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원천기술 개발한 연구자들 노벨물리학상 수상
지난 10월5일 노벨생리의학상을 시작해 물리학, 화학상, 경제학상 등 세계의 석학들이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벨상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각 학문 분야 최고의 석학들에게 주어진다.
시상식은 오는 12월10일. 노벨의 기일(己日)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해마다 10월이면 전 세계의 이목이 노벨상 수상자 발표에 집중된다.
생리의학, 물리학, 화학, 문학, 평화, 경제학 이렇게 한 분야씩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세계는 들썩거린다.
그런데 여섯 분야 중 보통 많은 사람들이 가장 어렵게 느끼는 분야는 아마도 물리학일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노벨물리학상의 수상업적을 살펴보면 보통 사람들에게는 도통 이해가 안되는 난해하고 복잡한 이론이거나 실험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
실제로 거의 암호 수준의 이야기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게다가 그 이론이나 실험이라는 게 일상생활과 너무나도 동떨어져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일 경우가 많다.
사실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내용을 모른다고 사는 데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올해 노벨상은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의 업적이 인터넷 광통신과 디지털카메라 기술분야와 관련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광통신과 디지털카메라.
두 가지가 없으면 불편한 일이 엄청나게 많아질 정도로 우리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았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바로 이 두 가지에 대한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한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그 주인공은 영국 스탠더드텔레콤의 찰스 가오 박사(76)와 미국 벨연구소의 윌러드 보일 박사(85), 조지 스미스 박사(79) 등 세 명이다.
가오 박사는 인터넷 광통신의 핵심기술인 광섬유를 개발한 업적으로,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는 필름이 없어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카의 핵심기술인 '전하결합소자(CCD)'을 발명한 공로로 이번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 광섬유를 통신에 이용하는 기술은 어떻게 개발된 것일까?
1966년 1월 중국계 영국인인 가오 박사는 광섬유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광섬유를 발명한 것은 아니었다.
광섬유는 이미 1930년대부터 환자의 위나 치과치료 중에 치아를 들여다보는 용도로 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쓰인 광섬유는 길이가 짧고 구조가 단순했다.
광섬유는 이론적으로는 매우 간단한 원리로 만들어진다.
굴절률이 높은 매질에서 굴절률이 낮은 매질로 빛을 비출 때 어느 각도 이상이 되면 더 이상 굴절하지 않고 모두 다 반사되는 전반사가 일어난다.
광섬유는 전반사의 원리를 통해 빛을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함으로써 먼 곳까지 정보를 전달해주는 원리가 이용됐다.
초기에 광섬유는 이론처럼 성능이 좋지 않았다.
1960년대 가오 박사가 광섬유 연구를 시작했던 당시만 해도 광섬유를 통과한 빛은 20m만 가도 1%밖에 남지 않았다.
가오 박사는 1㎞를 지나갈 때 1%의 빛이 남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시작했다.
또 그는 1966년에 광섬유에 쓰이는 유리의 투명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광섬유에 적합한 유리는 당시까지 만들어진 어느 유리보다 투명해야 했던 것이다.
광섬유의 유리가 투명하지 않으면 빛이 원하는 만큼의 거리를 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전달량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오 박사가 원하는 정도의 광섬유를 뽑을 수 있었던 건 1971년이 돼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리 제조사인 코닝사의 과학자들이 가오 박사의 제안에 따라 1㎞에 달하는 광섬유를 뽑아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의 광섬유는 1㎞를 가도 95%의 빛이 남을 정도로 가오 박사의 목표를 크게 추월했다.
이런 광섬유가 오늘날 지구를 무려 2만5000번이나 감을 수 있는 정도로 세계 곳곳에 깔려 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세계 어디서나 빛의 속도로 정보를 접하고 산다.
⊙ 디카의 핵심기술인 CCD
디카의 핵심기술인 CCD(Charge Coupled Device · 전하결합소자)가 개발된 것도 1960년대였다.
1969년 9월 어느 날,벨연구소의 물리학자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는 보일 박사의 사무실에서 칠판에 CCD에 대한 기초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당시 그들이 만들고자 했던 건 디카의 이미지센서가 아니라 이전보다 성능이 좋은 전자메모리였다.
그들은 자신들이 근무하는 벨연구소로부터 새로운 메모리 기술을 개발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CCD의 용도를 이미징 기술에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CCD는 우표만한 크기의 사각 형태 소자로 그 위에는 수많은 광센서들이 들어 있다.
디카에서 몇 백만 화소라는 말을 하는데 화소 수가 많을수록 사진의 화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화소 수가 바로 광센서다.
예컨대 400만 화소라면 400만개의 광센서가 CCD에 붙어 있는 것이다.
CCD의 원리는 1921년 아인슈타인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안겨준 광전효과에서 나왔다.
광전효과는 금속이나 반도체에 빛을 쪼이면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CCD는 광전효과를 이용해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어준다.
CCD가 빛 알갱이를 전자로 바꾸는 원리로 작동된다.
즉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것이다.
이 전자에 대한 정보를 메모리 반도체에 기록하면 사진 파일이 된다.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가 개발한 CCD는 이미지센서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들이 발명에 성공한 지 약 1년 후 연구자들은 자신의 비디오카메라에 최초로 CCD를 장착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지난 1981년에는 CCD가 들어간 디지털카메라가 최초로 시장에 나왔다.
이후 해상도가 높아지고 소형화되면서 오늘날에는 필름카메라를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지게 하고 있다.
최근에 나오는 DSLR 등의 카메라도 사진촬영 방법만 기존의 셧터형 카메라를 차용했을 뿐 영상 기록기술이라던지 작동원리는 디지털카메라의 그것과 다를 바가 거의 없다.
CCD는 오늘날 천문학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예가 바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이다.
1980년대 개발된 허블우주망원경은 CCD를 이용한 덕분에 1990년 발사 이후 우리에게 지상에서 얻을 수 없는 우주의 모습을 보여줬다.
올 3월 태양계 바깥 지구형 행성을 탐색할 목적으로 발사된 NASA의 케플러우주망원경에도 디지털이미지 기술이 적극 활용됐다.
CCD는 우주뿐 아니라 깊은 바다 속에서도 관측기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참고 : 과학기술종합정보 과학향기>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
지난 10월5일 노벨생리의학상을 시작해 물리학, 화학상, 경제학상 등 세계의 석학들이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벨상은 널리 알려진 것처럼 각 학문 분야 최고의 석학들에게 주어진다.
시상식은 오는 12월10일. 노벨의 기일(己日)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해마다 10월이면 전 세계의 이목이 노벨상 수상자 발표에 집중된다.
생리의학, 물리학, 화학, 문학, 평화, 경제학 이렇게 한 분야씩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세계는 들썩거린다.
그런데 여섯 분야 중 보통 많은 사람들이 가장 어렵게 느끼는 분야는 아마도 물리학일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노벨물리학상의 수상업적을 살펴보면 보통 사람들에게는 도통 이해가 안되는 난해하고 복잡한 이론이거나 실험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
실제로 거의 암호 수준의 이야기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게다가 그 이론이나 실험이라는 게 일상생활과 너무나도 동떨어져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일 경우가 많다.
사실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내용을 모른다고 사는 데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올해 노벨상은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의 업적이 인터넷 광통신과 디지털카메라 기술분야와 관련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광통신과 디지털카메라.
두 가지가 없으면 불편한 일이 엄청나게 많아질 정도로 우리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았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바로 이 두 가지에 대한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한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그 주인공은 영국 스탠더드텔레콤의 찰스 가오 박사(76)와 미국 벨연구소의 윌러드 보일 박사(85), 조지 스미스 박사(79) 등 세 명이다.
가오 박사는 인터넷 광통신의 핵심기술인 광섬유를 개발한 업적으로,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는 필름이 없어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카의 핵심기술인 '전하결합소자(CCD)'을 발명한 공로로 이번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 광섬유를 통신에 이용하는 기술은 어떻게 개발된 것일까?
1966년 1월 중국계 영국인인 가오 박사는 광섬유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광섬유를 발명한 것은 아니었다.
광섬유는 이미 1930년대부터 환자의 위나 치과치료 중에 치아를 들여다보는 용도로 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쓰인 광섬유는 길이가 짧고 구조가 단순했다.
광섬유는 이론적으로는 매우 간단한 원리로 만들어진다.
굴절률이 높은 매질에서 굴절률이 낮은 매질로 빛을 비출 때 어느 각도 이상이 되면 더 이상 굴절하지 않고 모두 다 반사되는 전반사가 일어난다.
광섬유는 전반사의 원리를 통해 빛을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함으로써 먼 곳까지 정보를 전달해주는 원리가 이용됐다.
초기에 광섬유는 이론처럼 성능이 좋지 않았다.
1960년대 가오 박사가 광섬유 연구를 시작했던 당시만 해도 광섬유를 통과한 빛은 20m만 가도 1%밖에 남지 않았다.
가오 박사는 1㎞를 지나갈 때 1%의 빛이 남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시작했다.
또 그는 1966년에 광섬유에 쓰이는 유리의 투명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광섬유에 적합한 유리는 당시까지 만들어진 어느 유리보다 투명해야 했던 것이다.
광섬유의 유리가 투명하지 않으면 빛이 원하는 만큼의 거리를 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전달량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오 박사가 원하는 정도의 광섬유를 뽑을 수 있었던 건 1971년이 돼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리 제조사인 코닝사의 과학자들이 가오 박사의 제안에 따라 1㎞에 달하는 광섬유를 뽑아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의 광섬유는 1㎞를 가도 95%의 빛이 남을 정도로 가오 박사의 목표를 크게 추월했다.
이런 광섬유가 오늘날 지구를 무려 2만5000번이나 감을 수 있는 정도로 세계 곳곳에 깔려 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세계 어디서나 빛의 속도로 정보를 접하고 산다.
⊙ 디카의 핵심기술인 CCD
디카의 핵심기술인 CCD(Charge Coupled Device · 전하결합소자)가 개발된 것도 1960년대였다.
1969년 9월 어느 날,벨연구소의 물리학자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는 보일 박사의 사무실에서 칠판에 CCD에 대한 기초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당시 그들이 만들고자 했던 건 디카의 이미지센서가 아니라 이전보다 성능이 좋은 전자메모리였다.
그들은 자신들이 근무하는 벨연구소로부터 새로운 메모리 기술을 개발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CCD의 용도를 이미징 기술에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CCD는 우표만한 크기의 사각 형태 소자로 그 위에는 수많은 광센서들이 들어 있다.
디카에서 몇 백만 화소라는 말을 하는데 화소 수가 많을수록 사진의 화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화소 수가 바로 광센서다.
예컨대 400만 화소라면 400만개의 광센서가 CCD에 붙어 있는 것이다.
CCD의 원리는 1921년 아인슈타인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안겨준 광전효과에서 나왔다.
광전효과는 금속이나 반도체에 빛을 쪼이면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CCD는 광전효과를 이용해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어준다.
CCD가 빛 알갱이를 전자로 바꾸는 원리로 작동된다.
즉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것이다.
이 전자에 대한 정보를 메모리 반도체에 기록하면 사진 파일이 된다.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가 개발한 CCD는 이미지센서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들이 발명에 성공한 지 약 1년 후 연구자들은 자신의 비디오카메라에 최초로 CCD를 장착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지난 1981년에는 CCD가 들어간 디지털카메라가 최초로 시장에 나왔다.
이후 해상도가 높아지고 소형화되면서 오늘날에는 필름카메라를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지게 하고 있다.
최근에 나오는 DSLR 등의 카메라도 사진촬영 방법만 기존의 셧터형 카메라를 차용했을 뿐 영상 기록기술이라던지 작동원리는 디지털카메라의 그것과 다를 바가 거의 없다.
CCD는 오늘날 천문학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예가 바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이다.
1980년대 개발된 허블우주망원경은 CCD를 이용한 덕분에 1990년 발사 이후 우리에게 지상에서 얻을 수 없는 우주의 모습을 보여줬다.
올 3월 태양계 바깥 지구형 행성을 탐색할 목적으로 발사된 NASA의 케플러우주망원경에도 디지털이미지 기술이 적극 활용됐다.
CCD는 우주뿐 아니라 깊은 바다 속에서도 관측기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참고 : 과학기술종합정보 과학향기>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