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에 의하여 공간은 살해당했다”
수풀 사이를 달리는 낡은 시골열차는 종종 시심(詩心)을 불러일으키는 낭만적 대상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하지만 '철도에 의하여 공간은 살해당했다'며 살벌한 평가를 내리는 이가 있다.
하긴 시골 간이역에서나 볼 수 있는 여유로움이 깃든 열차가 아니라 대도시 사이를 달리는 최신식 열차를 떠올린다면 그 위용이며 엄청난 속도에서 아무래도 살기등등한 면을 발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공간의 살해범으로 철도를 지목한 사람의 이름은 볼프강 쉬벨부시(Wolfgang Schivelbusch)로,독일 출생이지만 미국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에 관한 열정적인 집필 활동으로 많은 인기 서적을 집필한 작가이다.
그는 '철도여행의 역사'에서 철도에 관한 사회학적,역사적,문화적,경제학적 자료를 총망라하여 철도의 등장이 인류에게 가져온 변화를 분석하였는데,철도의 등장이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극적으로 변화시켰음을 보여주는 그의 통찰은 특히 귀 기울일 만하다.
쉬벨부시는 「철도여행의 역사」에서 철도라는 기계동력의 등장이 인간 사회에 미친 영향력을 세세히 더듬으며,'총알의 발사'라는 상징적 비유로 철도여행을 표현한다.
그 이전에는 주변 환경과의 교감을 통해 충만한 의미를 가지던 여행의 노정이 철도의 등장으로 인해 사멸되고,오로지 여행의 출발점과 도착점만이 남게 된 셈이다.
더 이상 음유시인의 방랑과 같은 여행은 없고 이제 사람들은 두 지점을 잇는 직선 위에서 튕겨 나간다.
여행이란 근본적으로 공간과 시간에 대한 연속적인 경험과 감상이었는데,철도여행의 등장으로 이러한 연속성이 해체되어 버렸다.
철도여행은 이동 공간의 한계를 확장하였으나 역설적으로 오히려 '인식적' 공간은 축소되어 버렸다.
과거의 여행은 여행의 과정까지도 포함하는 것이었지만,철도여행은 한 지점과 다른 지점 사이의 도약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철도가 빚어낸 결정적 변화는 특유의 매력과 개성을 지닌 지역들이 아우라를 상실한 파노라마적 풍경으로 전락하면서,시공간의 합일을 깨버린 데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래서 쉬벨부시는 사람들이 철도의 등장 이후 여행하는 동안 주변의 풍광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독서'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쉬벨부시가 관심을 두고 발굴한 철도여행의 면모는 '공간의 살해' 외에 다른 점도 많다.
철도는 표준 시간을 확고히 함으로써,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하는 상대적 시간의 탄생을 불러왔다.
런던은 리딩보다 4분 빠른 시간대에 살았고 브리지워터는 런던보다 14분이 늦었다.
그러나 도시와 도시를 잇는 철도가 등장하면서 이런 얼룩덜룩한 시간은 '열차 시간표'에 의해 축출되었고,1880년 이후 열차시간표는 국제적인 표준시를 만드는 기준이 되었다.
또한 열차의 구조에 관한 건축학적 접근도 흥미롭다. 열차를 만드는 데 사용된 철과 유리는 건축공간에 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쉬벨부시는 「철도여행의 역사」 외에도 「기호품의 역사」 등 다양한 서적의 집필활동을 통해 인류 사회의 변화상을 보여주고 있는데,그의 혜안은 여러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어 논술 제시문으로도 이미 등장하였다.
기출 제시문으로 등장한 「철도여행의 역사」를 읽으며 근대 기계문명의 등장이 우리의 인식과 삶의 양상을 어떻게 변모시켰는지 감상해보도록 하자.
☞ 기출 제시문 1 (서울대학교 2005학년도 모의논술)
증기기관에 의해 인간과 세계의 공간은 단축되었다.
철도의 출현으로 이질적인 공간은 균질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거리의 마찰이 극복됨으로써 각 지역의 고유성은 파괴되고 자본주의적 생산과 소비 공간으로 흡수되었다.
철도가 이동하는 곳마다 도시들이 솟아났다.
철도는 인간의 공간지배력을 급속하게 넓혔다.
상품 유통이 촉진됨에 따라 자족적인 지역경제는 국민경제로 수렴되었다.
또 인간이 자연의 순환적 리듬에서 벗어나 인공의 기계적 리듬에 호흡을 맞추게 된 것도 철도 때문이었다.
철도는 인간에게 기계적 시간을 강제했다.
철도시간표는 지역적 시간을 해체하고 통일적인 시간을 부여했다.
철도가 공간과 시간을 없앤다는 생각은 그때까지 우리 마음속에 각인되어 있던 교통 기술이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었다고 느끼는 인지(認知)의 현실 상실로 이해할 수 있다.
철도가 만들어낸 공간-시간 관계는 과거 수송수단이 만들어냈던 공간-시간 관계에 비하면 추상적이고 방향성을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
철도는 더 이상 이전의 마차와 길처럼 전경(前景)이라는 공간에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공간을 관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이네는 전통적인 공간-시간 의식이 이렇게 혼란을 겪게 된 순간을 포착해 냈다.
1843년 파리에서 루앙과 오를레앙으로 가는 노선이 개통되었을 때 그는 '무시무시한 전율,결과를 예상할 수 없고 예측할 수도 없는 엄청난 일,혹은 전례 없는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가 느끼는 그러한 무시무시한 느낌'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그는 철도를 화약과 인쇄술 이래로 '인류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삶의 색채와 형태를 바꾸어 놓은 숙명적 사건'이라고 불렀다.
나아가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이제 우리의 직관 방식과 우리의 표상에 어떤 변화가 생길 것임에 틀림없다!
심지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들도 흔들리게 되었다. 철도를 통해서 공간은 살해당했다…
이제 사람들은 3시간반 내에 오를레앙까지,그리고 꼭 같은 시간 내에 루앙까지 여행한다.
이 노선들이 벨기에와 독일까지 연결되고 또 그곳의 철도들과 연결된다면,어떤 일이 초래될 것인가?
내게는 모든 나라에 있는 산들과 숲들이 파리로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나는 이미 독일 보리수의 향내를 맡고 있다. 내 집 문 앞에는 북해의 파도가 부서지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동일한 하나의 변화가 지니는 두 가지 모순적인 계기들을 분명히 볼 수 있다.
철도는 한편으로 이제까지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공간들을 열어놓았지만,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일을,그 사이의 공간을 없앰으로써 가능하게 했다.
느리고 노동집약적인 원시기술적인 수송에서는 완전히 감내해야만 했던 사이 공간 혹은 여행 공간이 기차 수송에서는 사라졌다.
기차는 단지 출발과 목적만을 안다.
1840년에 쓰여진 프랑스의 한 텍스트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철도는 단지 장소로 드러나는 출발,정지 그리고 도착만을 안다.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철도는 이들 사이를 가로질러 가고, 거기에서 단지 쓸모 없는 구경거리만 제공하는 그 사이 공간들과는 아무런 연관도 갖지 않는다."
전통적인 여행 공간이었던 목적지들 사이의 공간이 사라지면서,이 목적지들은 서로서로 접근하고 충돌도 한다.
이 목적지들은 과거의 '지금'과 '여기'를 잃어버렸다.
이런 것들은 중간의 사이 공간을 통해 규정되어 왔다.
그 안에서 장소들이 서로서로에게 공간적 거리를 생겨나게 했던 고립이 지워져 버린 것이다.
☞ 기출 제시문 2 (성균관대학교 2000학년도 정시 논술)
(제시문 중에서 상기 내용과 중복되는 부분은 생략함)
슈테른베르거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유럽의 창을 통해 보이는 전망은 그것이 지닌 심층적인 차원을 완전히 상실했다. 그것은 빙 둘러 서 있으며,어디나 채색된 평면뿐인 하나의 동일한 파노라마 세계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중략…)
산업화 이전 시대에 시각적 인식에 존재하던 초점심도(焦點深度)는 속도로 인해 가까이 놓여 있는 대상들이 사라져가면서 완전히 상실되어버렸다.
이는 전경(前景)의 종말,즉 산업화 이전 시기에 여행의 본질적인 경험을 이루던 공간 차원의 종말을 의미한다.
전경을 통해서 여행자는 스스로를 자신이 지나치고 있는 풍광과 연관 지었고,자신을 이 전경의 일부분으로 인식하였다.
이러한 의식은 그를 그 지역의 풍광과 일치시켰고,여행자는 이 풍경이 펼쳐질 수 있는 경계 내에 존재했다.
속도로 인해 전경이 해체되면서,여행자는 이러한 공간 차원을 잃게 되었다.
홍보람 S · 논술 선임연구원 nikehbr@nonsul.com
수풀 사이를 달리는 낡은 시골열차는 종종 시심(詩心)을 불러일으키는 낭만적 대상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하지만 '철도에 의하여 공간은 살해당했다'며 살벌한 평가를 내리는 이가 있다.
하긴 시골 간이역에서나 볼 수 있는 여유로움이 깃든 열차가 아니라 대도시 사이를 달리는 최신식 열차를 떠올린다면 그 위용이며 엄청난 속도에서 아무래도 살기등등한 면을 발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공간의 살해범으로 철도를 지목한 사람의 이름은 볼프강 쉬벨부시(Wolfgang Schivelbusch)로,독일 출생이지만 미국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에 관한 열정적인 집필 활동으로 많은 인기 서적을 집필한 작가이다.
그는 '철도여행의 역사'에서 철도에 관한 사회학적,역사적,문화적,경제학적 자료를 총망라하여 철도의 등장이 인류에게 가져온 변화를 분석하였는데,철도의 등장이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극적으로 변화시켰음을 보여주는 그의 통찰은 특히 귀 기울일 만하다.
쉬벨부시는 「철도여행의 역사」에서 철도라는 기계동력의 등장이 인간 사회에 미친 영향력을 세세히 더듬으며,'총알의 발사'라는 상징적 비유로 철도여행을 표현한다.
그 이전에는 주변 환경과의 교감을 통해 충만한 의미를 가지던 여행의 노정이 철도의 등장으로 인해 사멸되고,오로지 여행의 출발점과 도착점만이 남게 된 셈이다.
더 이상 음유시인의 방랑과 같은 여행은 없고 이제 사람들은 두 지점을 잇는 직선 위에서 튕겨 나간다.
여행이란 근본적으로 공간과 시간에 대한 연속적인 경험과 감상이었는데,철도여행의 등장으로 이러한 연속성이 해체되어 버렸다.
철도여행은 이동 공간의 한계를 확장하였으나 역설적으로 오히려 '인식적' 공간은 축소되어 버렸다.
과거의 여행은 여행의 과정까지도 포함하는 것이었지만,철도여행은 한 지점과 다른 지점 사이의 도약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철도가 빚어낸 결정적 변화는 특유의 매력과 개성을 지닌 지역들이 아우라를 상실한 파노라마적 풍경으로 전락하면서,시공간의 합일을 깨버린 데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래서 쉬벨부시는 사람들이 철도의 등장 이후 여행하는 동안 주변의 풍광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독서'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쉬벨부시가 관심을 두고 발굴한 철도여행의 면모는 '공간의 살해' 외에 다른 점도 많다.
철도는 표준 시간을 확고히 함으로써,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하는 상대적 시간의 탄생을 불러왔다.
런던은 리딩보다 4분 빠른 시간대에 살았고 브리지워터는 런던보다 14분이 늦었다.
그러나 도시와 도시를 잇는 철도가 등장하면서 이런 얼룩덜룩한 시간은 '열차 시간표'에 의해 축출되었고,1880년 이후 열차시간표는 국제적인 표준시를 만드는 기준이 되었다.
또한 열차의 구조에 관한 건축학적 접근도 흥미롭다. 열차를 만드는 데 사용된 철과 유리는 건축공간에 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쉬벨부시는 「철도여행의 역사」 외에도 「기호품의 역사」 등 다양한 서적의 집필활동을 통해 인류 사회의 변화상을 보여주고 있는데,그의 혜안은 여러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어 논술 제시문으로도 이미 등장하였다.
기출 제시문으로 등장한 「철도여행의 역사」를 읽으며 근대 기계문명의 등장이 우리의 인식과 삶의 양상을 어떻게 변모시켰는지 감상해보도록 하자.
☞ 기출 제시문 1 (서울대학교 2005학년도 모의논술)
증기기관에 의해 인간과 세계의 공간은 단축되었다.
철도의 출현으로 이질적인 공간은 균질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거리의 마찰이 극복됨으로써 각 지역의 고유성은 파괴되고 자본주의적 생산과 소비 공간으로 흡수되었다.
철도가 이동하는 곳마다 도시들이 솟아났다.
철도는 인간의 공간지배력을 급속하게 넓혔다.
상품 유통이 촉진됨에 따라 자족적인 지역경제는 국민경제로 수렴되었다.
또 인간이 자연의 순환적 리듬에서 벗어나 인공의 기계적 리듬에 호흡을 맞추게 된 것도 철도 때문이었다.
철도는 인간에게 기계적 시간을 강제했다.
철도시간표는 지역적 시간을 해체하고 통일적인 시간을 부여했다.
철도가 공간과 시간을 없앤다는 생각은 그때까지 우리 마음속에 각인되어 있던 교통 기술이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었다고 느끼는 인지(認知)의 현실 상실로 이해할 수 있다.
철도가 만들어낸 공간-시간 관계는 과거 수송수단이 만들어냈던 공간-시간 관계에 비하면 추상적이고 방향성을 상실한 것처럼 보인다.
철도는 더 이상 이전의 마차와 길처럼 전경(前景)이라는 공간에 묶여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공간을 관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이네는 전통적인 공간-시간 의식이 이렇게 혼란을 겪게 된 순간을 포착해 냈다.
1843년 파리에서 루앙과 오를레앙으로 가는 노선이 개통되었을 때 그는 '무시무시한 전율,결과를 예상할 수 없고 예측할 수도 없는 엄청난 일,혹은 전례 없는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가 느끼는 그러한 무시무시한 느낌'을 언급하였다.
그리고 그는 철도를 화약과 인쇄술 이래로 '인류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삶의 색채와 형태를 바꾸어 놓은 숙명적 사건'이라고 불렀다.
나아가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이제 우리의 직관 방식과 우리의 표상에 어떤 변화가 생길 것임에 틀림없다!
심지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들도 흔들리게 되었다. 철도를 통해서 공간은 살해당했다…
이제 사람들은 3시간반 내에 오를레앙까지,그리고 꼭 같은 시간 내에 루앙까지 여행한다.
이 노선들이 벨기에와 독일까지 연결되고 또 그곳의 철도들과 연결된다면,어떤 일이 초래될 것인가?
내게는 모든 나라에 있는 산들과 숲들이 파리로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나는 이미 독일 보리수의 향내를 맡고 있다. 내 집 문 앞에는 북해의 파도가 부서지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동일한 하나의 변화가 지니는 두 가지 모순적인 계기들을 분명히 볼 수 있다.
철도는 한편으로 이제까지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공간들을 열어놓았지만,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일을,그 사이의 공간을 없앰으로써 가능하게 했다.
느리고 노동집약적인 원시기술적인 수송에서는 완전히 감내해야만 했던 사이 공간 혹은 여행 공간이 기차 수송에서는 사라졌다.
기차는 단지 출발과 목적만을 안다.
1840년에 쓰여진 프랑스의 한 텍스트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철도는 단지 장소로 드러나는 출발,정지 그리고 도착만을 안다.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철도는 이들 사이를 가로질러 가고, 거기에서 단지 쓸모 없는 구경거리만 제공하는 그 사이 공간들과는 아무런 연관도 갖지 않는다."
전통적인 여행 공간이었던 목적지들 사이의 공간이 사라지면서,이 목적지들은 서로서로 접근하고 충돌도 한다.
이 목적지들은 과거의 '지금'과 '여기'를 잃어버렸다.
이런 것들은 중간의 사이 공간을 통해 규정되어 왔다.
그 안에서 장소들이 서로서로에게 공간적 거리를 생겨나게 했던 고립이 지워져 버린 것이다.
☞ 기출 제시문 2 (성균관대학교 2000학년도 정시 논술)
(제시문 중에서 상기 내용과 중복되는 부분은 생략함)
슈테른베르거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유럽의 창을 통해 보이는 전망은 그것이 지닌 심층적인 차원을 완전히 상실했다. 그것은 빙 둘러 서 있으며,어디나 채색된 평면뿐인 하나의 동일한 파노라마 세계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중략…)
산업화 이전 시대에 시각적 인식에 존재하던 초점심도(焦點深度)는 속도로 인해 가까이 놓여 있는 대상들이 사라져가면서 완전히 상실되어버렸다.
이는 전경(前景)의 종말,즉 산업화 이전 시기에 여행의 본질적인 경험을 이루던 공간 차원의 종말을 의미한다.
전경을 통해서 여행자는 스스로를 자신이 지나치고 있는 풍광과 연관 지었고,자신을 이 전경의 일부분으로 인식하였다.
이러한 의식은 그를 그 지역의 풍광과 일치시켰고,여행자는 이 풍경이 펼쳐질 수 있는 경계 내에 존재했다.
속도로 인해 전경이 해체되면서,여행자는 이러한 공간 차원을 잃게 되었다.
홍보람 S · 논술 선임연구원 nikehbr@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