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타이어에서 기름 뽑아내고 더러운 폐스티로폼도 재활용
우리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석유를 비롯한 석탄,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 자원.만약 이것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차는 어떻게 다닐 것이며 불은 어떻게 켜고 살까.
아니 최소한 먹을 것을 요리할 수나 있을까? 이렇듯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됐지만 이런 연료 자원은 우리에게 많은 이득을 주는 동시에 해를 끼치고 있기도 하다.
바로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각종 오염물질이다.
여기에 화석연료에서 추출된 물질로 만들어내는 합성수지 등은 이미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화석연료를 아예 쓰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여기서 보다 적게 쓰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아이디어는 화석연료로 만든 물건을 재활용하는 데서 나온다.
최근 이런 아이디어들이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 더러운 폐스티로폼도 화학적 반응 이용해 재활용
소각하거나 매립되기 일쑤인 폐스티로폼을 재활용해 화학제품 원료를 만드는 기술이 최근 개발돼 주목을 끌었다.
주인공은 한국화학연구원.한국화학연구원의 최명재 박사팀은 폐스티로폼을 이용해 포장재 및 제품용기 제조공정의 원료로 쓰이는 '스틸렌모노머(SM)'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SM은 스티로폼,플라스틱 제품 및 화학제품에 사용되는 폴리스틸렌 수지의 원료로 원유에서 추출되는 벤젠과 에틸렌의 반응을 통해 만들어진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섭씨 350도 정도의 고온과 고압스팀을 이용해 SM 이전 단계 물질인 크루드 SM을 뽑아내는 것으로 배출수와 독성가스가 생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제조 과정에 나오는 부산물들을 공정에 필요한 연료 및 중유급 연료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이 기술이 향후 상용화될 경우 연간 약 2만5000t의 원유 및 원료(약 250억원 규모)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 연구팀 측 설명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SM 제조 플랜트를 수출할 경우 연간 5000t의 SM을 생산하는 플랜트 1기당 35억~40억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폐폴리스틸렌으로부터 스틸렌모노머의 회수방법' 등 관련 특허를 8건 갖고 있고 미국특허도 출원한 상태다.
⊙ 폐타이어에서도 기름 뽑아낸다
최근 국내 자동차 보유 대수가 1600만대 이상이라고 하니 상당히 어마어마한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 대수가 많은 만큼 그 부산물 또한 엄청나게 많은 양이 쏟아지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로 폐타이어를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차 한 대에 타이어가 4개이므로 폐차 수보다 폐타이어 수가 4배나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폐타이어에서 무슨 기름을?'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타이어는 고무에 석유에서 추출한 여러 가지 화학물질이 합쳐진 물건이다.
따라서 폐타이어를 잘 이용하면 기름을 뽑아낼 수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연간 수십억 개가 넘는 폐타이어가 발생하기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폐타이어 재활용을 시도해왔으나,환경오염물질인 카본(검댕)을 처리하는 비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폐타이어 재활용은 폐타이어를 분해해 물리적, 화학적 반응을 통해 추출되는 오일을 부산물로 얻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이 핵심이 돼왔다.
또 이 시스템만이 폐타이어 문제를 지구상에서 완전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돼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재활용 시스템은 가장 근본적인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첫째는 폐타이어를 열분해하기 위해 폐타이어를 가열하는 방법의 문제이며, 둘째는 폐타이어를 열분해한 후 얻어지는 카본(탄소가루)의 처리 문제이다.
폐타이어를 열분해하는 방법은 크게 직접가열식과 간접가열식으로 나눌 수 있다.
직접가열식은 연소가스를 통하여 과량의 산소가 동반되므로 내부에서 발생하는 오일증기와 함께 폭발이 일어나기 때문에 위험하다.
또한 연소공기가 직접 주입되므로 많은 수분이 제품에 섞인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고온의 산소와 고무가 반응하여 다량의 카본이 생겨 제품에 섞여 얻어지는 오일의 품질이 매우 불량하다.
간접가열식은 낮은 열효율로 인해 연료의 소모가 많아서 얻어지는 오일의 상당 부분을 연료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스템 전체의 경제성에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개발된 폐타이어 재활용 시스템이 주목을 끌고 있다.
폐타이어를 플랜트 통에 넣고 섭씨 450도의 이산화탄소와 질소가스를 흐르게 하면 타이어가 녹으면서 기름과 가스가 나온다.
여기서 기름을 추출하고, 플랜트가 추출된 기름을 걸러 휘발유,경유로 분류한다.
그리고 기름과 함께 발생하는 가스와 검댕은 다시 공장 가동에 필요한 원료로 사용해 시스템 내부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전기 및 열에너지를 자급자족하도록 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이 시스템은 폐타이어 열분해를 위한 폐타이어의 가열 방식을 직접가열식으로 하면서 불연성 가스인 이산화탄소나 질소가스를 캐리어 가스로 사용했다.
캐리어 가스는 플랜트 통의 폐타이어를 열분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스로, 불연성 가스를 흐르게 함으로써 폭발의 위험성을 없앴고, 최상의 품질의 오일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기름의 추출 효율 또한 48%에 달해 폐타이어 1㎏을 처리했을 때 기름이 타이어의 거의 절반 무게 가까이 나온다.
부산물인 폐카본은 열교환기에서 소각시켜 여기서 얻어지는 열 중 30%는 다시 플랜트 통의 폐타이어를 열분해하기 위해 캐리어 가스 가열용으로 사용된다.
나머지 70% 열 중 60%는 고압 스팀을 발생시켜 소형 증기터빈을 가동,시스템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한다.
또한 증기터빈에서 나온 저압 스팀은 흡수식 냉동기를 가동해 시스템에 필요한 냉수를 얻는다.
이 과정을 거친 후 마지막으로 남은 10%의 열은 폐가스 세정탑에서 황산화물(SOx)을 처리할 때 쓰인다.
폐타이어 재활용 기술을 비롯해 폐타이어 재활용 산업은 여러모로 전망이 밝다.
다른 폐기물은 발생처가 산재해 있어 수거하기에 어려운 반면 폐타이어는 주로 폐차장이나 타이어 교환처에서 발생하므로 비교적 수거가 쉽다는 이점이 있다.
기존의 폐타이어 재생 산업이 카본을 처리하는 비용 때문에 경제성이 없었다면,이 기술은 카본을 공장을 돌리는 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보호와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되는 것이다.
<참고 : 과학기술통합정보 과학향기>
임기훈 한국경제신문 기자 shagger@hankyung.com
우리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석유를 비롯한 석탄,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 자원.만약 이것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차는 어떻게 다닐 것이며 불은 어떻게 켜고 살까.
아니 최소한 먹을 것을 요리할 수나 있을까? 이렇듯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됐지만 이런 연료 자원은 우리에게 많은 이득을 주는 동시에 해를 끼치고 있기도 하다.
바로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각종 오염물질이다.
여기에 화석연료에서 추출된 물질로 만들어내는 합성수지 등은 이미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화석연료를 아예 쓰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여기서 보다 적게 쓰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아이디어는 화석연료로 만든 물건을 재활용하는 데서 나온다.
최근 이런 아이디어들이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 더러운 폐스티로폼도 화학적 반응 이용해 재활용
소각하거나 매립되기 일쑤인 폐스티로폼을 재활용해 화학제품 원료를 만드는 기술이 최근 개발돼 주목을 끌었다.
주인공은 한국화학연구원.한국화학연구원의 최명재 박사팀은 폐스티로폼을 이용해 포장재 및 제품용기 제조공정의 원료로 쓰이는 '스틸렌모노머(SM)'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SM은 스티로폼,플라스틱 제품 및 화학제품에 사용되는 폴리스틸렌 수지의 원료로 원유에서 추출되는 벤젠과 에틸렌의 반응을 통해 만들어진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섭씨 350도 정도의 고온과 고압스팀을 이용해 SM 이전 단계 물질인 크루드 SM을 뽑아내는 것으로 배출수와 독성가스가 생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제조 과정에 나오는 부산물들을 공정에 필요한 연료 및 중유급 연료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이 기술이 향후 상용화될 경우 연간 약 2만5000t의 원유 및 원료(약 250억원 규모)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 연구팀 측 설명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SM 제조 플랜트를 수출할 경우 연간 5000t의 SM을 생산하는 플랜트 1기당 35억~40억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폐폴리스틸렌으로부터 스틸렌모노머의 회수방법' 등 관련 특허를 8건 갖고 있고 미국특허도 출원한 상태다.
⊙ 폐타이어에서도 기름 뽑아낸다
최근 국내 자동차 보유 대수가 1600만대 이상이라고 하니 상당히 어마어마한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 대수가 많은 만큼 그 부산물 또한 엄청나게 많은 양이 쏟아지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로 폐타이어를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차 한 대에 타이어가 4개이므로 폐차 수보다 폐타이어 수가 4배나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폐타이어에서 무슨 기름을?'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타이어는 고무에 석유에서 추출한 여러 가지 화학물질이 합쳐진 물건이다.
따라서 폐타이어를 잘 이용하면 기름을 뽑아낼 수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연간 수십억 개가 넘는 폐타이어가 발생하기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폐타이어 재활용을 시도해왔으나,환경오염물질인 카본(검댕)을 처리하는 비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폐타이어 재활용은 폐타이어를 분해해 물리적, 화학적 반응을 통해 추출되는 오일을 부산물로 얻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시스템이 핵심이 돼왔다.
또 이 시스템만이 폐타이어 문제를 지구상에서 완전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돼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재활용 시스템은 가장 근본적인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첫째는 폐타이어를 열분해하기 위해 폐타이어를 가열하는 방법의 문제이며, 둘째는 폐타이어를 열분해한 후 얻어지는 카본(탄소가루)의 처리 문제이다.
폐타이어를 열분해하는 방법은 크게 직접가열식과 간접가열식으로 나눌 수 있다.
직접가열식은 연소가스를 통하여 과량의 산소가 동반되므로 내부에서 발생하는 오일증기와 함께 폭발이 일어나기 때문에 위험하다.
또한 연소공기가 직접 주입되므로 많은 수분이 제품에 섞인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고온의 산소와 고무가 반응하여 다량의 카본이 생겨 제품에 섞여 얻어지는 오일의 품질이 매우 불량하다.
간접가열식은 낮은 열효율로 인해 연료의 소모가 많아서 얻어지는 오일의 상당 부분을 연료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스템 전체의 경제성에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개발된 폐타이어 재활용 시스템이 주목을 끌고 있다.
폐타이어를 플랜트 통에 넣고 섭씨 450도의 이산화탄소와 질소가스를 흐르게 하면 타이어가 녹으면서 기름과 가스가 나온다.
여기서 기름을 추출하고, 플랜트가 추출된 기름을 걸러 휘발유,경유로 분류한다.
그리고 기름과 함께 발생하는 가스와 검댕은 다시 공장 가동에 필요한 원료로 사용해 시스템 내부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전기 및 열에너지를 자급자족하도록 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이 시스템은 폐타이어 열분해를 위한 폐타이어의 가열 방식을 직접가열식으로 하면서 불연성 가스인 이산화탄소나 질소가스를 캐리어 가스로 사용했다.
캐리어 가스는 플랜트 통의 폐타이어를 열분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스로, 불연성 가스를 흐르게 함으로써 폭발의 위험성을 없앴고, 최상의 품질의 오일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기름의 추출 효율 또한 48%에 달해 폐타이어 1㎏을 처리했을 때 기름이 타이어의 거의 절반 무게 가까이 나온다.
부산물인 폐카본은 열교환기에서 소각시켜 여기서 얻어지는 열 중 30%는 다시 플랜트 통의 폐타이어를 열분해하기 위해 캐리어 가스 가열용으로 사용된다.
나머지 70% 열 중 60%는 고압 스팀을 발생시켜 소형 증기터빈을 가동,시스템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한다.
또한 증기터빈에서 나온 저압 스팀은 흡수식 냉동기를 가동해 시스템에 필요한 냉수를 얻는다.
이 과정을 거친 후 마지막으로 남은 10%의 열은 폐가스 세정탑에서 황산화물(SOx)을 처리할 때 쓰인다.
폐타이어 재활용 기술을 비롯해 폐타이어 재활용 산업은 여러모로 전망이 밝다.
다른 폐기물은 발생처가 산재해 있어 수거하기에 어려운 반면 폐타이어는 주로 폐차장이나 타이어 교환처에서 발생하므로 비교적 수거가 쉽다는 이점이 있다.
기존의 폐타이어 재생 산업이 카본을 처리하는 비용 때문에 경제성이 없었다면,이 기술은 카본을 공장을 돌리는 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보호와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되는 것이다.
<참고 : 과학기술통합정보 과학향기>
임기훈 한국경제신문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