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터 쓰고 힐끗 쳐다봐도 상대방의 모든 정보 알수있어
드래곤볼이라는 유명 일본 만화를 보면 주인공 중 한 인물이 안경과 비슷하고 마치 헤드셋과도 비슷한 장치인 '스카우터'를 착용하고 나온다.
그 장비는 적의 전투력을 계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실제로 그 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스카우터가 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봤음 직하다.
처음 만나는 사람의 정보가 모두 나온다면 애써 만나는 사람들에게 질문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을 한 번 쳐다보는 것만으로 알아낼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장비가 현실화되고 있다.
휴대폰 카메라를 통해 특정 건물을 비추거나 거리를 스캔하면 그 건물 안에 무슨 상점이 있는지,이 거리에는 어떤 커피숍이 있는지 알아내주는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의 대세가 되면서 이른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이 주목받고 있다.
아이폰을 위시한 안드로이드폰 등 휴대폰 제조기업들이 앞다퉈 보다 빠르고 좀 더 '스마트'한 전화기를 만들어내기에 주력하고 있는 데 발맞춰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의 성능 또한 나날이 똑똑해지고 있다.
증강현실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응용되는지 또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알아보자.
⊙ 증강현실은 무엇인가?
증강현실이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우리의 일상,즉 현실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서 스크린에 나타나게 하는 기술이다.
현실세계에 실시간으로 부가정보를 갖는 가상세계를 합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므로 혼합현실(Mixed Reality;MR)이라고도 한다.
쉽게 말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비롯해 SF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공중에 떠 있는 스크린 등이 증강현실의 예고 영화 매트릭스처럼 아예 다른 세상을 보는 것이 가상현실의 사례가 되겠다.
증강현실에 대한 연구 속도는 나날이 빨라지고 있다.
현재 현실환경과 가상환경을 융합하는 복합형 가상현실 시스템(hybrid VR system)에 대한 개발이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 · 일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증강현실이라는 말은 1990년 미국의 항공기 업체 보잉사의 톰 코델(Tom Caudell)이 항공기 내부 설계를 보여주기 위해 실제와 가상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준 기술에서 비롯됐다.
이 기술은 1968년 컴퓨터 과학자인 이반 서덜랜드가 발표한 'Head Mounted 3차원 디스플레이'라는 논문에서 처음 논의돼 연구가 시작됐으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연구개발,실험적 적용 등에 머무르다 최근 제조,조립분야를 넘어 무선통신,GPS,스마트폰과 의료분야에까지 확장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은 어떻게 다를까?
가상현실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디스플레이 및 가상영상제공 장비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미 제작된 2차원,3차원 기반의 가상 환경을 보여주므로 사용자가 현실감각을 느낄 수는 있지만 현실과 다른 공간 안에 몰입하게 된다.
쉽게 정리하자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모든 정보를 보여준다면 이는 가상현실이며 음식점 간판에 외부 투영장치를 통해 현재 착석 가능한 자리 정보를 제공한다면 이는 증강현실이라 말할 수 있다.
방송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증강현실의 예를 보게 되면 축구경기를 중계할 때 팀 진형에 대한 정보를 쉽게 한눈에 바라볼 수 있게 경기장 화면 위에 띄워주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 증강현실의 미래
2010년 IT의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3D 기술과 증강현실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지만 2010년 현재 증강현실 기술은 건물의 밖에서 내부를 보여주거나,잡지 표지에 나온 모델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여주는 정도다.
63빌딩 앞에 서서 스마트폰에 건물을 인식시키면 외부 모습뿐만 아니라 내부의 수족관,아이맥스 등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들이 영상메시지로 동시에 제공된다.
또 일부 글로벌 패션잡지들은 표지에 코드를 삽입해 소비자가 입력장치에 그 코드를 인식시키면 패션모델이 실제로 다양한 옷을 입고 말하고 걷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했다.
또 BMW를 비롯해 세계적인 대기업들은 증강현실을 광고에 이용하고 있는 등 미디어의 변화에도 증강현실은 지대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
증강현실의 미래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것은 바로 착용식 컴퓨터(wearable computer).
특히 머리에 쓰는 형태의 컴퓨터 화면장치는 사용자가 보는 실제환경에 컴퓨터 그래픽 · 문자 등을 겹쳐 실시간으로 보여줌으로써 증강현실을 가능하게 한다.
가상현실은 원격의료진단 · 방송 · 건축설계 · 제조공정 관리 등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들어섰으며 게임 및 모바일 솔루션 업계 · 교육 분야 등에서도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증강현실이 놀라운 것은 가까운 미래에 단순히 정보를 보고 참고하는 것을 넘어선 현실을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는 점이다.
조작할 수 있는 증강현실의 대표적인 예는 게임이다. 스마트폰에서 적용된 게임은 아이폰에서 작동 가능한 '증강현실 산타', 옴니아에서 작동 가능한 '현실증강 타워디펜스' 등이 있다.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3용 '아이펫', PSP용 '인비지몬' 등이 있다.
또 영화 '아바타'는 영화와 함께 피규어를 함께 출시하기도 했다.
이 피규어들은 실물 피규어와 증강현실을 적용할 수 있는 아이태그(i-tag)가 포함돼 있다.
아이태그를 웹캠에 비추면 영화에서 만날 수 있었던 캐릭터들을 우리가 갖고 있는 컴퓨터 모니터에서 볼 수 있다. 피규어의 세상에도 증강현실은 새로운 세계를 열고 있는 것이다.
증강현실은 범죄예방 등에도 이용 가능하다.
사람에 대한 정보를 인식할 수 있는 증강현실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정말로 누구나 한번 흘낏 쳐다보는 것만으로 그 사람에 대한 정보가 모두 나타나게 된다.
즉 성추행범이나 흉악범을 인식할 수 있고 습관적 사기전과자들을 가려내는 데는 전자 팔찌나 지문인식보다 탁월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증강현실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만을 내놓고 있지는 않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스팸메일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거나 웹 상에 거짓정보들이 범람했듯이 증강현실도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학자들은 노래방이 나오면서 사람들의 가사암기와 음미능력을 심각하게 약화시켰고 내비게이션은 사람들의 거리 인식과 방향 감각능력을 약화시켰다는 점을 지적한다.
검색포털이나 위키피디아가 지식의 넓이 확장에는 기여했지만 깊이 있는 지식은 아직 만들지 못하는 것이 그 예라는 것.
증강현실을 마냥 거부할 수는 없다.
기술은 양날의 검이다.
그 검을 휘두르는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도움이 되느냐 해악이 되느냐가 결정된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사용자인 우리의 판단력이다.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
드래곤볼이라는 유명 일본 만화를 보면 주인공 중 한 인물이 안경과 비슷하고 마치 헤드셋과도 비슷한 장치인 '스카우터'를 착용하고 나온다.
그 장비는 적의 전투력을 계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실제로 그 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스카우터가 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봤음 직하다.
처음 만나는 사람의 정보가 모두 나온다면 애써 만나는 사람들에게 질문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을 한 번 쳐다보는 것만으로 알아낼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장비가 현실화되고 있다.
휴대폰 카메라를 통해 특정 건물을 비추거나 거리를 스캔하면 그 건물 안에 무슨 상점이 있는지,이 거리에는 어떤 커피숍이 있는지 알아내주는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이 휴대폰 시장의 대세가 되면서 이른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이 주목받고 있다.
아이폰을 위시한 안드로이드폰 등 휴대폰 제조기업들이 앞다퉈 보다 빠르고 좀 더 '스마트'한 전화기를 만들어내기에 주력하고 있는 데 발맞춰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의 성능 또한 나날이 똑똑해지고 있다.
증강현실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응용되는지 또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알아보자.
⊙ 증강현실은 무엇인가?
증강현실이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우리의 일상,즉 현실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서 스크린에 나타나게 하는 기술이다.
현실세계에 실시간으로 부가정보를 갖는 가상세계를 합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므로 혼합현실(Mixed Reality;MR)이라고도 한다.
쉽게 말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비롯해 SF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공중에 떠 있는 스크린 등이 증강현실의 예고 영화 매트릭스처럼 아예 다른 세상을 보는 것이 가상현실의 사례가 되겠다.
증강현실에 대한 연구 속도는 나날이 빨라지고 있다.
현재 현실환경과 가상환경을 융합하는 복합형 가상현실 시스템(hybrid VR system)에 대한 개발이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 · 일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증강현실이라는 말은 1990년 미국의 항공기 업체 보잉사의 톰 코델(Tom Caudell)이 항공기 내부 설계를 보여주기 위해 실제와 가상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준 기술에서 비롯됐다.
이 기술은 1968년 컴퓨터 과학자인 이반 서덜랜드가 발표한 'Head Mounted 3차원 디스플레이'라는 논문에서 처음 논의돼 연구가 시작됐으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연구개발,실험적 적용 등에 머무르다 최근 제조,조립분야를 넘어 무선통신,GPS,스마트폰과 의료분야에까지 확장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은 어떻게 다를까?
가상현실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디스플레이 및 가상영상제공 장비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미 제작된 2차원,3차원 기반의 가상 환경을 보여주므로 사용자가 현실감각을 느낄 수는 있지만 현실과 다른 공간 안에 몰입하게 된다.
쉽게 정리하자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모든 정보를 보여준다면 이는 가상현실이며 음식점 간판에 외부 투영장치를 통해 현재 착석 가능한 자리 정보를 제공한다면 이는 증강현실이라 말할 수 있다.
방송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증강현실의 예를 보게 되면 축구경기를 중계할 때 팀 진형에 대한 정보를 쉽게 한눈에 바라볼 수 있게 경기장 화면 위에 띄워주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 증강현실의 미래
2010년 IT의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3D 기술과 증강현실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지만 2010년 현재 증강현실 기술은 건물의 밖에서 내부를 보여주거나,잡지 표지에 나온 모델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여주는 정도다.
63빌딩 앞에 서서 스마트폰에 건물을 인식시키면 외부 모습뿐만 아니라 내부의 수족관,아이맥스 등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들이 영상메시지로 동시에 제공된다.
또 일부 글로벌 패션잡지들은 표지에 코드를 삽입해 소비자가 입력장치에 그 코드를 인식시키면 패션모델이 실제로 다양한 옷을 입고 말하고 걷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했다.
또 BMW를 비롯해 세계적인 대기업들은 증강현실을 광고에 이용하고 있는 등 미디어의 변화에도 증강현실은 지대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
증강현실의 미래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것은 바로 착용식 컴퓨터(wearable computer).
특히 머리에 쓰는 형태의 컴퓨터 화면장치는 사용자가 보는 실제환경에 컴퓨터 그래픽 · 문자 등을 겹쳐 실시간으로 보여줌으로써 증강현실을 가능하게 한다.
가상현실은 원격의료진단 · 방송 · 건축설계 · 제조공정 관리 등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들어섰으며 게임 및 모바일 솔루션 업계 · 교육 분야 등에서도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증강현실이 놀라운 것은 가까운 미래에 단순히 정보를 보고 참고하는 것을 넘어선 현실을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는 점이다.
조작할 수 있는 증강현실의 대표적인 예는 게임이다. 스마트폰에서 적용된 게임은 아이폰에서 작동 가능한 '증강현실 산타', 옴니아에서 작동 가능한 '현실증강 타워디펜스' 등이 있다.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3용 '아이펫', PSP용 '인비지몬' 등이 있다.
또 영화 '아바타'는 영화와 함께 피규어를 함께 출시하기도 했다.
이 피규어들은 실물 피규어와 증강현실을 적용할 수 있는 아이태그(i-tag)가 포함돼 있다.
아이태그를 웹캠에 비추면 영화에서 만날 수 있었던 캐릭터들을 우리가 갖고 있는 컴퓨터 모니터에서 볼 수 있다. 피규어의 세상에도 증강현실은 새로운 세계를 열고 있는 것이다.
증강현실은 범죄예방 등에도 이용 가능하다.
사람에 대한 정보를 인식할 수 있는 증강현실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정말로 누구나 한번 흘낏 쳐다보는 것만으로 그 사람에 대한 정보가 모두 나타나게 된다.
즉 성추행범이나 흉악범을 인식할 수 있고 습관적 사기전과자들을 가려내는 데는 전자 팔찌나 지문인식보다 탁월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증강현실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만을 내놓고 있지는 않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스팸메일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거나 웹 상에 거짓정보들이 범람했듯이 증강현실도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학자들은 노래방이 나오면서 사람들의 가사암기와 음미능력을 심각하게 약화시켰고 내비게이션은 사람들의 거리 인식과 방향 감각능력을 약화시켰다는 점을 지적한다.
검색포털이나 위키피디아가 지식의 넓이 확장에는 기여했지만 깊이 있는 지식은 아직 만들지 못하는 것이 그 예라는 것.
증강현실을 마냥 거부할 수는 없다.
기술은 양날의 검이다.
그 검을 휘두르는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도움이 되느냐 해악이 되느냐가 결정된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사용자인 우리의 판단력이다.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