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 위성 발사 성공… 한국 우주과학 ‘희망’ 되살렸다!
[Science] 세계 최초로 통신·기상·해양 관측 동시에 수행
국내 연구개발로 제작된 첫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이 남미 프랑스령 가이아나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천리안 위성은 27일 오전 6시 41분(현지시간 26일 오후 6시 41분) 가이아나우주센터에서 프랑스 아리안스페이스사가 개발한 아리안-5ECA 발사체에 실려 불꽃을 내뿜으며 우주로 쏘아 올려졌다.

천리안 위성이 우주로 진입한 것은 2003년 9월 개발이 시작된 이래 9년 7개월만이다.

최초 발사예정이었던 6월23일 발사체에서 이상이 발견돼 발사를 3회 연기한 끝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최근 나로호 발사 실패로 다소 침체됐던 한국 우주과학계에 다시금 희망을 불어넣는 일로 평가받고 있다.

지구위에는 약 6000여개의 위성이 떠다닌다.

실로 밤 하늘의 별 만큼 위성이 많은 셈이다.

이처럼 많은 위성가운데 우리의 위성인 천리안은 어떤 과정을 통해 제 기능을 수행하게 되고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알아보자.

⊙ 천리안은 어떤 위성인가?

천리안 위성은 통신 목적외에도 해양 및 기상관측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위성이다.

천리안은 통신·기상·해양관측 탑재체를 갖춘 3t가량의 중형 위성이며 항공우주연구원 등 국내 4개 연구기관이 3500억여원을 들여 유럽의 아스트리움사와 함께 개발했다.

천리안은 지구 자전주기와 동일한 공전주기를 가지고 지구 약 3만6000㎞ 상공을 도는 정지궤도위성이다.

천리안 위성은 향후 7년간 고도 3만6000㎞의 정지궤도에서 통신해양 및 기상관측 등 각종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천리안 위성이 서비스를 시작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독자기상위성을 운영하는 나라가 된다.

발사된 천리안 위성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기상자료를 주변국가에 제공할 수 있어 기상자료 수혜국에서 제공국으로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본 등으로부터 30분 간격으로 기상위성자료를 수신하고 있다.

또 천리안 위성이 본격 가동되면 평상시 15분 간격,태풍과 같은 위험기상시에는 최대 8분 간격의 관측을 수행할 수 있어 사전대응시간의 확보가 가능해 우리나라의 기상감시체계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천리안 위성은 해양관측도 가능하도록 설계돼 앞으로 우리 영해내에 존재하는 해양자원 관리도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이번 천리안 위성 발사는 정지궤도위성의 국내주도개발을 위한 기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위성관련 국가기술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리안 위성은 발사 후 3시간이 지나 태양을 향해 태양전지판의 일부를 펼쳤고 발사 36시간 뒤에는 위성이 지구를 포착하는 작업이 수행된다.

발사 37시간,62시간,101시간 후 세 차례에 걸쳐 위성은 자체 엔진을 가동시켜 최초 목표궤도였던 타원형 궤도인 천이궤도에서 표류궤도로 상승하고 발사 후 6일이 되면 태양전지판이 완전히 펼쳐지게 된다.

7일이 지나면 위성이 최종적으로 임무 자세를 잡고 통신용 안테나를 펼치게 된다.

발사 후 약 2주가 지나면 표류궤도에서 고도를 높여 최종 목표 궤도인 동경 128.

2도 상공 정지궤도에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이 때쯤 위성발사의 최종성공 여부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천리안 위성의 발사 초기운용을 위해 30명 안팎의 국내·외 전문가그룹이 실시간으로 지상 네트워크 및 위성의 상태를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우연 관계자는 “천리안 위성의 초기 운용 절차에 따라 궤도상 지상국과의 24시간 연속 교신을 확보하기 위해 호주 동가라 외에도 하와이 사우스포인트,이탈리아 푸치노,칠레 산티아고 등지에서 교신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천리안 위성과 국내 지상국인 대전 항우연 위성운영센터와의 첫 교신은 발사 후 약 10일이 지나서야 이뤄질 예정이다.

이후 약 6개월간 궤도상에서 탑재체의 기능시험 등을 거쳐 오는 12월말부터는 위성이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 위성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가?

지구의 하늘위에 떠 있는 위성은 종류와 역할에 따라 구분된다.

특히 위성은 궤도에 따라 저궤도·극궤도·정지궤도·타원궤도 위성 등으로 나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저궤도 위성은 지구 대기 최상층부를 도는 위성으로 주로 고도 500~1500㎞ 사이에서 돌고 있다.

우주에서 찍은 대부분 지구 사진은 저궤도위성에서 찍은 것이다.

또 대기밀도가 제로(0)에 가깝기 때문에 천문관측시 대기 영향을 받지않아 허블 우주망원경 등 관측장비를 궤도상에 올려 먼 우주를 촬영하기도 한다.

우리별(과학실험위성)·아리랑(다목적실용위성)시리즈가 저궤도 위성이다.

극궤도 위성은 저궤도 위성의 특별한 형태로 북극과 남극을 잇는 궤도를 돈다.

위성이 북극과 남극을 도는 동안 지구가 자전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인공위성이 조금씩 서쪽으로 치우쳐가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지구 전체표면을 관측할 수 있어 기상 혹은 관측,군사위성 등으로 활용된다.

타원궤도 위성은 지구로부터 거리가 일정하지 않아 고도가 높은 지점과 낮은 지점이 생겨 타원형태를 그리며 도는 위성을 말한다.

얼마전 임무수행에 실패한 나로호(KSLV-1)에 탑재됐던 과학기술위성은 궤도상으로 보면 타원궤도위성이자 저궤도위성(근지점 300㎞,원지점 1500㎞)이다.

임무수행에 따른 구분도 있다.인공위성의 효시격인 첩보(군사)위성은 미국과 구소련이 군축 경쟁중에 개발했으며 정찰·통신·경보·항해 등 기능을 갖췄다.

결국 군축경쟁이 인공위성 제작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방송통신위성은 우주 한복판에서 지구 내 방송통신 전파의 중계소 역할을 하는 위성이다.

현재 진행중인 남아공 월드컵을 선명한 화질의 TV로 볼 수 있는 것은 방통위성 때문이다.

기상위성은 구름 강수 대기온습도 바람 해수온도 지표특성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원격탐사위성이나 과학위성은 지구관측 혹은 우주환경 실험 목적으로 사용된다.

GPS(위성항법장치)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항행위성(GNSS)이다.

최근엔 나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초미니 위성인 마이크로(10~100㎏)·나노(1~10㎏)·피코(1㎏ 이하)위성도 제작되고 있다.

위성의 발전에 따라 우리의 통신,정보 생활도 더욱 윤택해지고 있다.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