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자의 지위를 넘보는 인간의 만용이 빚어낸 비극
성경에는 창조 작업을 마친 신이 자신의 결과물을 흡족하게 여기는 장면이 등장한다.
신이 '보시기에 좋았다'는 구절이다.
굳이 성경의 이 구절이 아니더라도 창조주는 자신이 심혈을 기울인 창조물을 소중히 여겨 어여삐 거두고 피조물들은 고마움 속에서 창조주를 경배한다.
그런데 창조주와 피조물이 서로 저주한다면 이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일까?
"내 창조자여,저주받을지어다."라는 원망으로 가득 찬 소설이 있다.
제목은 누구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이다.
이 소설에서는 피조물이 창조자를 저주하면서 악행을 저지르고,창조자 역시 피조물을 내치고 제거하고자 한다.
과학 발전에 대한 기대가 더할 나위 없이 드높았으며 새로운 학문에 관한 사회적 신뢰가 철옹성처럼 굳건했던 19세기 초엽 등장한 소설,'프랑켄슈타인'은 미개척지를 탐험하려는 인류의 대담무쌍함이 항상 번영으로만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섬뜩한 경고를 보내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현대의 프로메테우스(The Modern Prometheus)'라는 부제(副題)가 달린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주인공은 명석한 과학자 프랑켄슈타인과 그가 창조한 괴물이다.
소설의 부제로 활용된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전해주어 문명을 발전시킨 죄목으로 절벽에 매달려 매일 독수리 부리에 간이 쪼이는 고통을 당한다.
작가 메리 셸리는 이 신화가 전달하는 함의에 주목하여,문명 발전에 힘입어 피조물(creature)의 자리에서 벗어나 이제는 창조주(creator)의 지위를 넘보는 인간의 만용(蠻勇)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리고자 하였다.
보통 프랑켄슈타인을 소설에 등장하는 괴물의 이름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괴물은 소설 끝까지 이름이 부여되지 않는 무명(無名)씨이고 그 괴물을 창조한 박사의 이름이 바로 빅터 프랑켄슈타인이다.
괴물이 이름조차 없는 사유는 그가 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창조자 프랑켄슈타인 박사에게 버림 받았기 때문이다.
소설은 액자식 구성을 취해 제3자의 입을 통해 독자에게 옮겨지는데,이들의 담담한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괴물을 창조해내고 그들이 서로에 대한 강한 증오를 날카롭게 벼리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유달리 영특했던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믿고 과학연구에 매진한다.
과학기술을 통해 성취할 수 있는 새로운 현실을 직접 자신의 두 손으로 눈앞에서 이루어 보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찬 프랑켄슈타인은 무생물에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고자 밤낮을 잊는다.
소설 속에서 그는,"만약 내 연구가 성공한다면 탄생과 죽음의 경계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이제 곧 인류는 머지않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될 것이며,나는 새로운 인류에게 유일한 생명의 근원이 되어 이제껏 그 누구도 받아보지 못했던 감사와 존경을 누리게 될 것이다. 온 세상은 마땅히 기뻐하고 감사해야 한다." 라고 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개막할 자신의 연구에 추호의 의심도 품지 않는다.
확신에 가득찬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이 직접 생명의 창조자가 되어 무(無)의 암흑으로부터 생명을 길어 올리고자 하였다.
아무래도 시대배경이 19세기이니만큼 프랑켄슈타인의 연구에 세포배양이나 복제 등의 방법은 등장하지 않고,다소 공포스럽지만 죽은 자의 뼈와 기관을 수집하여 가장 우수한 조직들을 '짜깁기'하는 방법을 통해 신장 8피트의 인형이 연구실에서 완성된다.
금발벽안의 아름다운 용모에 크고 강한 신체를 갖춘 인형은 이제 신의 영역을 넘보는 프랑켄슈타인이 첨단의 과학기술을 통해 생명의 숨을 불어넣는 마지막 단계만 남겨두고 있다.
실험의 전날까지도 프랑켄슈타인은 흔들림 없는 자신감으로 과학기술의 뿌리와 그 산물을 긍정한다.
그러나 예측을 벗어나는 오류가 발생한다.
계획과는 달리 실험은 잘못 되었고,원래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하고자 하였던 아름답고 탁월한 지능의 힘이 센 '가장 완벽한 인간' 대신에 징그럽고 흉측한 '괴물'이 탄생하고 말았다.
프랑켄슈타인은 이 괴물을 이름 하나 지어주지 않고 쫓아내 버리고 자신이 '괴물'을 빚어낸 충격으로 과학 자체에 대한 회의에 잠겨 더 이상 연구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가족과 평화롭고 조용한 삶을 누리고자 하는 프랑켄슈타인의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괴물'은 추악한 자신을 만들어 내고는 유기해버린 창조주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증오심에서 주변인들을 해치고,그의 흉측함이 야기한 오해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살인을 무수히 저지르게 된다.
둘은 결국 다시 만나 협상을 벌이게 된다.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에게 괴물인 자신과 함께 살 여성 배우자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면서,만약 외롭고 쓸쓸한 자신에게 자기와 비슷한 동반자가 생긴다면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가서 아무도 해치지 않고 평화롭게 살겠다고 약속한다.
처음에 프랑켄슈타인은 이를 받아들여 괴물의 짝을 만드는 일에 착수하였으나,또 다른 괴물을 창조해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괴물들이 번식하여 자식을 낳게 된다면 인류의 앞날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염려와 걱정으로 거의 완성된 여자 괴물을 파괴해버리고 만다.
외로움의 나날이 끝날 것이라고 기대했던 괴물은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복수심에서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를 죽이며 자신과 비슷한 괴로움을 겪어보라고 프랑켄슈타인을 조롱한다.
가족과 신부를 잃어 괴물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만 남은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쫓아 북극까지 갔다가 탐험대의 배 안에서 비참하게 죽는다.
괴물은 탐험대원에게 프랑켄슈타인의 죽음을 확인한 뒤에 스스로 몸을 불태우겠다는 말을 남기고 북극의 얼음 속으로 사라지면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1816년 여름,열 여덟의 나이였던 메리 셸리가 악몽을 계기로 집필하여 1818년 간행한 '프랑켄슈타인'은 당대를 장밋빛으로 물들이고 있던 낙관적 과학 만능주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과학발전에 관해 냉정하게 숙고할 기회를 주었다.
비록 200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과학발전이 가져올 새로운 미래를 그린 선견지명이 놀라운 '프랑켄슈타인'은 현재에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면서 무수히 영화와 드라마로 각색되었는데,논술 제시문으로 활용된 다음 구절을 함께 읽으면서 인기의 비결을 찾도록 하자.
☞ 기출 제시문(서강대학교 2009학년도 모의논술)
당신의 증오로 내 머리에 구멍을 내기 전에,내 애원을 들어주시오.
당신이 지금 나에게 고통을 더하기 전에도,나는 벌써 충분히 괴로움을 당하지 않았소?
삶은 나에게 고뇌의 연속일 뿐이지만,나는 내 삶을 두둔해야겠소.
당신은 나를 당신보다 더 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기억하시오.
내 키는 당신보다 크고,내 관절은 당신보다 더 민첩하오.
하지만 나는 당신에게 반항하려 들지 않았소.
나는 당신의 피조물이고,나에게 생명을 준 주인에게 온순하게 복종할 수 있었소.
당신이 당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면 말이오.
그것은 당신이 나에게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소.
오,프랑켄슈타인,당신은 공평하지 않았고,나만을 짓밟았소.
당신의 정의,당신의 관용,당신의 온정은 당연히 나에게 주어져야 했소.
나는 당신의 피조물이라는 것을 기억하시오.
나는 당신의 아담이 되어야 했지만,아무 잘못도 없이 쫓겨난 타락한 천사가 되었소.
나는 어디에서나 은총을 보지만,나에게는 그 은총이 베풀어지지 않았소.
나는 선했지만,고통이 나를 악마로 만들었소,나를 행복하게 해주면,나는 다시 선하게 살 것이오. (…중략…)
이제 나는 또 다른 괴물을 창조하려고 한다.
이 괴물이 어떤 성격을 가질지 나는 알 수 없다.
아마 그녀의 짝보다 만 배는 더 사악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살인과 파괴를 일삼을지도 모른다.
그는 인간의 주위에서 벗어나 사막에서 살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그녀는 맹세를 하지 않았다.
분명 생각하고 추론하는 동물이 될 그녀는,자기가 태어나기 전의맹세를 지키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서로를 미워할지도 모른다.
자신의 생김새 때문에 혐오를 받았던 자가,똑같은 모습의 여성이 자기 눈앞에 나타나면 혐오를 느끼지 않을까?
그녀도 그를 버려서,그는 다시 홀로 남고,동족에게 버림받아서 분노가 더 커질지도 모른다.
그들이 유럽을 떠나 신대륙의 사막에 산다 해도,그러한 동정의 결과로 맨 먼저 생기는 것은 그들의 자식이다.
악마의 종족이 지구상에 퍼지면,인간은 두려움과 불안에 떨 것이다.
나 자신의 이익 때문에,모든 사람들에게 대대로 저주가 될 행위를 할 권리가 있는가?
-메리 셸리,프랑켄슈타인
홍보람 S · 논술 선임연구원 nikehbr@nonsul.com
성경에는 창조 작업을 마친 신이 자신의 결과물을 흡족하게 여기는 장면이 등장한다.
신이 '보시기에 좋았다'는 구절이다.
굳이 성경의 이 구절이 아니더라도 창조주는 자신이 심혈을 기울인 창조물을 소중히 여겨 어여삐 거두고 피조물들은 고마움 속에서 창조주를 경배한다.
그런데 창조주와 피조물이 서로 저주한다면 이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일까?
"내 창조자여,저주받을지어다."라는 원망으로 가득 찬 소설이 있다.
제목은 누구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이다.
이 소설에서는 피조물이 창조자를 저주하면서 악행을 저지르고,창조자 역시 피조물을 내치고 제거하고자 한다.
과학 발전에 대한 기대가 더할 나위 없이 드높았으며 새로운 학문에 관한 사회적 신뢰가 철옹성처럼 굳건했던 19세기 초엽 등장한 소설,'프랑켄슈타인'은 미개척지를 탐험하려는 인류의 대담무쌍함이 항상 번영으로만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섬뜩한 경고를 보내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현대의 프로메테우스(The Modern Prometheus)'라는 부제(副題)가 달린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주인공은 명석한 과학자 프랑켄슈타인과 그가 창조한 괴물이다.
소설의 부제로 활용된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전해주어 문명을 발전시킨 죄목으로 절벽에 매달려 매일 독수리 부리에 간이 쪼이는 고통을 당한다.
작가 메리 셸리는 이 신화가 전달하는 함의에 주목하여,문명 발전에 힘입어 피조물(creature)의 자리에서 벗어나 이제는 창조주(creator)의 지위를 넘보는 인간의 만용(蠻勇)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리고자 하였다.
보통 프랑켄슈타인을 소설에 등장하는 괴물의 이름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괴물은 소설 끝까지 이름이 부여되지 않는 무명(無名)씨이고 그 괴물을 창조한 박사의 이름이 바로 빅터 프랑켄슈타인이다.
괴물이 이름조차 없는 사유는 그가 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창조자 프랑켄슈타인 박사에게 버림 받았기 때문이다.
소설은 액자식 구성을 취해 제3자의 입을 통해 독자에게 옮겨지는데,이들의 담담한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괴물을 창조해내고 그들이 서로에 대한 강한 증오를 날카롭게 벼리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유달리 영특했던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믿고 과학연구에 매진한다.
과학기술을 통해 성취할 수 있는 새로운 현실을 직접 자신의 두 손으로 눈앞에서 이루어 보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찬 프랑켄슈타인은 무생물에 생명을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고자 밤낮을 잊는다.
소설 속에서 그는,"만약 내 연구가 성공한다면 탄생과 죽음의 경계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이제 곧 인류는 머지않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될 것이며,나는 새로운 인류에게 유일한 생명의 근원이 되어 이제껏 그 누구도 받아보지 못했던 감사와 존경을 누리게 될 것이다. 온 세상은 마땅히 기뻐하고 감사해야 한다." 라고 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개막할 자신의 연구에 추호의 의심도 품지 않는다.
확신에 가득찬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이 직접 생명의 창조자가 되어 무(無)의 암흑으로부터 생명을 길어 올리고자 하였다.
아무래도 시대배경이 19세기이니만큼 프랑켄슈타인의 연구에 세포배양이나 복제 등의 방법은 등장하지 않고,다소 공포스럽지만 죽은 자의 뼈와 기관을 수집하여 가장 우수한 조직들을 '짜깁기'하는 방법을 통해 신장 8피트의 인형이 연구실에서 완성된다.
금발벽안의 아름다운 용모에 크고 강한 신체를 갖춘 인형은 이제 신의 영역을 넘보는 프랑켄슈타인이 첨단의 과학기술을 통해 생명의 숨을 불어넣는 마지막 단계만 남겨두고 있다.
실험의 전날까지도 프랑켄슈타인은 흔들림 없는 자신감으로 과학기술의 뿌리와 그 산물을 긍정한다.
그러나 예측을 벗어나는 오류가 발생한다.
계획과는 달리 실험은 잘못 되었고,원래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하고자 하였던 아름답고 탁월한 지능의 힘이 센 '가장 완벽한 인간' 대신에 징그럽고 흉측한 '괴물'이 탄생하고 말았다.
프랑켄슈타인은 이 괴물을 이름 하나 지어주지 않고 쫓아내 버리고 자신이 '괴물'을 빚어낸 충격으로 과학 자체에 대한 회의에 잠겨 더 이상 연구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가족과 평화롭고 조용한 삶을 누리고자 하는 프랑켄슈타인의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괴물'은 추악한 자신을 만들어 내고는 유기해버린 창조주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증오심에서 주변인들을 해치고,그의 흉측함이 야기한 오해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살인을 무수히 저지르게 된다.
둘은 결국 다시 만나 협상을 벌이게 된다.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에게 괴물인 자신과 함께 살 여성 배우자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면서,만약 외롭고 쓸쓸한 자신에게 자기와 비슷한 동반자가 생긴다면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가서 아무도 해치지 않고 평화롭게 살겠다고 약속한다.
처음에 프랑켄슈타인은 이를 받아들여 괴물의 짝을 만드는 일에 착수하였으나,또 다른 괴물을 창조해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괴물들이 번식하여 자식을 낳게 된다면 인류의 앞날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염려와 걱정으로 거의 완성된 여자 괴물을 파괴해버리고 만다.
외로움의 나날이 끝날 것이라고 기대했던 괴물은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복수심에서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를 죽이며 자신과 비슷한 괴로움을 겪어보라고 프랑켄슈타인을 조롱한다.
가족과 신부를 잃어 괴물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만 남은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쫓아 북극까지 갔다가 탐험대의 배 안에서 비참하게 죽는다.
괴물은 탐험대원에게 프랑켄슈타인의 죽음을 확인한 뒤에 스스로 몸을 불태우겠다는 말을 남기고 북극의 얼음 속으로 사라지면서 소설은 끝을 맺는다.
1816년 여름,열 여덟의 나이였던 메리 셸리가 악몽을 계기로 집필하여 1818년 간행한 '프랑켄슈타인'은 당대를 장밋빛으로 물들이고 있던 낙관적 과학 만능주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과학발전에 관해 냉정하게 숙고할 기회를 주었다.
비록 200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과학발전이 가져올 새로운 미래를 그린 선견지명이 놀라운 '프랑켄슈타인'은 현재에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면서 무수히 영화와 드라마로 각색되었는데,논술 제시문으로 활용된 다음 구절을 함께 읽으면서 인기의 비결을 찾도록 하자.
☞ 기출 제시문(서강대학교 2009학년도 모의논술)
당신의 증오로 내 머리에 구멍을 내기 전에,내 애원을 들어주시오.
당신이 지금 나에게 고통을 더하기 전에도,나는 벌써 충분히 괴로움을 당하지 않았소?
삶은 나에게 고뇌의 연속일 뿐이지만,나는 내 삶을 두둔해야겠소.
당신은 나를 당신보다 더 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기억하시오.
내 키는 당신보다 크고,내 관절은 당신보다 더 민첩하오.
하지만 나는 당신에게 반항하려 들지 않았소.
나는 당신의 피조물이고,나에게 생명을 준 주인에게 온순하게 복종할 수 있었소.
당신이 당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면 말이오.
그것은 당신이 나에게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소.
오,프랑켄슈타인,당신은 공평하지 않았고,나만을 짓밟았소.
당신의 정의,당신의 관용,당신의 온정은 당연히 나에게 주어져야 했소.
나는 당신의 피조물이라는 것을 기억하시오.
나는 당신의 아담이 되어야 했지만,아무 잘못도 없이 쫓겨난 타락한 천사가 되었소.
나는 어디에서나 은총을 보지만,나에게는 그 은총이 베풀어지지 않았소.
나는 선했지만,고통이 나를 악마로 만들었소,나를 행복하게 해주면,나는 다시 선하게 살 것이오. (…중략…)
이제 나는 또 다른 괴물을 창조하려고 한다.
이 괴물이 어떤 성격을 가질지 나는 알 수 없다.
아마 그녀의 짝보다 만 배는 더 사악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살인과 파괴를 일삼을지도 모른다.
그는 인간의 주위에서 벗어나 사막에서 살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그녀는 맹세를 하지 않았다.
분명 생각하고 추론하는 동물이 될 그녀는,자기가 태어나기 전의맹세를 지키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서로를 미워할지도 모른다.
자신의 생김새 때문에 혐오를 받았던 자가,똑같은 모습의 여성이 자기 눈앞에 나타나면 혐오를 느끼지 않을까?
그녀도 그를 버려서,그는 다시 홀로 남고,동족에게 버림받아서 분노가 더 커질지도 모른다.
그들이 유럽을 떠나 신대륙의 사막에 산다 해도,그러한 동정의 결과로 맨 먼저 생기는 것은 그들의 자식이다.
악마의 종족이 지구상에 퍼지면,인간은 두려움과 불안에 떨 것이다.
나 자신의 이익 때문에,모든 사람들에게 대대로 저주가 될 행위를 할 권리가 있는가?
-메리 셸리,프랑켄슈타인
홍보람 S · 논술 선임연구원 nikehbr@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