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유전체 이용한 신소재·바이오에너지 개발 박차
미생물은 너무 작아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그 존재를 인식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생물은 인간의 생활과 산업 생태 측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중요한 동반자다.
이전부터 생명공학은 전부 미생물을 이용한 것이었으며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최신 생명공학 역시 미생물 활용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사람의 소장이나 구강, 피부 등에 공생하고 있는 미생물(human microbiome)의 다양성과 기능, 그리고 이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점차 심각해지는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미생물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 생물 자원에 대한 유전체 해독연구 활발
최근 미생물을 이용한 연구의 발전은 유전체(genome · 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 정보)를 고속으로 해독하고 분석해 그 기능을 파악하고 나아가서는 유전체를 총체적으로 재설계하고 개량해 목적에 맞는 개체를 개발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트 게놈 시대를 맞아 미생물의 활용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2003년 30억 염기쌍에 해당하는 인간의 유전체를 모두 해독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종료되면서 이제는 유전체 이후 시대(post-genome era)의 인체 및 생물연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연구자들은 유전체의 방대한 DNA 서열에서 확인된 유전자의 기능을 컴퓨터로 예측하거나 실험을 통해 밝히고 이로부터 미래의 '블록버스터'를 꿈꾸는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몇 명 안되는 사람의 유전체 정보가 확보됐다고 해서 지놈 시대가 끝났다고 말할 수는 없다.
초고속으로 염기서열을 결정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게놈 시대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유전체 해독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맞춤 의약 연구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동시에 인간 이외의 모든 생물자원에 대한 유전체 해독 연구 역시 중요한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 미생물은 에너지 및 환경문제의 해결사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생물 중 배양 가능한 것은 1%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만큼 미생물은 아직까지도 새로운 발견을 기다리고 있는 미지의 대륙과 같은 존재인 셈이다.
게놈 시대는 미생물의 특성을 구명하는 전통적인 연구 방법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에서 유전체를 완전히 해독했던 해양 미생물 '하헬라 제주엔시스'는 적조를 죽이는 색소 물질을 다량으로 생산하는데, 유전체 연구를 통해 이 미생물이 색소 물질을 만들어내는 경로와 조절 기작에 대한 성공적인 연구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토종해양 미생물인 하헬라 제주엔시스는 마라도 바닷가에서 채취 · 분리해 진화적 분석을 수행했으며 그 결과 새로운 종임이 판명돼 2001년 영국미생물학회에서 발행하는 미생물분류학 분야의 전문 학술지인 '국제 계통분류 및 진화 미생물학 저널'에 공식 발표되기도 했다.
새로운 미생물에 대한 탐구뿐 아니라 이미 가장 많은 연구가 되어 있는 대장균의 경우에도 유전체 해독을 통해 중요한 과학적 발견이 이루어지고 있다.
생명연 연구진은 단백질 생산용 세포 공장으로 널리 쓰이는 대장균의 유전체를 완전히 해독했으며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실험실에서 약 4만세대 동안 배양해 온 대장균의 유전체를 고속 해독 · 분석했고, 이를 통해 유전체 진화 경로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한편 연구팀에서는 또 입자 가속기에서 발생하는 양성자 방사선을 대장균에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장기간 배양해 산업적으로 유용한 균주로 차츰 진화하도록 만든 뒤 유전체 분석을 통해 방사선 조사에 의해 유도된 돌연변이의 특성과 유용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미생물은 또한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원재료를 투입해 최종적으로 원하는 산물(각종 대사산물,의료용 단백질,산업용 효소 등)을 얻어내는 세포 공장으로 미생물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며 유전체 해독과 이로부터 파생된 각종 분석 결과를 이용해 공장을 개량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처럼 공학적 원리를 접목해 목적에 맞게 재설계된 미생물을 제작하는 것은 현대 생명공학의 한 분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합성 생물학(synthetic biology)의 주요 목표이기도 하다.
특히 순수 배양되지 않은 미생물 집단에서 그대로 DNA를 분리해 서열을 해독하고 그 기능을 유추하는 이른바 '메타게놈(한 종의 유전체가 아닌 한 환경단위의 모든 종의 유전체로 일종의 혼합유전체) 연구'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기능을 갖는 효소 자원의 보고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이 게놈 시대는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 중 하나인 미생물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고 있다.
⊙ 유전체 기반 신소재 및 에너지 개발 박차
생명연 바이오화학/에너지연구센터에서는 유전체 기반 신소재 발굴 및 응용과 환경 및 바이오에너지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연구 내용으로는 메타게놈으로부터 신규 유용 자원을 탐색 및 확보하기 위하여 대용량으로 유전체 서열과 기능을 분석하고,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하여 세포 상호작용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신소재 표적을 발굴하며 산업 바이오 활용을 통한 바이오화학 세포공장용 플랫폼 숙주를 개발함과 동시에 바이오매스 및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효소 자원 및 세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밖에 △미생물 · 메타게놈 유전체 분석 및 오믹스 기능 연구 △단백질 세포공장 및 바이오에너지 기술 개발 △미생물 대사공학 및 바이오이미징 기술 개발 △세균-숙주 간 상호작용 및 구조생물학적 기작 연구 △유전체 분석 국가 인프라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생명공학연구원은 21세기 프론티어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의 거점으로서 다양한 미생물 소재 확보와 초고속 유전체 해독 및 분석을 담당하는 국가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도움말=정해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화학 · 에너지 연구센터 선임연구원>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
미생물은 너무 작아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그 존재를 인식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생물은 인간의 생활과 산업 생태 측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중요한 동반자다.
이전부터 생명공학은 전부 미생물을 이용한 것이었으며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최신 생명공학 역시 미생물 활용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사람의 소장이나 구강, 피부 등에 공생하고 있는 미생물(human microbiome)의 다양성과 기능, 그리고 이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점차 심각해지는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미생물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 생물 자원에 대한 유전체 해독연구 활발
최근 미생물을 이용한 연구의 발전은 유전체(genome · 한 생물이 가지는 모든 유전 정보)를 고속으로 해독하고 분석해 그 기능을 파악하고 나아가서는 유전체를 총체적으로 재설계하고 개량해 목적에 맞는 개체를 개발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트 게놈 시대를 맞아 미생물의 활용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2003년 30억 염기쌍에 해당하는 인간의 유전체를 모두 해독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종료되면서 이제는 유전체 이후 시대(post-genome era)의 인체 및 생물연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연구자들은 유전체의 방대한 DNA 서열에서 확인된 유전자의 기능을 컴퓨터로 예측하거나 실험을 통해 밝히고 이로부터 미래의 '블록버스터'를 꿈꾸는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몇 명 안되는 사람의 유전체 정보가 확보됐다고 해서 지놈 시대가 끝났다고 말할 수는 없다.
초고속으로 염기서열을 결정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게놈 시대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유전체 해독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맞춤 의약 연구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동시에 인간 이외의 모든 생물자원에 대한 유전체 해독 연구 역시 중요한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 미생물은 에너지 및 환경문제의 해결사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생물 중 배양 가능한 것은 1%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만큼 미생물은 아직까지도 새로운 발견을 기다리고 있는 미지의 대륙과 같은 존재인 셈이다.
게놈 시대는 미생물의 특성을 구명하는 전통적인 연구 방법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에서 유전체를 완전히 해독했던 해양 미생물 '하헬라 제주엔시스'는 적조를 죽이는 색소 물질을 다량으로 생산하는데, 유전체 연구를 통해 이 미생물이 색소 물질을 만들어내는 경로와 조절 기작에 대한 성공적인 연구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토종해양 미생물인 하헬라 제주엔시스는 마라도 바닷가에서 채취 · 분리해 진화적 분석을 수행했으며 그 결과 새로운 종임이 판명돼 2001년 영국미생물학회에서 발행하는 미생물분류학 분야의 전문 학술지인 '국제 계통분류 및 진화 미생물학 저널'에 공식 발표되기도 했다.
새로운 미생물에 대한 탐구뿐 아니라 이미 가장 많은 연구가 되어 있는 대장균의 경우에도 유전체 해독을 통해 중요한 과학적 발견이 이루어지고 있다.
생명연 연구진은 단백질 생산용 세포 공장으로 널리 쓰이는 대장균의 유전체를 완전히 해독했으며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실험실에서 약 4만세대 동안 배양해 온 대장균의 유전체를 고속 해독 · 분석했고, 이를 통해 유전체 진화 경로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한편 연구팀에서는 또 입자 가속기에서 발생하는 양성자 방사선을 대장균에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장기간 배양해 산업적으로 유용한 균주로 차츰 진화하도록 만든 뒤 유전체 분석을 통해 방사선 조사에 의해 유도된 돌연변이의 특성과 유용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미생물은 또한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원재료를 투입해 최종적으로 원하는 산물(각종 대사산물,의료용 단백질,산업용 효소 등)을 얻어내는 세포 공장으로 미생물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며 유전체 해독과 이로부터 파생된 각종 분석 결과를 이용해 공장을 개량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처럼 공학적 원리를 접목해 목적에 맞게 재설계된 미생물을 제작하는 것은 현대 생명공학의 한 분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합성 생물학(synthetic biology)의 주요 목표이기도 하다.
특히 순수 배양되지 않은 미생물 집단에서 그대로 DNA를 분리해 서열을 해독하고 그 기능을 유추하는 이른바 '메타게놈(한 종의 유전체가 아닌 한 환경단위의 모든 종의 유전체로 일종의 혼합유전체) 연구'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기능을 갖는 효소 자원의 보고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이 게놈 시대는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 중 하나인 미생물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고 있다.
⊙ 유전체 기반 신소재 및 에너지 개발 박차
생명연 바이오화학/에너지연구센터에서는 유전체 기반 신소재 발굴 및 응용과 환경 및 바이오에너지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연구 내용으로는 메타게놈으로부터 신규 유용 자원을 탐색 및 확보하기 위하여 대용량으로 유전체 서열과 기능을 분석하고,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하여 세포 상호작용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신소재 표적을 발굴하며 산업 바이오 활용을 통한 바이오화학 세포공장용 플랫폼 숙주를 개발함과 동시에 바이오매스 및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효소 자원 및 세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밖에 △미생물 · 메타게놈 유전체 분석 및 오믹스 기능 연구 △단백질 세포공장 및 바이오에너지 기술 개발 △미생물 대사공학 및 바이오이미징 기술 개발 △세균-숙주 간 상호작용 및 구조생물학적 기작 연구 △유전체 분석 국가 인프라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생명공학연구원은 21세기 프론티어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의 거점으로서 다양한 미생물 소재 확보와 초고속 유전체 해독 및 분석을 담당하는 국가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도움말=정해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화학 · 에너지 연구센터 선임연구원>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