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는 한가지 파장으로 된 단색


불꽃놀이는 금속 화학 반응 이용
[Science] 레이저쇼와 불꽃놀이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아 가족단위의 나들이객이 급속히 늘면서 이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다양한 야외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각종 지역축제의 개회식 · 폐막식은 물론 테마파크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어두운 밤하늘을 캔버스 삼아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그려내는 레이저쇼와 불꽃놀이다.

최근 개막된 경기도민체전의 개막식에 불꽃놀이와 레이저쇼가 등장했으며 이달 초에는 청계천을 찾은 시민을 위한 화려한 레이저쇼가 펼쳐졌다.

용인 에버랜드 등 야외 테마파크에서도 매일 밤 화려한 불꽃놀이와 레이저쇼가 펼쳐지고 있다.

밤하늘을 환상적으로 꾸며내는 레이저쇼와 불꽃놀이의 비밀은 무엇일까?

⊙ 레이저는 일반 빛과는 달라요!

같은 빛이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빛과 레이저는 큰 차이가 있다.

일반 빛과 달리 레이저로는 밤하늘에 아름답고 섬세한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며 여러 가지 색과 함께 2차원은 물론 3차원 그림까지 표현이 가능하다.

백열등, 형광등 등의 일반적인 광원은 다양한 파장의 빛을 방출한다.

또 빛이 전파돼 나가면서 퍼지게 되므로 광원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빛의 세기가 점점 작아진다.

이는 광원에서 실제로 빛을 방출하는 원자가 파장,위상,방향이 일정하지 않은 빛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레이저는 파장, 위상, 방향이 일정한 빛을 방출한다.

따라서 레이저 빔(beam)은 세기가 강하고 한 가지 색을 띠며 지름의 변화가 거의 없이 멀리까지 전달된다.

이와 같은 특성으로 레이저를 이용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것이다.

레이저의 또다른 특징은 '단색성'을 갖는다는 점.

태양빛이나 형광등 불빛도 흰색처럼 보여 단색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태양빛이나 형광등 불빛은 빛의 3원색인 빨강,파랑,초록이 합쳐진 색이다.

프리즘을 통과한 태양빛이 무지개 색으로 나눠지는 것이 그 증거다.

하지만 레이저는 한 가지 파장으로 된 단색이다.

따라서 여러 색의 레이저를 사용하면서 원하는 색깔의 화려한 그림을 그릴 수가 있는 것이다.

⊙ 불꽃놀이의 원리는 금속 불꽃반응

불꽃놀이에서 불꽃의 화려한 모양과 색상은 금속 성분들이 화약과 함께 연소되면서 나타나는 화학반응을 이용한다.

이는 금속을 촛불의 겉불꽃 속에 넣었을 때 포함된 원소에 따라 독특한 불꽃색을 나타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알루미늄(Al)은 타면서 은백색을 내고 구리(Cu)는 청록색,나트륨(Na)은 노란색 등의 빛을 낸다.

불꽃놀이는 발사포에 축구공 크기의 '연화(煙花)'를 넣어 하늘로 쏘아올린 후 터뜨리는 방식을 이용한다.

발사포의 추진제가 터지면 연화가 발사돼 연화의 후미 도화선에도 불이 붙는다.

연화가 일정 고도에 올랐을 때 연화 중심부에 있는 화약에 불이 붙으면서 폭발하고 용기 속에 들어있던 성(星 · 금속 성분과 화약이 섞여있는 구슬)들이 360도 방향으로 날아가면서 다양한 빛과 모양을 형성하게 된다.

표현되는 모양에 따라 연화 1개에 성 20~100여개가 들어가며 도화선의 길이를 조정해 공중에서 개화되는 시점과 고도를 조절할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성을 어떤 모습으로 배치시키는가에 따라 불꽃은 다양한 모습으로 연출된다.

불꽃 연출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은 글자나 하트 등의 특정 모양을 표현하는 것.공중에서 터지면서 확산되는 성들의 속도가 모두 같아야 하고 방향도 360도로 일정해야 제모양이 나오는데 한 쪽이 조금만 먼저 터져도 모양이 찌그러지기 때문이다.

특히 문자는 평면으로 보이기 때문에 관람객 위치에 따라 뒤집힐 수도 있고 한 줄로만 보일 수도 있어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금속별 불꽃색상

알루미늄(Al)/ 은백색

구리(Cu)/ 청록색

나트륨(Na)/ 노란색

스트론튬(Sr)/ 빨간색

칼륨(K)/ 주황색

세슘(Cs)/ 청색

바륨(Ba)/ 황록색

⊙ 컴퓨터 칩이 탑재된 불꽃놀이도 있어요

캄캄한 밤 배경이 없이 낮에 이뤄지는 불꽃놀이에서는 연기와 소리가 중요하다.

그래서 연기가 되는 발연제를 넣어서 유색연기를 나게 하는데 흰색은 석고 · 아연가루 · 산화아연 등을,노란색은 황 및 황화비소, 푸른색은 군청, 붉은색은 광명단 등을 사용해 만든다.

또 아우라민(노란색) 파라나이트로아닐린(붉은색) 아이오딘(자색) 인디고(푸른색) 등을 첨가해 아름다운 색조를 가진 연기를 내게 할 수 있다.

연화에 숯가루를 섞으면 불꽃이 꼬리를 끄는 효과를 내며,조명제로 마그네슘 · 철 · 알루미늄 가루 등을 첨가하면 각각 독특한 눈부신 빛을 내면서 연소한다.

옥피를 튼튼히 만들면 화약이 작렬할 때 큰 소리가 나는데 과염소산나트륨 · 알루미늄 가루 · 삼황화안티모니 등의 혼합물을 첨가하면 더 격렬한 작렬음이 발생한다.

이 같은 발음제를 일반적으로 '천둥'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불꽃의 발사 시간을 컴퓨터로 제어해 음악에 맞춘 불꽃 연출 기술을 개발해 관객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불꽃을 감상할 수도 있다.

과거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하던 수준의 불꽃에서 벗어나 한편의 연극이나 영화를 감상하는 것과 같은 완성도 높은 불꽃 연출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것.

불꽃 제품 안에 컴퓨터 칩을 탑재해 불꽃 제품이 공중으로 발사된 후 원하는 시간에 정확하게 터지도록 제어하는 기술이 최근 시도되고 있으나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송호진 에버랜드 엔터테인먼트팀 팀장은 "레이저와 불꽃놀이의 특징에 보다 복잡한 과학 원리를 적용하면 원하는 만큼 다양한 멀티미디어쇼 효과를 얻어낼 수 있다"며 "레이저 쇼와 불꽃놀이에 담겨있는 과학의 원리에 호기심을 가진다면 더욱 재미있게 이들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