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아무르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에 있어 지진 위험”

최근 연일 신문과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큰 뉴스 중 하나는 바로 지진이다.

2010년이 시작된 지 불과 두 달 만에 아이티와 칠레 등지에서 대형 지진이 연이어 발생해 큰 피해를 냈다.

아이티의 경우는 100만명의 사상자가, 칠레는 약 15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3월 들어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에서도 각각 진도 6.1과 6.3짜리 지진이 발생했다.

최근 진도 6 이상의 큰 지진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사람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과연 지진의 원인과 대처 요령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는 지진에 안전한 것일까?

⊙ 지진의 원인과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Science] 지구촌 곳곳에 지진 ‘재앙’… 한반도 역시 지진 안전지대는 아니다?
대부분의 지진은 지층의 연결이 끊어지는 단층(斷層)과 함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층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직선을 중심으로 지각의 왼쪽 부분과 오른쪽 부분에 변형력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면 탄성에너지가 모여 지층의 모양이 변하기 시작한다.

변형이 점차 심해지면 변형력이 주위보다 강하게 작용하는 지각의 한 지점에서 암석이 쪼개져 어긋나며 단층이 생긴다.

이 점을 진원(震源)이라고 하고 진원으로부터 수직 방향으로의 지표상 지점을 진앙(震央)이라 한다.

진원에서의 지층이 어긋나게 되면 인접지역의 지층을 변형시키는 힘을 증가시켜 더욱 넓은 지역의 암석이 쪼개지면서 단층이 전달된다.

이러한 과정이 끝나면 왼쪽 부분과 오른쪽 부분에 각각 위치 변화가 생기게 된다.

이때 지각의 양면이 쪼개져서 반대 방향으로 튕겨짐에 따라 주위에 모였던 탄성에너지가 파동에너지로 바뀌어 지진파가 사방으로 전파된다.

이 이론을 '탄성 반발설'이라 하는데 진원이 지하 70㎾ 이내인 천발지진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최근에는 지진의 원인으로 판구조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지표를 이루고 있는 지각이 몇 개의 판으로 이뤄져 있다는 이론이다.

판들은 그 내부에서는 단층이나 습곡 등 지각 변형이 잘 발생하지 않고 주위 판들과의 경계지역에서 서로의 마찰에 의해 지진을 포함한 여러 가지 지질활동이 일어난다.

지진대가 곧 판의 경계면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판끼리 부딪치며 지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큰 규모의 지진들은 대부분 판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구상에서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 지역은 없다.

그러나 지진은 모든 지역에서 고르게 발생하기보다 대부분 지구를 둘러싼 띠 모양의 제한된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이 지역을 지진대라고 한다.

전 세계에서 지진활동이 가장 활발한 태평양 연안의 환태평양 지진대는 아메리카대륙의 서해안에서 알류샨열도, 캄차카반도, 쿠릴열도, 일본, 필리핀, 동인도제도를 거쳐 뉴질랜드로 이어져 있다.

다음으로는 알프스-히말라야 지진대로 대서양의 아조레스제도에서 지중해, 중동, 인도 북부, 수마트라섬, 인도네시아를 거쳐 환태평양지진대와 연결된다.

이런 지진대에 비해 캐나다, 브라질, 호주, 인도, 아라비아반도, 남아프리카, 시베리아 등 대륙 내부나 해양저에서는 지진활동이 매우 드물다.

⊙ 한반도는 안전한가?

한국은 비교적 지진활동이 드문 안전지대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주도적인 의견이었다.

실제로 한국에서 지진에 의해 방출되는 에너지는 일본의 수만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한반도도 지진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일어난 지진은 정부가 본격적으로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총 816회로 집계됐다.

이 중 사람들이 놀라서 건물을 뛰쳐나갈 정도의 규모 5 이상 지진은 모두 5차례로 나타났다.

가장 강력한 지진은 1980년 1월 평북 의주에서 일어난 규모 5.3의 지진이었다.

문제는 최근 한반도의 지진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한반도에는 지난 한 해 동안 60건의 지진이 일어나 지난 10년간 연평균 지진 횟수(41회)를 웃돌았다.

최근에는 지난달 9일 경기 시흥시에서 규모 3.0의 지진이 발생해 많은 사람이 지진을 느끼고 놀란적이 있다.

이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새로운 학설을 제기하고 있다. 유라시아판 내부에 한반도를 관통하는 판인 '아무르판'이 있다는 것.

그동안 한국은 유라시아판의 내부에 있어 비교적 지진에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판과 판이 만나는 경계 부분에서 지진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일본이 지진 피해가 큰 것도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이 만나는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한반도를 동서로 관통하는 아무르판이 있으며 한반도가 아무르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에 있어 지진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한반도에서 지진이 정지기에서 활성화되는 시기로 들어가고 있다"며 "수도권에서 5.0~6.0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한반도에서 중소 규모의 지진이 꾸준히 일어나고 있는 만큼 내진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지진에 대한 피해와 대책은?

지진으로 인한 재해는 크게 지진 자체에 의한 1차 재해와 지진이 끝난 후 발생하는 부수적인 2차 재해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지진 자체에 의한 1차 재해는 지진 발생 시 땅이 갈라지거나 꺼져 생기는 지상 및 지하 구조물 붕괴, 도로와 교량 유실, 해안지역의 해일로 인한 각종 피해와 이에 따른 인명 손실 등을 말한다.

그리고 2차 재해는 1차 재해로 생기는 화재, 수도, 전기, 가스, 통신, 유통시설의 파괴와 이에 따른 사회생활 혼란을 말한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 2차 재해의 비중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2차 재해에 있어서는 화재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데 특히 대도시의 경우 수많은 발화원이 산재해 있으므로 대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동시다발적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대규모의 피해도 예상된다.

석유탱크 화재, 화학공장의 유독가스 유출이나 폭발 등을 예측할 수 있다.

현재 지진 다발 지역에 있는 나라들은 지진 발생을 사전에 예보해 인명과 재산상의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하지만 지진 발생을 예보하는 것은 아직까지 연구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체로 지진 대책은 1차 재해를 줄이고 2차 재해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지진 대책으로 가장 기본적인 것이 인공구조물의 설계와 시공 시에 그 지역의 지반을 감안하여 충분한 내진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국 정부는 새로 건물을 지을 때는 반드시 방진시설을 갖추도록 의무화하는 추세다.

또한 도시계획을 수립할 때 지진 발생 시 화재와 가스 폭발에 따른 참사 및 교통 두절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각종 시설물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긴급히 피난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완전한 방진설비를 갖춘 대피시설을 여러 곳에 마련해 두고 대피시설에는 항상 적당한 방열기구와 비상 식량 등을 준비해 두는 것이 권장된다.

또 평소에 적절한 지진 대비 훈련을 실시해 지진 발생 시 시민들이 당황하지 않고 협력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게 부각되는 점이다.

<참고 : 국가재난정보센터>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