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적용해 더 동그랗게 만들어 스피드 더 붙고 반발력 강해져
전 세계인의 축구축제 월드컵이 지난 6월11일 개최국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멕시코의 개막전 경기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월드컵은 오는 7월12일까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12일 그리스전에서 통쾌한 2점차 승리를 거둔 뒤 순항 중이다.
23일 나이지리아 전이 남아 있지만 한국 대표팀의 최근 상승세로 미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뒤 원정 첫 16강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월드컵은 세계적인 축구선수들의 현란한 발재간과 시원한 골 장면을 보는 것외에 눈여겨 볼 것이 있다.
월드컵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장비,바로 축구공이다.
축구공은 월드컵 대회와 함께 그 기술에 있어 엄청난 발전을 겪어왔다.
축구실력을 늘리는 것만큼이나 더 빠르고 더 정교한 공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해왔다는 말이다.
과연 이번 월드컵에는 어떤 공이 쓰였을까?
⊙ 월드컵 공인구의 역사
2002년 월드컵 하면 떠 오르는 것은 우리나라의 4강 신화와 더불어 이전의 축구공과는 판이하게 다른 디자인의 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였다.
피버노바는 가볍고 공이 날아가는 속도가 빨라 세계 축구의 판도를 호쾌한 공격축구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월드컵 공인구는 점점 현대화된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이후 2006년 월드컵 공인구였던 팀 가이스트를 거쳐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는 자블라니(Jabulani)가 채택됐다.
월드컵 공인구는 세계 최대의 축구 대회인 FIFA 월드컵에서 사용하기 위해 FIFA(국제축구연맹)의 승인을 거쳐 공식적으로 지정된 축구공을 말한다.
초기의 축구에서는 동물의 방광에 바람을 넣어서 공으로 사용하는 등 공에 대해 정해진 규칙이 없었다.
1872년 영국축구협회가 공은 가죽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규칙을 만들었지만 역시 규격은 제각각이었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린 제1회 월드컵 대회 결승전에서는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가 서로 자국의 공을 사용하겠다고 주장하다 결국 전반에는 아르헨티나의 공을,후반에는 우루과이의 공을 사용하기로 합의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특정 축구공에 익숙한 자국 선수들에게 유리한 경기를 펼치기 위한 일종의 심리전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이 경기는 축구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자국의 공을 사용하면서 전반을 앞서가던 아르헨티나가 후반에 우루과이에게 역전 당하면서 우루과이가 우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후 공에 대한 논란은 FIFA가 공인구 생산업체로 독일의 스포츠의류 및 장구메이커 아디다스를 지정하면서 사라졌다.
최초의 공인구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대회 때 사용한 텔스타이며 그 이후 대회마다 향상된 기능과 변화한 디자인의 새로운 공인구를 지정해 사용하고 있다.
공인구의 제작과 공급은 최초의 공인구부터 시작하여 2010년 현재까지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제작업체인 '아디다스(Adidas)'가 독점적으로 맡고 있다.
월드컵 공인구는 엄격한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정밀하게 제작되어 다양한 테스트를 거치게 되는데, 2006년 기준 공인구의 승인 요건은 다음과 같다.
정확한 크기를 위해 열 군데의 각기 다른 지점에서 공의 둘레를 측정해 68.5~69.5㎝를 유지해야 하고 16개의 지점에서 각각의 지름을 측정해 가장 큰 수치와 가장 작은 값의 차이가 1.5% 이내여야 한다.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공의 무게가 있다.
모든 공의 무게는 420~445g의 범위로 만들어져야 하며, 공이 물에 완전히 노출된 상황에서도 수분 흡수로 인해 증가된 무게가 10% 이내가 되도록 방수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 내구성과 일정한 반발력을 갖추기 위해서 시속 50㎞로 2000번 충돌시킨 후 형태와 성능이 유지돼야 하고 2m 높이에서 철판에 10번 떨어뜨려 가장 높게 튄 지점과 가장 낮게 튄 지점의 높이 차이가 10㎝ 이내여야 한다.
⊙ 자블라니는 어떤 공인가?
2010년 대회 공인구 '자블라니(Jabulani)'는 개최국 남아공의 토착언어인 줄루어로 '축제를 위하여' 또는 '축하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전 대회 공인구 팀가이스트에 비해서도 가죽 패널수를 더욱 줄여 거의 완벽에 가까운 구형을 구현해냈다.
독일 월드컵에 쓰였던 공인구 팀가이스트(Teamgeist)는 32개의 가죽 조각을 14개로 줄였다.
하지만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 선보인 자블라니(Jabulani)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이 적용돼 가죽 조각 수가 8개로 줄어들었다.
이어붙인 면이 적다는 이야기는 공이 점차로 완전한 구형에 가까워졌다는 의미가 된다.
공이 구형에 가까우면 공기 저항은 줄고 그만큼 공의 스피드는 더 붙게 된다. 공의 속도를 측정한 결과 다른 공인구는 최고 시속 120㎞가 나온 반면 자블라니는 최고 시속 127㎞로 최대 시속 7㎞의 차이를 보였다.
그로 인해 자블라니는 반발력 면에서 팀가이스트에 비해서도 비약적인 성능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전 세계 국가 대표선수들은 자블라니의 반발력 때문에 적응에 애를 먹었다는 일종의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또 큰 문제는 자블라니가 어디로 날아갈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는 해발 1700m 안팎의 고원지대여서 공기 저항도 적다.
일본 쓰쿠바대가 실험한 결과 자블라니로 '무회전 슈팅'을 한 결과 비행 궤적이 매우 불규칙하게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터의 발을 떠난 공에 작용하는 힘이 처음엔 위쪽,이어 아래쪽,다시 위쪽으로 이동했다.
한마디로 공이 날아가면서 흔들리고 뚝 떨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블라니의 특성 때문에 의외의 골이 터질 가능성도 많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래서 남아공이 '골키퍼의 무덤'이 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0년 월드컵 공인구의 특이한 성향에 적응이 어렵자 이에 맞춤형 축구화도 나온 실정이다.
축구화의 앞쪽과 안쪽을 다른 재질로 해 앞쪽은 스피드, 안쪽은 무회전에 알맞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한 자블라니는 공인구 역사상 최초로 골키퍼를 배려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그 이유는 공 표면에 배치된 미세한 특수 돌기들이 미끄러짐 방지에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
이 돌기들은 필드 플레이어들이 공을 트래핑할 때에도 한층 안정감을 제공한다.
그 밖에 특징으로는 공이 무회전 슈팅 형식으로 날아갈 때 그 흔들림이 다른 어떤 공보다도 심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블라니의 특징은 2010년 대회를 한층 공격적인 성향으로 이끌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축구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축구다. 그것이 바로 축구의 매력이지만 새로운 공인구가 있어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2010년 월드컵은 더욱더 많은 재미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
전 세계인의 축구축제 월드컵이 지난 6월11일 개최국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멕시코의 개막전 경기를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월드컵은 오는 7월12일까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12일 그리스전에서 통쾌한 2점차 승리를 거둔 뒤 순항 중이다.
23일 나이지리아 전이 남아 있지만 한국 대표팀의 최근 상승세로 미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뒤 원정 첫 16강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월드컵은 세계적인 축구선수들의 현란한 발재간과 시원한 골 장면을 보는 것외에 눈여겨 볼 것이 있다.
월드컵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장비,바로 축구공이다.
축구공은 월드컵 대회와 함께 그 기술에 있어 엄청난 발전을 겪어왔다.
축구실력을 늘리는 것만큼이나 더 빠르고 더 정교한 공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해왔다는 말이다.
과연 이번 월드컵에는 어떤 공이 쓰였을까?
⊙ 월드컵 공인구의 역사
2002년 월드컵 하면 떠 오르는 것은 우리나라의 4강 신화와 더불어 이전의 축구공과는 판이하게 다른 디자인의 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였다.
피버노바는 가볍고 공이 날아가는 속도가 빨라 세계 축구의 판도를 호쾌한 공격축구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월드컵 공인구는 점점 현대화된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이후 2006년 월드컵 공인구였던 팀 가이스트를 거쳐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는 자블라니(Jabulani)가 채택됐다.
월드컵 공인구는 세계 최대의 축구 대회인 FIFA 월드컵에서 사용하기 위해 FIFA(국제축구연맹)의 승인을 거쳐 공식적으로 지정된 축구공을 말한다.
초기의 축구에서는 동물의 방광에 바람을 넣어서 공으로 사용하는 등 공에 대해 정해진 규칙이 없었다.
1872년 영국축구협회가 공은 가죽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규칙을 만들었지만 역시 규격은 제각각이었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린 제1회 월드컵 대회 결승전에서는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가 서로 자국의 공을 사용하겠다고 주장하다 결국 전반에는 아르헨티나의 공을,후반에는 우루과이의 공을 사용하기로 합의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특정 축구공에 익숙한 자국 선수들에게 유리한 경기를 펼치기 위한 일종의 심리전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이 경기는 축구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자국의 공을 사용하면서 전반을 앞서가던 아르헨티나가 후반에 우루과이에게 역전 당하면서 우루과이가 우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후 공에 대한 논란은 FIFA가 공인구 생산업체로 독일의 스포츠의류 및 장구메이커 아디다스를 지정하면서 사라졌다.
최초의 공인구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대회 때 사용한 텔스타이며 그 이후 대회마다 향상된 기능과 변화한 디자인의 새로운 공인구를 지정해 사용하고 있다.
공인구의 제작과 공급은 최초의 공인구부터 시작하여 2010년 현재까지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제작업체인 '아디다스(Adidas)'가 독점적으로 맡고 있다.
월드컵 공인구는 엄격한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정밀하게 제작되어 다양한 테스트를 거치게 되는데, 2006년 기준 공인구의 승인 요건은 다음과 같다.
정확한 크기를 위해 열 군데의 각기 다른 지점에서 공의 둘레를 측정해 68.5~69.5㎝를 유지해야 하고 16개의 지점에서 각각의 지름을 측정해 가장 큰 수치와 가장 작은 값의 차이가 1.5% 이내여야 한다.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공의 무게가 있다.
모든 공의 무게는 420~445g의 범위로 만들어져야 하며, 공이 물에 완전히 노출된 상황에서도 수분 흡수로 인해 증가된 무게가 10% 이내가 되도록 방수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 내구성과 일정한 반발력을 갖추기 위해서 시속 50㎞로 2000번 충돌시킨 후 형태와 성능이 유지돼야 하고 2m 높이에서 철판에 10번 떨어뜨려 가장 높게 튄 지점과 가장 낮게 튄 지점의 높이 차이가 10㎝ 이내여야 한다.
⊙ 자블라니는 어떤 공인가?
2010년 대회 공인구 '자블라니(Jabulani)'는 개최국 남아공의 토착언어인 줄루어로 '축제를 위하여' 또는 '축하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전 대회 공인구 팀가이스트에 비해서도 가죽 패널수를 더욱 줄여 거의 완벽에 가까운 구형을 구현해냈다.
독일 월드컵에 쓰였던 공인구 팀가이스트(Teamgeist)는 32개의 가죽 조각을 14개로 줄였다.
하지만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 선보인 자블라니(Jabulani)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이 적용돼 가죽 조각 수가 8개로 줄어들었다.
이어붙인 면이 적다는 이야기는 공이 점차로 완전한 구형에 가까워졌다는 의미가 된다.
공이 구형에 가까우면 공기 저항은 줄고 그만큼 공의 스피드는 더 붙게 된다. 공의 속도를 측정한 결과 다른 공인구는 최고 시속 120㎞가 나온 반면 자블라니는 최고 시속 127㎞로 최대 시속 7㎞의 차이를 보였다.
그로 인해 자블라니는 반발력 면에서 팀가이스트에 비해서도 비약적인 성능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전 세계 국가 대표선수들은 자블라니의 반발력 때문에 적응에 애를 먹었다는 일종의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또 큰 문제는 자블라니가 어디로 날아갈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는 해발 1700m 안팎의 고원지대여서 공기 저항도 적다.
일본 쓰쿠바대가 실험한 결과 자블라니로 '무회전 슈팅'을 한 결과 비행 궤적이 매우 불규칙하게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터의 발을 떠난 공에 작용하는 힘이 처음엔 위쪽,이어 아래쪽,다시 위쪽으로 이동했다.
한마디로 공이 날아가면서 흔들리고 뚝 떨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블라니의 특성 때문에 의외의 골이 터질 가능성도 많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래서 남아공이 '골키퍼의 무덤'이 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0년 월드컵 공인구의 특이한 성향에 적응이 어렵자 이에 맞춤형 축구화도 나온 실정이다.
축구화의 앞쪽과 안쪽을 다른 재질로 해 앞쪽은 스피드, 안쪽은 무회전에 알맞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한 자블라니는 공인구 역사상 최초로 골키퍼를 배려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그 이유는 공 표면에 배치된 미세한 특수 돌기들이 미끄러짐 방지에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
이 돌기들은 필드 플레이어들이 공을 트래핑할 때에도 한층 안정감을 제공한다.
그 밖에 특징으로는 공이 무회전 슈팅 형식으로 날아갈 때 그 흔들림이 다른 어떤 공보다도 심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블라니의 특징은 2010년 대회를 한층 공격적인 성향으로 이끌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축구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축구다. 그것이 바로 축구의 매력이지만 새로운 공인구가 있어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2010년 월드컵은 더욱더 많은 재미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