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 줄기세포 이식해 뒷다리 마비된 개 치료 성공
줄기세포를 이용해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 등이 마비된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줄기세포로 뒷다리가 마비된 개를 치료해 다시 뛰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김휘율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은 히스토스템(서울탯줄은행)과 공동으로 사람의 탯줄혈액(제대혈)으로부터 분리한 줄기세포를 척수마비 개에게 이식,급성 척수손상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신경과학전문 저널인 '척추 신경외과(Journal of neurosurgery Sp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 윤리적 문제 없는 제대혈 줄기세포 이용
지금까지 학계에 사람의 골수나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개의 척수손상을 치료했다고 보고된 적은 있으나 제대혈 줄기세포로 치료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개에게 투여한 줄기세포가 분화를 거듭해 척수에 없어진 신경세포를 만들어냈으며 척수손상을 정상 수준으로 치료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방법으로 척수신경이 손상된 실험견 비글 6마리 가운데 5마리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치료 효과가 있던 5마리 가운데 4마리는 치료가 시작된 4주 후부터 걷기 시작했다.
제대혈 줄기세포는 윤리적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대량으로 보관이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다.
척수는 척추(등뼈) 안에 있는 중추신경.제대혈 줄기세포는 출산 과정에서 나오는 탯줄 혈액인 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말한다.
제대혈 줄기세포는 온전히 사람으로 분화될 가능성을 가진 배아 줄기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생명윤리 논란에서 자유롭다.
특히 이번 연구는 국내 연구진이 설치류가 아닌 인간과 더욱 비슷한 고등동물인 개에서 사람의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해 급성 척수손상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지금까지 진행되온 제대혈 줄기세포의 중추신경 재생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연구 결과로 앞으로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인간의 하반신 마비 등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 제대혈 줄기세포가 면역거부반응 적어
지금까지 대부분의 척수손상 연구는 흰쥐(rat)를 이용했으나 흰쥐의 경우 일부 자발적 회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좀 더 인간과 유사한 고등동물을 통한 줄기세포의 치료 효과 규명이 필요했다.
개는 척수의 구조가 흰쥐에 비해 사람과 유사하며 이번 연구에서 척수손상 후 줄기세포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자발적 회복이 불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줄기세포 이식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동물의 면역체계가 외부에서 침투한 물질을 공격하는 면역 거부반응.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면역 억제제를 사용하지 않은 채로 사람의 제대혈 줄기세포를 다른 동물종인 개에게 이종 이식했으며 그 결과 면역 거부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동시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김 교수는 "제대혈 줄기세포는 초기 단계의 원시세포 상태기 때문에 일반적인 줄기세포보다 면역 거부반응이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경우 오히려 줄기세포의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팀은 또한 척수마비를 유발한 개에 외과적인 수술 요법을 가하지 않고 비침습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비침습적인 요법은 주사를 넣어서 치료물질을 손상 부위에 침투시키는 방법.연구팀은 관을 이용해 손상받은 부위를 직접 투시경으로 보면서 사람의 제대혈 줄기세포를 주입했다.
그 결과 척수마비 개의 임상적 증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손상받은 척수마비 개의 청수 병변에 사람의 줄기세포가 존재함을 확인했으며 개에 이식된 사람의 줄기세포가 신경세포(Neuron),성상교세포(astrocyte),내피세포(endothelial cell)로 분화하는 것을 증명했다.
⊙ 치료 8주 후부터 뛰기 시작
김 교수 연구팀은 척수손상 후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개에서 80% 이상 운동 기능 회복이 나타났으며 면역조직화학염색법을 사용해 이식한 줄기세포가 기능적 신경세포로 분화가 가능함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또한 줄기세포의 이식을 수술 없이 간단히 적용하는 방법을 개발, 수술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임상시술법을 제시했다.
현재까지 척수마비를 치료하는 데는 외과적인 수술 요법으로 인한 여러 가지 합병증 등 감염의 위험이 있었으나 비침습적 치료 방법을 활용한다면 이 같은 위험을 없앨 수 있다.
김 교수는 "척수신경이 일부 손상돼 뒷다리가 마비된 개에게 제대혈 줄기세포를 투여했더니 3주 경과 후에는 회복의 조짐이 보이다가 8주가 지났을 때에는 다리 운동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와 뛰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동물인 개의 급성 척수손상에서 이종의 사람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을 통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운동 기능 향상을 가져왔다"며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면역 거부반응이 없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면역조직화학염색을 통해 이식한 줄기세포가 기능적 신경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것 또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
줄기세포를 이용해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 등이 마비된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줄기세포로 뒷다리가 마비된 개를 치료해 다시 뛰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김휘율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은 히스토스템(서울탯줄은행)과 공동으로 사람의 탯줄혈액(제대혈)으로부터 분리한 줄기세포를 척수마비 개에게 이식,급성 척수손상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신경과학전문 저널인 '척추 신경외과(Journal of neurosurgery Sp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 윤리적 문제 없는 제대혈 줄기세포 이용
지금까지 학계에 사람의 골수나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개의 척수손상을 치료했다고 보고된 적은 있으나 제대혈 줄기세포로 치료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개에게 투여한 줄기세포가 분화를 거듭해 척수에 없어진 신경세포를 만들어냈으며 척수손상을 정상 수준으로 치료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방법으로 척수신경이 손상된 실험견 비글 6마리 가운데 5마리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치료 효과가 있던 5마리 가운데 4마리는 치료가 시작된 4주 후부터 걷기 시작했다.
제대혈 줄기세포는 윤리적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대량으로 보관이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다.
척수는 척추(등뼈) 안에 있는 중추신경.제대혈 줄기세포는 출산 과정에서 나오는 탯줄 혈액인 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말한다.
제대혈 줄기세포는 온전히 사람으로 분화될 가능성을 가진 배아 줄기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생명윤리 논란에서 자유롭다.
특히 이번 연구는 국내 연구진이 설치류가 아닌 인간과 더욱 비슷한 고등동물인 개에서 사람의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해 급성 척수손상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지금까지 진행되온 제대혈 줄기세포의 중추신경 재생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연구 결과로 앞으로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인간의 하반신 마비 등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 제대혈 줄기세포가 면역거부반응 적어
지금까지 대부분의 척수손상 연구는 흰쥐(rat)를 이용했으나 흰쥐의 경우 일부 자발적 회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좀 더 인간과 유사한 고등동물을 통한 줄기세포의 치료 효과 규명이 필요했다.
개는 척수의 구조가 흰쥐에 비해 사람과 유사하며 이번 연구에서 척수손상 후 줄기세포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자발적 회복이 불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줄기세포 이식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동물의 면역체계가 외부에서 침투한 물질을 공격하는 면역 거부반응.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면역 억제제를 사용하지 않은 채로 사람의 제대혈 줄기세포를 다른 동물종인 개에게 이종 이식했으며 그 결과 면역 거부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동시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김 교수는 "제대혈 줄기세포는 초기 단계의 원시세포 상태기 때문에 일반적인 줄기세포보다 면역 거부반응이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경우 오히려 줄기세포의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팀은 또한 척수마비를 유발한 개에 외과적인 수술 요법을 가하지 않고 비침습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비침습적인 요법은 주사를 넣어서 치료물질을 손상 부위에 침투시키는 방법.연구팀은 관을 이용해 손상받은 부위를 직접 투시경으로 보면서 사람의 제대혈 줄기세포를 주입했다.
그 결과 척수마비 개의 임상적 증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손상받은 척수마비 개의 청수 병변에 사람의 줄기세포가 존재함을 확인했으며 개에 이식된 사람의 줄기세포가 신경세포(Neuron),성상교세포(astrocyte),내피세포(endothelial cell)로 분화하는 것을 증명했다.
⊙ 치료 8주 후부터 뛰기 시작
김 교수 연구팀은 척수손상 후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개에서 80% 이상 운동 기능 회복이 나타났으며 면역조직화학염색법을 사용해 이식한 줄기세포가 기능적 신경세포로 분화가 가능함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또한 줄기세포의 이식을 수술 없이 간단히 적용하는 방법을 개발, 수술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임상시술법을 제시했다.
현재까지 척수마비를 치료하는 데는 외과적인 수술 요법으로 인한 여러 가지 합병증 등 감염의 위험이 있었으나 비침습적 치료 방법을 활용한다면 이 같은 위험을 없앨 수 있다.
김 교수는 "척수신경이 일부 손상돼 뒷다리가 마비된 개에게 제대혈 줄기세포를 투여했더니 3주 경과 후에는 회복의 조짐이 보이다가 8주가 지났을 때에는 다리 운동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와 뛰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동물인 개의 급성 척수손상에서 이종의 사람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을 통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운동 기능 향상을 가져왔다"며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면역 거부반응이 없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면역조직화학염색을 통해 이식한 줄기세포가 기능적 신경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것 또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