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나 수식은 경제학을 쉽게 이해하는 언어
[경제교과서 뛰어넘기] (1) 경제교과서 뛰어넘기란…
작년 한 해 「경제교과서 친구 만들기」는 고교 경제 교과서의 진도와 수준에 맞추어 기초적인 경제 개념을 설명했었다.

여기에 금융 교육이 강조되는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 마지막에 금융 이론과 회계 이론의 기초를 소개한 바 있다.

올해는 「경제교과서 친구 만들기」의 설명을 토대로 경제 교과서를 살짝 뛰어넘는 설명을 1년 동안 소개할 생각이다.

이에 칼럼 제목도 「경제 교과서 뛰어넘기」로 정했다.

경제 교과서를 뛰어넘는 방식은 그래프와 간단한 수식을 이용해 교과서의 설명을 재해석하는 것이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선생님이나 학생들을 만나게 되면 늘 듣게 되는 말이 "교과서 내용을 그래프나 간단한 수식을 사례로 들어 설명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최근 수학능력시험 문제에서 그래프와 수식의 계산과 분석을 통해 경제 이해력을 측정하는 문제의 출제 비중이 높아진 것이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프나 수식을 통해 경제학을 이해해야 하는 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명쾌함'에 있다.

그래프나 수식도 우리의 의사를 전달하는 하나의 언어다.

말이나 글에 비해 훨씬 더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의사전달 도구가 바로 그래프와 수식이다.

다만 그래프와 수식은 새로운 언어이다 보니 낯설다.

그러나 익숙해지면 그 편리함과 명쾌함에 놀라게 될 것이다.

경제학적 이론들은 말 또는 글,그래프,수식의 3가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

우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가격과 수요량의 관계,수요곡선 등에 대한 교과서적인 설명을 생각해보자.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내려가면 수요량이 증가한다. 이를 수요의 법칙이라고 한다.

가격 이외에 소득이나 선호도도 수요를 변화시키는 요인이다. 가격이 변하면 수요 곡선 상에서 수요량이 변하고,가격 이외의 요인이 수요를 변화시키면 수요 곡선이 이동한다.

예를 들어 소득이 늘어나면 정상재의 수요가 증가하고,수요 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며,제품 선호도가 증가하면 수요가 증가해 수요 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한다."

이 길고 긴 문장은 다음의 수요함수에 관한 간단한 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Q = -P + 2M + 0.5T

(Q:수량 P:가격 M:소득 T:선호도)

복잡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냥 가격과 수요량에 관한 1차 함수일 뿐이다.

나머지 소득이나 선호도는 상수로 취급하면 된다(왜 이 식이 위 설명을 다 포함하고 있는지가 이해가지 않아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다음 주부터 이어질 「경제 교과서 뛰어넘기」에서 차근차근 설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위의 이야기들을 보기 편한 그림으로 나타내기도 하는데,그래프가 바로 그것이다.

통상 경제학의 그래프는 독립변수인 가격을 세로축에,종속변수인 수량을 가로축에 그린다.

따라서 위 식을 P에 대해 정리해 그림을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P = -Q + 2M + 0.5T
[경제교과서 뛰어넘기] (1) 경제교과서 뛰어넘기란…
그래프는 추상적인 수식이나 말을 눈에 보이는 그림으로 바꿔주기 때문에 경제적 이론을 쉽게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이제 말,수식,그림을 함께 이해하면서 설명해 보자.

가격이 변하는 것은 수요량의 변화이며 이것은 곡선상의 이동이다.

가격 이외의 요인이 변하면 수요의 변화이며,곡선 자체의 이동이라고 배운다.

이 문장을 암기하지 말고 이해해 보자.

위 수요함수는 독립변수인 가격(통상 수학에서 X축)이 변함에 따라 변하는 수요량(통상 수학에서 Y축)의 조합을 연결한 곡선이다.

따라서 가격의 변화는 당연히 곡선상의 이동을 나타낸다.

반면 소득이나 선호도 등은 절편 값에 해당하고,이 값이 변하면 수요 곡선이 이동할 것이다.

소득이 증가하면 절편이 증가하고 수요 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한다.

선호도가 감소하면 절편 값이 감소하면서 수요 곡선이 좌측으로 이동한다.

위 1차 함수를 그려보면 너무도 당연한 설명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런 설명들이 불편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처음에 조금만 참고 길들여지면 오히려 편하고,경제적 분석에 대한 이해가 확실해질 것이다.

특히 학생들이 외부효과와 공공재에 대한 그래프적 분석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 교과서 뛰어넘기」는 이런 학생들의 고민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도록 그래프와 간단한 수식(1차 함수 수준)을 이용하되,친절하고 쉬운 설명으로 학생들의 경제 이해의 폭을 넓힐 생각이다.

「경제 교과서 뛰어넘기」는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을 전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수요와 공급곡선의 그래프들은 늘 사과,배와 같은 재미없는 사례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에게 실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경제 교과서 뛰어넘기」는 각종 문헌을 참고해 되도록 현실에서 있을 법한 수요와 공급곡선의 수치를 제시하면서 경제적 이론을 설명할 것이다.

예를 들어 수요와 공급의 변화를 설명한다면 반도체 D램의 시장에서 발생했던 과거 사건을 토대로 설명을 전개한다.

최고가격제에 대한 분석은 1970년대 오일 충격 당시 미국에서 시행되었던 실제 사례나 북한의 사례를 통해 설명할 것이다.

이 경우 구체적 수치를 제시함으로써 경제 문제의 이해에 대한 현실감을 더욱 높일 것이다.

때론 다른 교과과정(국어,사회문화,법과 사회 등)에 나와 있는 사례를 통해 설명을 전개할 예정이다.

현재 고교 교과서에서 거시 부분의 설명은 대부분 경제 지표의 개념적 설명에 그치고 있다.

이에 「경제 교과서 뛰어넘기」는 거시경제에 관한 설명도 간단한 총수요와 총공급에 관한 그래프를 기초로 설명을 전개한다.

그러나 거시 경제의 경우 지표에 대한 설명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에 총수요와 총공급의 설명과 관련된 각종 경제 지표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경제 지표의 개념적인 설명은 작년에 소개된 「경제교과서 친구 만들기」에 자세히 되어 있기 때문에 올해는 한국 경제의 현 경제 지표에 대한 해석을 중심으로 설명을 전개한다.

중간에 필요하다면 화폐 금융론의 기초적 논의도 소개하게 될 것이다.

작년 한 해는 경제 교과서와 친구를 맺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면,이제 다음 주에 이어질 모형(model)과 ceteris paribus(세테리스 파리부스 ·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에 관한 글을 시작으로 경제 교과서를 뛰어넘어 절친이 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차성훈 KDI경제정보센터 책임전문원 econcha@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