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시험은 한국경제신문을 교재로 하는 테스트가 아니다.

그렇지만 한경을 매일 읽으면서 경제지식을 늘리고 또 축적된 지식을 활용하는 습관을 붙이게 되면 스스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자연스레 생긴다.

이것이 바로 경제지력이다.

모든 경제 기사에는 복합적인 경제이론이 들어 있다.

교과서의 이론이 현실에 적용되는 것이 바로 경제 기사이기 때문에 경제지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기사를 읽는 것도 중요하다.

신문을 매일 정독하기는 어렵지 않다. 시간을 잘 쪼개 쓰면 신문을 쉽게 볼 수있다.

하지만 테샛 수험용으로 볼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경제 기사 속에 포함되어 있는 상황을 분석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다음의 테샛 문제를 한번 들여다 보자.

문제

아래 기사에 나온 상황에 대한 다음 보기의 부가적 설명으로 잘못된 것은?

수출주도형 아시아 국가들이 이중고에 처했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달러화에 연동된 중국 위안화가 동반 하락하자, 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 아시아 국가는 국제사회로부터 '국제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내수 중심으로 경제를 개편하라'는 요구까지 받고 있다.

- OO신문 10월 27일자

① 금융위기가 진정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완화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② 최근 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 통화의 위안화 대비 환율은 상당히 절상됐다.

③ 아시아 국가의 중앙은행은 환율안정을 위해 달러화를 매입하려고 했을 것이다.

④ 미국도 소비를 늘리고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세계 경제 회복에 기여하는 게 바람직하다.

⑤ 중국은 2005년 7월 통화바스켓제도를 도입해 위안화를 16% 절상했지만 최근에는 사실상 고정환율제처럼 운영하고 있다.

해설
['테샛' 공부합시다] 경제기사는 ‘이론의 보고’… 숨은 논리 곱씹어야
이 문제는 최근의 세계적 금융위기 과정에서 발생한 글로벌 불균형 현상을 다루는 기사에 대한 이해도를 묻고 있다.

글로벌 불균형은 중국 한국 일본등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면서 발생하는 불균형을 말한다.

물론 미국은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보인다.

글로벌 차원에서 흑자국과 적자국이 뚜렷이 엇갈리는 것이다.

이 기사는 글로벌 불균형으로 인한 아시아 국가의 상황을 설명하는 기사다.

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는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자국의 화폐가치가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환율절상을 피할 수 없고 그렇게되면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기 때문에 자국 통화 가치를 낮게 가져가고자 한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중국과도 무역을 많이 하기때문에 중국의 위안화 가치에도 관심이 많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달러화와 연동이 되도록 해놓고 있어 달러화 약세에 연동해 위안화도 약세를 유지하면서 인근 국들에 적지않은 부정적 영향을 주게된다.

이 문제를 풀기위해서는 글로벌 불균형의 구조를 파악하는 외에도 위안화 환율 결정 매커니즘과 아시아 국가들 간의 무역구조도 알아야 한다.

단순히 환율과 무역의 이론적 개념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분석력도 필요하다.

달러화 하락이라는 사실을 놓고 중국과 미국,아시아국가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추론을 통해 파악해야 한다.

이것이 경제뉴스 읽기의 중요성이다.

환율에 대한 기초 지식이 귀납적 증거들을 축적한 다음 구체적 현실에 다시 연역적으로 적용되는 추론과정이 모두 필요한 것이다.

테샛 문제는 이런 문제들에 높은 점수를 배점하고 있다. 정답 ④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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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

사치성 서비스산업과 일자리

사치성 소비 억제하는 규제 완화하면 일자리 늘어

사람들에게 유용한 생산물 가운데 유형적인 것을 재화라고 하고 무형적인 것을 용역,또는 서비스라고 한다.

원료와 제품을 공장과 최종 매장까지 실어 나르는 물류는 서비스의 일종이다.

물류 이외에도 금융,통신,숙박, 음식,부동산중개,의료,교육,관광,문화오락 등 매우 다양한 서비스 생산활동이 모두 서비스산업에 포함된다.

우리나라는 2005년 전체 취업자 가운데 19%가 제조업에 종사하면서 총생산의 28%를 생산하였는데,56%를 생산한 서비스산업은 취업자의 65%를 고용하였다.

그리하여 취업자 1인당 생산,즉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이 서비스산업의 1.7배에 이른다. 이 현황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제조업보다 서비스산업의 노동생산성이 더 낮은 까닭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의 서비스가 저장 불가능하다는 점도 그 중 하나다.

사람들이 저장 불가능한 서비스를 소비하려면 반드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그 시점에서 서비스를 생산해주어야 한다.

내가 머리를 다듬고 싶을 때 이용사가 내 머리를 다듬어 주어야 하듯이 생산과 소비의 시점이 일치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용사 한 사람이 하루에 열 사람의 머리를 다듬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일시에 몰려 든 열 사람은 감당하지 못한다.

열 사람이 각자 다른 시간에 이용사를 찾는다면 혼자서도 열 사람의 머리를 다듬을 수 있지만,이들이 동시에 몰려오면 열 사람의 이용사가 일을 해야 한다.

같은 양의 일이지만 동시에 몰려들 경우의 노동생산성은 띄엄띄엄 올 경우의 10분의 1로 떨어진다. 그러나 일자리는 오히려 10배로 늘어난다.

노동생산성이 낮은 서비스산업은 같은 규모의 생산활동을 펼치더라도 제조업보다 더 많은 사람이 생산에 참여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제조업보다 더 효과적이다.

그런데 서비스 생산이 확대되려면 수요가 그만큼 늘어나야 한다.

일자리 창출이 당면과제가 된 지금 수요를 충분히 늘릴 수 있는 서비스 산업은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까지 고도성장에 성공하면서 동아시아 지역에는 부자의 숫자가 크게 늘고 있다.

소득이 많아진 부자들은 과거에는 하지 못하던 여러 가지 고급서비스를 소비한다.

특히 골프 · 관광,그리고 고급 의료서비스 등 사치성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중이다.

이에 비해 사치성 소비를 억제하는 개발시대의 각종 규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근검절약에 익숙한 서민정서 또한 사치성 소비를 곱게 보지 않는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사치성 소비의 국내 공급단가는 매우 높고 그 산업도 발달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다.

국내 부자들은 골프 · 여행 등 외국에 나가 돈 쓰기 바쁘고 중국 부자들도 한국에는 잘 오지 않는다.

각종 규제를 대폭 정비하여 서비스 공급 단가를 낮추고 사치성 서비스를 친절하게 제공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면 일자리는 크게 늘어날 것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shoonle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