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왜 봄부터 보도블록 교체공사가 많았지?

[경제교과서 친구만들기] (24) 거시 경제를 배우기 위한 워밍업
지난주는 미시와 거시경제가 어떻게 다르고,어떤 분야를 다루는지 개괄적으로 설명했다.

이번 주는 2학기에 전개될 거시경제를 배울 때 각 단원마다 공통적으로 중요한 사항들이 무엇인지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거시경제를 학습하는 데 있어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 줄 수 있어 유용하다.

교사들께서는 거시경제를 학습하는 도입 과정에서 아래 제시할 사안을 미리 학생들에게 일러준다면 학습 효과를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거시경제를 배우면서 염두에 둘 필요성이 있는 사항을 네 가지로 요약해 본다.

첫째, 거시경제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학문의 시작이 항상 용어의 정의와 이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경제는 용어에서부터 학생들을 주눅들게 만든다고 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거시경제에서 제일 먼저 등장하는 GDP를 보더라도 그렇다.

GDP의 개념이 무엇이고,어떻게 계산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물가나 실업도 마찬가지다.

국제수지,소득분배,환율에 대한 개념도 마찬가지다.

거시경제 분야에 대한 고교 교과서는 대체적으로 용어 설명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학생들 대부분은 경제 용어가 어렵다는 점을 호소한다.

그러나 경제 용어를 정확히 이해하지 않고서는 더 깊은 이해가 곤란하다.

둘째,거시경제는 항상 통계가 같이 나온다.

다시 말하면 GDP 통계가 어떻게 구해지는가를 알면 GDP 통계 자료가 구성되는 내역을 알게 된다.

이는 결국 앞서 논의한 경제 용어나 개념에서 나온 것들과 서로 일치하거나 조응한다는 사실이다.

물가의 경우도 통계가 나온다.

어떻게 산출되는가를 알면 물가를 이해하기 훨씬 쉬워진다.

실업도 이론적으로 제시되는 개념들이 통계 조사의 바탕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통계 자료가 제공하는 원 데이터(raw data)를 통해 비율 또는 증가율 등을 구해 2차적 자료(secondary data)로 활용될 수 있음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통계 수치는 경제적 변화 또는 경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거시경제가 제공하는 자료와 통계는 항상 한계와 제약이 따른다.

이론적으로 올바르게 설계되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조사되고 통계 자료화되는 과정에서 문제를 드러낸다.

GDP 개념이 한 나라의 경제 성장이나 실질적 소비 수준을 나타낼 수는 있지만 국민 전체의 복지 수준이나 행복 수준까지 제공해주지는 못한다.

GDP가 공해 물질을 배출하거나 유한한 자원이 고갈되는 것을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그 예이다.

또한 물가와 실업에 관한 내용은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하고 있듯이 실제로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이 훨씬 높음에도 통계적으로 조사, 발표하는 지표 물가와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물가와 실업에 대해서는 이들 지표가 실질적인 경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넷째,배운 거시경제 변수의 확장과 응용이다.

이 분야가 학생들에게는 아마도 가장 어렵고,어떠한 인과관계를 갖는지 논리적으로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

그래서 학생들이 경제를 어렵고 배우기 싫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면 환율의 변화가 수출과 수입에 영향을 주고 경상수지에 효과를 미치는지 따지고 이해해야 한다.

또한 환율 상승이 수출 증대 효과를 가져와 한 나라 안에 유동성이 커지면 물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내용에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사실 고교 경제 교과서에서는 경제 현황에 대한 충분한 전제나 설명 없이 이와 같은 변수 간 관련성과 인과성을 제시하고 있어 학생들이 이를 어렵게 인식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총수요가 늘어나면 실업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상승한다거나 등의 논리도 상당 부분 축약해 가르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잘 맞지 않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다른 거시경제 변수와의 관련성이라든지 인과관계 등을 학습할 때 항상 신문 또는 뉴스와 친숙해질 것을 권고하고 싶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왜 그런가를 반문하고 경제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통상적으로 연말이 되면 으레 이곳저곳에서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공사가 많았다.

서울 지역은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아마도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남은 예산을 소진하는 방편으로 활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과 달리 봄부터 보도블록 교체 공사가 많았다.

나아가 전국적인 공사로 이어졌다.

학생들은 왜 이럴까 생각해본 적이 없을 듯하다.

밤늦게까지 공부하느라 보도블록 공사를 하는지에 대해 관심조차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유심히 살펴보았다면 왜 연말이 아니고 지금일까?

시내 어디를 가도 보도블록 공사가 한창인데 왜 그럴까?

더욱이 전국적으로 보도블록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금방 답을 알 수 있다.

서브프리임 사태로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인 경제침체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정부의 경제적 역할이 강화될 필요성 때문이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통해 침체된 경기를 막아보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것이다.

학생들 가운데 이와 같은 유추를 한 학생이 있다면 훌륭한 사회 과학자의 소질을 갖추었다고 봐도 손색이 없다.

이번 호에서는 본격적인 거시경제 수업에 앞서 경제 교과서가 담고 있는 내용들을 학습하는 데 도움을 줄 지침을 제공하려는 데 목적을 두었다.

이 글은 어느 정도 경제에 대한 사전 학습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거시경제를 이해하고 접근하는 방법을 새롭게 알려 준다.

반면 경제에 대한 이해가 없는 학생들은 경제 수업을 듣고 나서 배운 것을 복습하거나 중간 또는 기말시험을 준비할 때,이 글의 내용을 잘 떠올리면 학습과 이해에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 학생들은 여름방학 동안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재충전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 수업이 거시경제 부문으로 넘어가면서 어렵게 여길 학생들이 많아질까도 걱정스러워진다.

그렇지만 논술이나 면접에서 경제적 사고와 이해를 요구하는 질문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2학기 거시경제를 수업하고 나서 경제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기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진영 KDI경제정보센터 실장 jykim@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