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청소년 실용 경제체험대회 은상 민족사관고·현대청운고팀

"거래소와 증권사,발전소 등을 찾아다니면서 학교에서 배운 경제이론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경제 현장에서 일하는 분의 설명 하나하나가 저희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큰 가르침이 됐어요. "

지난 5월31일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교육협회가 주최하고 교육과학기술부,우리투자증권이 후원한 '제5회 한경 청소년 실용경제 체험대회'에서 은상을 받은 민족사관고 팀(2학년 최준호 김성효 이윤영 최상진,지도교사 한용희)의 최준호군은 "학교가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더 많은 곳을 방문해 보지 못해 아쉽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민사고 팀은 전국에서 100개의 고교생 팀이 경쟁한 이 대회에서 나무를 기반으로 한 노후 대비 펀드를 고안한 창업계획서 '미래를 구상하다'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단은 "실버 트리 사업의 내재 비용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 점이 탁월했다"고 평가했다.

민사고 팀은 기존 노후 대비 금융상품과 탄소배출권에 대한 기업의 대응을 파악하기 위해 주말을 쪼개 서울 여의도 금융가,경기도 일산의 남동발전소,지역난방공사,대전 화폐박물관 등을 찾아다녔다.

최군은 "스탠다드차타드증권에서 애널리스트들이 분석기법을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 것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또 "창업계획과 투자전략을 스스로 세우면서 경제에 대한 이해를 크게 높였다"고 뿌듯해했다.

이들 민사고 4인방은 "대학에서 경제 · 경영을 전공하기로 진로를 굳혔다"고 밝혔다.

이날 은상을 공동 수상한 현대청운고 팀(3학년 송우근 류성록 진현 김민엽,지도교사 진윤정)이 내놓은 '찍지 마세요,논리에 양보하세요'라는 제목의 투자전략 보고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단은 "기업 재무제표 해석과 위험 분석이 전문가 뺨치는 독보적인 수준"이라고 칭찬했다.

이들은 대회 전부터 이미 '재미 삼아' 경제를 공부해 온 같은 반 친구 사이다.

송우근군은 "외환시장 체험기인 'f(x)보다 재밌는 FX'를 작성할 때 선생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산항의 불법 환전상을 불쑥 찾아갔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키코(KIKO)로 환손실을 본 중소기업과 부산세관을 방문해 인터뷰했고,외환은행장에게 '만나 달라'는 영문 이메일을 수십통 보내기도 했다.

송군은 "고3을 앞둔 마지막 겨울을 경제에 푹 빠져 보낼 수 있어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송치영 국민대 교수는 "입시까지 준비해야 하는 고교생들이 짧은 기간에 기대 이상의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감탄했다.

송 교수는 "그러나 기존 경제이론과 유기적인 결합 등에 아쉬운 점이 남아 금상은 뽑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 대회는 미래의 경제 주역인 고교생들이 모의투자와 창업계획을 직접 세우고 실물경제를 체험하며 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지난해 12월부터 전국 100개 팀이 참가,서류 · 면접 전형과 전문가 토의를 거쳤다.

수상팀에는 장학금과 지도교사 연구비가 주어졌다.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