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실패한다고?
심화 선택 과목인 '경제' 시간에 학생들은 골치 아픈 경제 이론은 고사하고 어려운 경제 용어 때문에 혀를 내두른다.
도대체 시장이 어떻게 실패한다는 것인지, 시장이 갖는 교환과 거래의 기능을 잃게 된다는 것인지,존재하던 시장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을 말하는지 도대체 종잡을 수 없다.
그렇다면 시장 실패가 무엇인지를 교과서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교과서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시장 원리에 맡기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돼 경제 문제가 해결된다.
그런데 시장에 맡겼더니 시장이 최선의 자원 배분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시장 실패라고 한다.
시장 실패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생긴다.
그래야만 시장 실패를 이해하는 실마리가 풀리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은 학교에서 수업할 때, 언제 학습하게 되나?
첫 번째는 경제 체제를 학습하면서다.
시장 경제가 갖는 장점의 하나로 설명한다.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자신의 이윤과 만족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한정된 자원이 낭비되지 않고 꼭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게 만든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된다고 한다.
두 번째는 시장의 가격 기능에서 나온다.
효율적 자원 배분이란 사회의 희소한 자원을 모자라거나 남김 없이 사회 전체에 가장 큰 이득이 되는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것이다.
자원의 희소성은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희소한 자원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낭비다.
또한 희소한 자원이 활용된다 하더라도 가장 효율적으로 쓰여야만 낭비가 없다.
결국 쓸데 없는 곳에 자원과 시간을 낭비하면 경쟁에서 뒤처져 손해를 본다.
공급자들은 이윤 획득이라는 경쟁에서 남보다 더 싸게,더 잘 만들려고 최선을 다한다.
소비자들은 일정한 소득으로 질 좋고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은 희소한 자원을 활용해 가장 낮은 비용으로 만들어,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공급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세 번째는 생산가능성 곡선을 설명하는 곳에서 등장한다.
생산 가능성 곡선은 희소한 자원 또는 주어진 자원으로 생산할 수 있는 최대 능력을 말한다.
따라서 생산 가능성 곡선 상의 생산 조합을 선택해야만 낭비를 초래하지 않는다.
네 번째는 시장 구조에서 나온다.
이상적인 시장의 형태는 완전 경쟁이다.
그러나 시장 기능에 맡기다 보면 독과점과 같이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불완전 경쟁 시장이 발생한다.
불완전 경쟁 시장이 자원 배분에 비효율을 가져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예를 들어 '생글생글'이 논술 자료로서 엄청난 인기를 누린다고 하자.
다른 곳에서 만들어 내는 논술 교재는 판매조차 안 된다.
이때 '생글생글' 교재는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린다.
논술 교재를 찾는 소비자들은 다른 교재가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할 수밖에 없다.
또 일부 소비자는 높은 가격 때문에 논술 자료를 구할 형편이 안 되기 때문에 자원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시장 실패를 설명하기 위한 기초 개념으로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장황하게 기술했다.
이번 호부터 몇 주에 걸쳐 나올 시장 실패의 실제 사례를 통해 어떻게 그리고 왜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발생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시장 실패를 학습하고 나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고교 과정의 시장 실패 원인으로 우선 시장이 경쟁적이지 못한 점을 들고 있다.
독과점 시장은 참여자들 간 공정한 경쟁을 제한한다는 점에서도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배분한다.
독과점 시장은 대부분 완전 경쟁시장에 비해 더 높은 가격,더 적은 생산량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둘째,공공재의 공급이다.
공공재 공급을 시장에 맡겨 둔다면 공공재가 갖는 특성으로 어느 누구도 비용을 치르지 않으려는 유인 때문에 시장이나 가격이 형성되기 어려워 자원 배분이 비효율적이게 된다.
셋째,외부 효과가 발생할 때다.
경제 주체들의 경제 활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피해나 이득을 주는 데 대해 대가나 보상을 하지 않으며,이에 따라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시장 실패가 발생할 수 있다.
넷째,현행 고등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할 때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란 쌍방의 거래자 가운데 어느 한쪽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거래자 간 정보의 차이가 커지면 상대적으로 정보가 많은 쪽이 덜 가진 쪽을 이용함으로써 거래 당사자 간 완전한 정보라는 시장의 특성이 충족되지 못해 시장 실패가 일어난다.
위의 네 가지 사례가 어떻게 비효율적 자원 배분을 낳는가는 개별 사례를 다루는 다음 호부터 자세히 제시될 것이다.
아울러 시장 실패를 치유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다룰 예정이다.
첫 번째 사례인 불완전 경쟁에 대해서는 이미 시장 구조에서 살펴보았기 때문에 두 번째 사례인 공공재를 다음 호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하에서는 전체적 시장 실패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표로 정리해 보았다.
위의 표에서 보듯 시장 실패가 발생하는 원인에 따라 다양한 치유책이 시도되고 있다.
대체적으로 시장 실패를 치유하기 위해 정부 개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논리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정부 역시 만능이지 않고 지나친 정부의 경제 행위 간섭으로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시장 실패의 보완을 위해 정부 개입이 지나쳐 시장 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정부 실패'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정부 실패가 일어나는 이유 역시 정부의 불완전한 지식과 정보에 기인한다.
관료들 또한 자신의 행동이 이익과 직접 결부되지 않는데서 오는 경제적 유인의 부족이다.
결국 정부 실패를 치유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공기업의 민영화나 규제 완화가 그 대표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시장 실패의 치유는 시장의 경쟁이나 효율성에 기초한 시장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환경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이 오염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가고 있음도 그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다.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경제교육실장 jykim@kdi.re.kr
심화 선택 과목인 '경제' 시간에 학생들은 골치 아픈 경제 이론은 고사하고 어려운 경제 용어 때문에 혀를 내두른다.
도대체 시장이 어떻게 실패한다는 것인지, 시장이 갖는 교환과 거래의 기능을 잃게 된다는 것인지,존재하던 시장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을 말하는지 도대체 종잡을 수 없다.
그렇다면 시장 실패가 무엇인지를 교과서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교과서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시장 원리에 맡기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돼 경제 문제가 해결된다.
그런데 시장에 맡겼더니 시장이 최선의 자원 배분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시장 실패라고 한다.
시장 실패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생긴다.
그래야만 시장 실패를 이해하는 실마리가 풀리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은 학교에서 수업할 때, 언제 학습하게 되나?
첫 번째는 경제 체제를 학습하면서다.
시장 경제가 갖는 장점의 하나로 설명한다.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자신의 이윤과 만족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한정된 자원이 낭비되지 않고 꼭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게 만든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된다고 한다.
두 번째는 시장의 가격 기능에서 나온다.
효율적 자원 배분이란 사회의 희소한 자원을 모자라거나 남김 없이 사회 전체에 가장 큰 이득이 되는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것이다.
자원의 희소성은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희소한 자원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낭비다.
또한 희소한 자원이 활용된다 하더라도 가장 효율적으로 쓰여야만 낭비가 없다.
결국 쓸데 없는 곳에 자원과 시간을 낭비하면 경쟁에서 뒤처져 손해를 본다.
공급자들은 이윤 획득이라는 경쟁에서 남보다 더 싸게,더 잘 만들려고 최선을 다한다.
소비자들은 일정한 소득으로 질 좋고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은 희소한 자원을 활용해 가장 낮은 비용으로 만들어,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공급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세 번째는 생산가능성 곡선을 설명하는 곳에서 등장한다.
생산 가능성 곡선은 희소한 자원 또는 주어진 자원으로 생산할 수 있는 최대 능력을 말한다.
따라서 생산 가능성 곡선 상의 생산 조합을 선택해야만 낭비를 초래하지 않는다.
네 번째는 시장 구조에서 나온다.
이상적인 시장의 형태는 완전 경쟁이다.
그러나 시장 기능에 맡기다 보면 독과점과 같이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불완전 경쟁 시장이 발생한다.
불완전 경쟁 시장이 자원 배분에 비효율을 가져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예를 들어 '생글생글'이 논술 자료로서 엄청난 인기를 누린다고 하자.
다른 곳에서 만들어 내는 논술 교재는 판매조차 안 된다.
이때 '생글생글' 교재는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린다.
논술 교재를 찾는 소비자들은 다른 교재가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할 수밖에 없다.
또 일부 소비자는 높은 가격 때문에 논술 자료를 구할 형편이 안 되기 때문에 자원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
시장 실패를 설명하기 위한 기초 개념으로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장황하게 기술했다.
이번 호부터 몇 주에 걸쳐 나올 시장 실패의 실제 사례를 통해 어떻게 그리고 왜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발생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시장 실패를 학습하고 나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고교 과정의 시장 실패 원인으로 우선 시장이 경쟁적이지 못한 점을 들고 있다.
독과점 시장은 참여자들 간 공정한 경쟁을 제한한다는 점에서도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배분한다.
독과점 시장은 대부분 완전 경쟁시장에 비해 더 높은 가격,더 적은 생산량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둘째,공공재의 공급이다.
공공재 공급을 시장에 맡겨 둔다면 공공재가 갖는 특성으로 어느 누구도 비용을 치르지 않으려는 유인 때문에 시장이나 가격이 형성되기 어려워 자원 배분이 비효율적이게 된다.
셋째,외부 효과가 발생할 때다.
경제 주체들의 경제 활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피해나 이득을 주는 데 대해 대가나 보상을 하지 않으며,이에 따라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시장 실패가 발생할 수 있다.
넷째,현행 고등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할 때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란 쌍방의 거래자 가운데 어느 한쪽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거래자 간 정보의 차이가 커지면 상대적으로 정보가 많은 쪽이 덜 가진 쪽을 이용함으로써 거래 당사자 간 완전한 정보라는 시장의 특성이 충족되지 못해 시장 실패가 일어난다.
위의 네 가지 사례가 어떻게 비효율적 자원 배분을 낳는가는 개별 사례를 다루는 다음 호부터 자세히 제시될 것이다.
아울러 시장 실패를 치유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다룰 예정이다.
첫 번째 사례인 불완전 경쟁에 대해서는 이미 시장 구조에서 살펴보았기 때문에 두 번째 사례인 공공재를 다음 호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하에서는 전체적 시장 실패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표로 정리해 보았다.
위의 표에서 보듯 시장 실패가 발생하는 원인에 따라 다양한 치유책이 시도되고 있다.
대체적으로 시장 실패를 치유하기 위해 정부 개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논리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정부 역시 만능이지 않고 지나친 정부의 경제 행위 간섭으로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시장 실패의 보완을 위해 정부 개입이 지나쳐 시장 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정부 실패'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정부 실패가 일어나는 이유 역시 정부의 불완전한 지식과 정보에 기인한다.
관료들 또한 자신의 행동이 이익과 직접 결부되지 않는데서 오는 경제적 유인의 부족이다.
결국 정부 실패를 치유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공기업의 민영화나 규제 완화가 그 대표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시장 실패의 치유는 시장의 경쟁이나 효율성에 기초한 시장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환경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이 오염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가고 있음도 그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다.
김진영 KDI 경제정보센터 경제교육실장 jykim@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