죽음에 대해 스스로 선택할 정도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 걸 엿볼 수 있다.
아직까지 동물들의 자살원인에 대해서는 그들이 말을 할 수 없는 이상 어느 학자도 정확하게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동물들도 사람과 똑같이 기쁨과 슬픔,불안,분노,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이런 현상에 대해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도 자살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참조:과학기술통합정보 과학향기>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
침팬지·코끼리 등도 스스로 죽음 선택 최근 연예인 박용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최근에는 일본의 유명 여자 아나운서가 생후 5개월 아기를 두고 자살해 큰 이슈가 됐었다.
특히 한국의 자살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최근 한국인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1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한국인의 자살률은 10만명당 21.5명(OECD 평균 11.1명)으로 회원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고 헝가리(21.0명),일본(19.1명)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스는 2.9명으로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낮았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자살을 하는 것일까.
사람이 자살하는 이유로는 동물에 비해 잘 발달된 대뇌가 꼽힌다.
대뇌피질이 창조적이고 조직적이며 모든 신경을 통제하는 중추기능이지만 취약점도 가지고 있다.
엄청난 자극에 의해 흐트러진 질서는 좀처럼 돌이키기 힘들거나 영구적으로 못 쓰게 돼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울증,폭력 등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아노미(anomie)에 빠지면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사람만큼 대뇌가 발달하지 못한 동물들도 자살을 한다.
물론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자살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자살의 의미가 '스스로를 죽이는 행위'라고 할 때 동물들도 자살을 할 수 있다는 증거들은 얼마든지 있다.
⊙ 고래 등 해양동물의 자살(stranding)
우리는 종종 고래나 물개 등 해양동물들이 해안가로 올라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렇게 대부분의 해양동물들이 갑작스레 해안가로 올라오는 현상을 '스트랜딩(stranding)'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스트랜딩의 원인을 '어떤 이유에선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런 동물들은 사람들이 치료를 해서 돌려보내려고 해도 이미 살려는 의지가 없는 상태가 대부분이다.
이에 관해 최근 해양학자들은 해군이 사용하는 음파탐지기에서 발생하는 음파가 고래들을 놀라게 만들어 집단자살을 하게 한다며 음파탐지기를 사용하지 말 것을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이 꼽는 스트랜딩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첫째,주로 어미를 잃은 아기 해양동물들이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다.
주로 이는 태풍이나 나쁜 기상상태로 인해 어미와 헤어졌거나 어미가 그물에 걸리거나 사람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경우가 많다.
둘째,기상 악화의 영향이다.
해양동물들은 태풍 등으로 바위에 부딪히거나,짝짓기를 위해 라이벌과 격렬하게 싸운다거나 포식자에게 공격당했다가 살아났을 경우 등 상처를 입었을 때 육지로 올라온다.
셋째,그물 로프 낚싯줄 등에 걸리면 살아나기가 힘들다.
넷째,무언가를 잘못 삼켰을 때다.
우리가 버리는 작은 플라스틱 제품들,나무 조각들,비닐봉지 등이 그들에겐 물고기의 알 혹은 해파리로 보여 그것을 잘못 삼켜서 기도가 막혀 익사하기도 하며,위장병을 앓게 되며 심한 경우 죽기까지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쥐나 침팬지도 자살한다?
동물들 자살이야기가 나올 때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동물이 레밍이다.
일명 '나그네쥐'라고도 불리는 레밍은 먹이 환경이 좋아 개체 수가 너무 늘어나면 일부 그룹이 새로운 터전을 찾아 이동을 시작한다.
거의 맹목적으로 선두를 따라가는 이런 동물떼는 선두가 방향을 잘못 잡아 바다나 호수로 안내하면 그대로 빠져죽게 된다.
아마도 수명이 짧은 이 설치류들에게 물에 대한 두려움이란 걸 원초적으로 각인시키기엔 진화의 시간이 너무 짧았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행동을 자살로 봐줄 순 없다.
더 좋은 곳에 살려고 이주하다가,모르고 아니면 관성으로 전진하는 떼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죽는 것이지 삶을 스스로 포기한 행동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뒤에 남겨진 조금의 숫자는 살아 남아 새 터전을 찾아간다고 한다.
이와 유사한 집단행동에서 자살로 볼 수 있는 사례가 있는데 '누'의 경우가 그렇다.
건기에 아프리카 사바나에선 풀과 물을 찾아가는 초식동물의 대이동이 시작되는데,이동 중 맨 앞에 서는 우두머리 '누'가 맨 먼저 악어 밥이 되거나 거센 물살에 휘말려 죽으면 '반면교사(反面敎師)'로 뒤에 있는 것들이 살아남는다.
동물들의 세계에서 우두머리는 먼저 희생할 줄 아는 동물을 지칭하기도 하는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들이야말로 집단을 위한 자살을 선택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숙한 침팬지의 겨우 보통 IQ 70 정도의 지능을 가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도 인간에 빗댄 수치지 그들의 본능과 학습을 합쳐보면 개체나 무리에 따라 훨씬 더 합리적인 행동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의도적인 자살도 가능하지 않을까.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동물학자 제인 구달의 침팬지 관찰 예에서 어미 '플루'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죽은 아들 '플린트'의 이야기가 자살의 사례로 자주 회자된다.
하지만 이것은 침팬지가 지능이 높아서라기보다 어미를 잃은 새끼동물들이 통상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부모상실증후군'이다.
야생에서 독립하기 전의 새끼에게는 어미 곁에 붙어 있는 것이 삶의 법칙이고 불문율이다.
어미의 부재는 곧 죽음을 의미한다.
쉽게 인간과 친해질 수 있는 침팬지의 특성상 그냥 관찰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입해 이 새끼를 살려보려 했다면 상황은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죽음에 대한 옛날 인디언들의 생각은 일종의 선택이었다.
자신이 어느 정도 힘이 빠지고 공동체에서 더 이상 역할이 없다고 판단되면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러 간다.
그저 벌판에 나가 조금 앉아 있으면 그대로 죽음이 찾아들었고 그 자신은 동물들을 통해 다시 대지로 돌아가는 방식이었다.
일부 고승들도 이런 종류의 죽음을 택한다고 한다.
동물들도 이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만일 많은 동물들이 제멋대로 그 자리에서 죽는다면 사바나는 온통 해골무더기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물들은 죽음이 가까이 오는 것을 알고 무리를 벗어나 스스로 잡혀 먹히든지,코끼리 같은 경우 특정한 무덤자리를 찾아가기도 한다는 속설이 알려져 있어 사냥꾼들이 상아를 대량으로 얻기 위해 코끼리 무덤을 찾는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예들을 통해 동물들은 죽음에 대해 스스로 선택할 정도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 걸 엿볼 수 있다.
아직까지 동물들의 자살원인에 대해서는 그들이 말을 할 수 없는 이상 어느 학자도 정확하게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동물들도 사람과 똑같이 기쁨과 슬픔,불안,분노,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이런 현상에 대해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도 자살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참조:과학기술통합정보 과학향기>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