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제시문 (나)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시문 (다)에 나타난 '얼룩이'와 '초록이'의 견해를 비교하고, 제시문 (가) (나) (다)를 참고하여 자유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50점)
<해제>
논제 2번은 요구 사항이 복합적이며,배점 또한 50점으로 이른바 요약형,비교-견해형,수리적 사고력 측정형으로 일컬을 수 있는 세 논제 중 점수가 가장 높다.
2번 논제의 요구 사항을 찬찬히 살피면 두 개의 작은 소논제로 문제가 나뉘어진다.
처음의 소논제는 제시문 (나)를 바탕으로 제시문 (다)를 살피라는 것이고,그 다음의 소논제는 제시문 (가) (나) (다)를 전부 참고하여 전체 주제인 '자유'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논하라는 것이다.
우선 첫 번째 소논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자면,필립 페팃의 '공화주의'에서 발췌된 제시문 (나)를 읽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김성한의 '개구리'에 나오는 두 주인공을 비교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제시문 (다)에 나오는 '얼룩이'와 '초록이'의 견해를 비교하기에 앞서 일단 제시문 (나)의 논지를 명료하게 파악해야 한다.
두 제시문에 대한 이해가 따로 동떨어져 있거나 제시문 (나)를 기반으로 제시문 (다)를 논리적으로 해석하지 않는다면 논점 일탈이 된다.
이 논제는 사회과학 분야의 제시문이 전달하고자 하는 논지를 명확하게 이해한 다음,이를 다소 이질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문학 제시문에 접목하여 적절하게 해석할 수 있는 적용 능력이 있는지가 문제 해결의 관건이다.
깊이 있는 분석 능력과 통합적 사고력이 있어야 상호 이질적인 분야의 글을 하나로 꿰어서 논할 수 있다.
고려대는 문학 작품을 제시문에 출제함으로써 학생들의 심층적 이해력을 가늠하고자 하는데,문학의 비유적이고 상징적인 표현에서 명쾌하게 논지를 도출하는 일은 탄탄한 이해력이 갖추어지지 않은 이상 쉽지 않다.
그런데 일견 사소하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재미있는 점은 기출문제에서는 시(詩)가 문학 제시문으로 출제되었고 모의논술에서는 희곡(戱曲)이 나왔는데 이번 시험은 소설(小說)이 제시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고려대의 논술 문제에서 여러 장르의 문학 작품이 골고루 출제될 수 있다는 의미인데,어떠한 형태의 문학 작품이 등장하건 간에 문학적 상징 체계 안에 숨겨진 의미를 명료히 파악하고 적절한 표현으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는 점은 한결같다.
일단 필립 페팃의 '공화주의'를 인용하여 적절히 정리한 글인 제시문 (나)를 살펴보자.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지배'와 '간섭'이라는 양 개념을 세세히 논하면서 자유의 의미를 해명하고자 하는 필립 페팃의 논지를 명료하게 파악하여야 한다.
페팃은 벌린의 분류를 인용하면서 글을 시작하고 있다.
글을 쓰는 이가 다른 이의 견해를 인용하는 의도는 대개 두 가지이다.
하나는 다른 이의 견해를 그대로 차용하면서 글을 전개해나가는 것이고,또 다른 하나는 인용한 저자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새로운 견해를 개진해나가기 위함이다.
페팃이 벌린을 인용한 의도는 후자이다.
벌린이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인 자유라는 개념 분류를 고안하였는데 이러한 분류로는 자유라는 개념에 제대로 접근하기에 부족하다고 비판하면서,페팃 자신은 '지배 없는 자유'라는 새로운 개념을 들어 자유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주창하는 '지배 없는 자유'라는 개념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간섭의 유무가 아니라 지배의 유무에 초점을 두면서 '간섭'과 '지배'라는 양 개념의 차이를 세심하게 구분하고 있다.
두 번째 문단과 세 번째 문단은 예시를 통한 개념 설명에 긴 분량을 할애하여 양자 개념을 무척 세심하게 분리하고,네번째 문단은 단순하게 간섭의 부재를 자유라고 규정한 홉스의 견해를 비판하면서 진정한 자유는 지배 없는 자유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페팃이 지배와 간섭이라는 양 개념을 엄밀하게 구별하였지만 마지막 문단에서는 두 개념의 상호 연관성을 인정하고 있다.
간섭이 자의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이는 지배와 예속의 상태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배'와 '간섭'의 상관성을 말하면서 간섭이 지배로 변질되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논지를 토대로 제시문 (다)에 접근하자.
제시문 (다)에는 '얼룩이'와 '초록이'라는 대조적인 두 개구리가 등장한다.
얼룩이는 권력욕에 불타 전체주의적 지배 질서를 확립하기를 바란다.
얼룩이가 보기에는 '저마다 멋대로 날뛰는' 개구리 사회는 방종함과 무질서의 극치로서 독수리가 지배하는 날짐승 사회에 비교하여 부끄러운 상태로 평가된다.
얼룩이는 일사분란한 질서를 정립하기 위해 지도자가 필요하며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여야 한다고 주창한다.
"잘못하는 놈은 잡아먹지,아니 잡아먹어야지"라고 말하는 얼룩이는 '지도자'와 '질서'라는 것이 페팃이 논하는 지배 없는 간섭에서 그치지 않고 '지배와 예속'으로 이어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초록이는 지배 없는 자유의 가치를 중시한다.
"얼룩아,보기두 싫다. 높은 데서 뽐내지 말구 내려와. 네나 내나 마찬가지야. 지도자구 질서구,되지 못하게스리. 나는 이대루 자뿌라질 자유,낮잠 잘 자유,제멋대루 거꾸로 설 자유가 좋다" 라고 일갈하는 자유주의자 초록이는 상명하복의 위계질서를 거부하고 삶의 자율성을 강조한다.
'네나 내나 마찬가지'라고 얼룩이를 핀잔하는 초록이의 말에는 특정 개인이 다른 개인보다 우위에 서서 다른 이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는 평등주의적(egalitarian) 시각이 드러난다.
지배와 예속을 거부하고 자유를 마음껏 향유하면서 살고자 하는 초록이의 눈에는 '저마다 멋대로 날뛰는' 개구리 사회의 모습은 개성을 발현하는 자유로운 생활 양태이다.
획일적인 사회 질서를 위해 자유라는 중요한 개인의 권리를 희생하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초록이에게 얼룩이가 주창하는 '질서'는 억압에 불과하다.
'지배 없는 자유'를 이상으로 삼는 초록이는 자의적인 간섭은 지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개구리들은 간섭과 지배를 혼동하는 노예 근성을 보인다.
페팃의 논지에 의하면 간섭은 지도자의 선동이나 강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 동의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개구리들은 얼룩이에게 부화뇌동하여 자유에 대한 진지한 고찰 없이 지도자 선출에 대한 동의를 하고 있다.
개인 자유의 자발적 양도와 포기라는 점에서 개구리 사회의 권력이 합리화될 수는 있으나 권력의 정당성이 확보될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초록이는 통치자의 자질을 화두로 삼는다.
초록이가 원칙적으로는 사적 자치(自治)를 원하는 자유주의자이면서도 지도자의 덕목을 거론하며 얼룩이가 지도자감으로는 부적당함을 밝히는 이유는,만약 통치자와 피치자가 꼭 생겨야만 한다면 그 통치자가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정당한 자여야 '지배 없는 자유'의 이상이 실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표성이 없는 통치자의 간섭은 자의적인 간섭이 되기가 쉽고 그러한 부당한 간섭은 지배와 예속을 초래한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자기 지배이므로 이러한 시민의 견제가 끊임없이 요구된다.
제시문 (나)와 (다)를 연계하여 정리하였다면,이제는 논제의 두 번째 요구로 넘어가자.
이제 논제의 전체 주제인 '자유'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의 주관을 서술해 나가야 한다.
자유는 두루두루 여러 쟁점을 꿸 수 있는 광범위한 주제이고 누구나 평소 일상생활에서부터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대상이다.
자유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 추구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필수불가결하며 자유로운 정치 과정의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근현대사를 통해서 숙지하였겠지만 개인의 자유는 민주주의 질서의 기초이자 권력의 창설과 그 행사의 정당성을 보장한다.
그런데 문제는 사회의 질서와 개인의 자유가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점이다.
개인의 활동이 사회적 연관관계에 위치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많으며 개인의 자유가 공익 내지 사회질서를 위해 제한되는 사례는 주변에서 수많은 시사 쟁점을 통해 수 차례 접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자유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연관 관계 속에서 어떻게 개인의 자유와 사회질서의 상충 관계를 조율할 것인가 하는 논의가 필수적이다.
또한 논제의 요구사항에 따르면 제시문 (가) (나) (다)를 모두 참고하라고 하였으므로,답안 작성 과정에서 칸트가 말하는 '이성의 공적 사용'에 대한 자유,페팃이 논한 '지배 없는 자유'의 이상,김성한이 보여준 '개인의 자유와 집단의 질서' 사이의 상충을 다루면서 각 제시문의 내용에 대한 종합적 판단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질서 사이에서 빚어지는 긴장과 갈등 관계에 대한 뚜렷한 주관을 보여주며,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의 틀 안에서 자신의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자유의 한계를 어떻게 정할 것일지에 관해서는 날마다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고, 사람마다 제시하는 의견도 모두 제각각이다.
전체주의와 극단적인 자유주의 사이에서 자신만의 균형된 시각을 명료하게 보여야 논제의 두 번째 요구사항에 답하는 훌륭한 답안이 작성될 수 있다.
홍보람 S·논술 선임연구원 nikebbr@nonsul.com
<해제>
논제 2번은 요구 사항이 복합적이며,배점 또한 50점으로 이른바 요약형,비교-견해형,수리적 사고력 측정형으로 일컬을 수 있는 세 논제 중 점수가 가장 높다.
2번 논제의 요구 사항을 찬찬히 살피면 두 개의 작은 소논제로 문제가 나뉘어진다.
처음의 소논제는 제시문 (나)를 바탕으로 제시문 (다)를 살피라는 것이고,그 다음의 소논제는 제시문 (가) (나) (다)를 전부 참고하여 전체 주제인 '자유'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논하라는 것이다.
우선 첫 번째 소논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자면,필립 페팃의 '공화주의'에서 발췌된 제시문 (나)를 읽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김성한의 '개구리'에 나오는 두 주인공을 비교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제시문 (다)에 나오는 '얼룩이'와 '초록이'의 견해를 비교하기에 앞서 일단 제시문 (나)의 논지를 명료하게 파악해야 한다.
두 제시문에 대한 이해가 따로 동떨어져 있거나 제시문 (나)를 기반으로 제시문 (다)를 논리적으로 해석하지 않는다면 논점 일탈이 된다.
이 논제는 사회과학 분야의 제시문이 전달하고자 하는 논지를 명확하게 이해한 다음,이를 다소 이질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문학 제시문에 접목하여 적절하게 해석할 수 있는 적용 능력이 있는지가 문제 해결의 관건이다.
깊이 있는 분석 능력과 통합적 사고력이 있어야 상호 이질적인 분야의 글을 하나로 꿰어서 논할 수 있다.
고려대는 문학 작품을 제시문에 출제함으로써 학생들의 심층적 이해력을 가늠하고자 하는데,문학의 비유적이고 상징적인 표현에서 명쾌하게 논지를 도출하는 일은 탄탄한 이해력이 갖추어지지 않은 이상 쉽지 않다.
그런데 일견 사소하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재미있는 점은 기출문제에서는 시(詩)가 문학 제시문으로 출제되었고 모의논술에서는 희곡(戱曲)이 나왔는데 이번 시험은 소설(小說)이 제시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고려대의 논술 문제에서 여러 장르의 문학 작품이 골고루 출제될 수 있다는 의미인데,어떠한 형태의 문학 작품이 등장하건 간에 문학적 상징 체계 안에 숨겨진 의미를 명료히 파악하고 적절한 표현으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는 점은 한결같다.
일단 필립 페팃의 '공화주의'를 인용하여 적절히 정리한 글인 제시문 (나)를 살펴보자.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지배'와 '간섭'이라는 양 개념을 세세히 논하면서 자유의 의미를 해명하고자 하는 필립 페팃의 논지를 명료하게 파악하여야 한다.
페팃은 벌린의 분류를 인용하면서 글을 시작하고 있다.
글을 쓰는 이가 다른 이의 견해를 인용하는 의도는 대개 두 가지이다.
하나는 다른 이의 견해를 그대로 차용하면서 글을 전개해나가는 것이고,또 다른 하나는 인용한 저자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새로운 견해를 개진해나가기 위함이다.
페팃이 벌린을 인용한 의도는 후자이다.
벌린이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인 자유라는 개념 분류를 고안하였는데 이러한 분류로는 자유라는 개념에 제대로 접근하기에 부족하다고 비판하면서,페팃 자신은 '지배 없는 자유'라는 새로운 개념을 들어 자유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자신이 주창하는 '지배 없는 자유'라는 개념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간섭의 유무가 아니라 지배의 유무에 초점을 두면서 '간섭'과 '지배'라는 양 개념의 차이를 세심하게 구분하고 있다.
두 번째 문단과 세 번째 문단은 예시를 통한 개념 설명에 긴 분량을 할애하여 양자 개념을 무척 세심하게 분리하고,네번째 문단은 단순하게 간섭의 부재를 자유라고 규정한 홉스의 견해를 비판하면서 진정한 자유는 지배 없는 자유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페팃이 지배와 간섭이라는 양 개념을 엄밀하게 구별하였지만 마지막 문단에서는 두 개념의 상호 연관성을 인정하고 있다.
간섭이 자의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이는 지배와 예속의 상태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배'와 '간섭'의 상관성을 말하면서 간섭이 지배로 변질되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논지를 토대로 제시문 (다)에 접근하자.
제시문 (다)에는 '얼룩이'와 '초록이'라는 대조적인 두 개구리가 등장한다.
얼룩이는 권력욕에 불타 전체주의적 지배 질서를 확립하기를 바란다.
얼룩이가 보기에는 '저마다 멋대로 날뛰는' 개구리 사회는 방종함과 무질서의 극치로서 독수리가 지배하는 날짐승 사회에 비교하여 부끄러운 상태로 평가된다.
얼룩이는 일사분란한 질서를 정립하기 위해 지도자가 필요하며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여야 한다고 주창한다.
"잘못하는 놈은 잡아먹지,아니 잡아먹어야지"라고 말하는 얼룩이는 '지도자'와 '질서'라는 것이 페팃이 논하는 지배 없는 간섭에서 그치지 않고 '지배와 예속'으로 이어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초록이는 지배 없는 자유의 가치를 중시한다.
"얼룩아,보기두 싫다. 높은 데서 뽐내지 말구 내려와. 네나 내나 마찬가지야. 지도자구 질서구,되지 못하게스리. 나는 이대루 자뿌라질 자유,낮잠 잘 자유,제멋대루 거꾸로 설 자유가 좋다" 라고 일갈하는 자유주의자 초록이는 상명하복의 위계질서를 거부하고 삶의 자율성을 강조한다.
'네나 내나 마찬가지'라고 얼룩이를 핀잔하는 초록이의 말에는 특정 개인이 다른 개인보다 우위에 서서 다른 이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는 평등주의적(egalitarian) 시각이 드러난다.
지배와 예속을 거부하고 자유를 마음껏 향유하면서 살고자 하는 초록이의 눈에는 '저마다 멋대로 날뛰는' 개구리 사회의 모습은 개성을 발현하는 자유로운 생활 양태이다.
획일적인 사회 질서를 위해 자유라는 중요한 개인의 권리를 희생하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초록이에게 얼룩이가 주창하는 '질서'는 억압에 불과하다.
'지배 없는 자유'를 이상으로 삼는 초록이는 자의적인 간섭은 지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개구리들은 간섭과 지배를 혼동하는 노예 근성을 보인다.
페팃의 논지에 의하면 간섭은 지도자의 선동이나 강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 동의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개구리들은 얼룩이에게 부화뇌동하여 자유에 대한 진지한 고찰 없이 지도자 선출에 대한 동의를 하고 있다.
개인 자유의 자발적 양도와 포기라는 점에서 개구리 사회의 권력이 합리화될 수는 있으나 권력의 정당성이 확보될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초록이는 통치자의 자질을 화두로 삼는다.
초록이가 원칙적으로는 사적 자치(自治)를 원하는 자유주의자이면서도 지도자의 덕목을 거론하며 얼룩이가 지도자감으로는 부적당함을 밝히는 이유는,만약 통치자와 피치자가 꼭 생겨야만 한다면 그 통치자가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정당한 자여야 '지배 없는 자유'의 이상이 실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표성이 없는 통치자의 간섭은 자의적인 간섭이 되기가 쉽고 그러한 부당한 간섭은 지배와 예속을 초래한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자기 지배이므로 이러한 시민의 견제가 끊임없이 요구된다.
제시문 (나)와 (다)를 연계하여 정리하였다면,이제는 논제의 두 번째 요구로 넘어가자.
이제 논제의 전체 주제인 '자유'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의 주관을 서술해 나가야 한다.
자유는 두루두루 여러 쟁점을 꿸 수 있는 광범위한 주제이고 누구나 평소 일상생활에서부터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대상이다.
자유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 추구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필수불가결하며 자유로운 정치 과정의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근현대사를 통해서 숙지하였겠지만 개인의 자유는 민주주의 질서의 기초이자 권력의 창설과 그 행사의 정당성을 보장한다.
그런데 문제는 사회의 질서와 개인의 자유가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점이다.
개인의 활동이 사회적 연관관계에 위치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많으며 개인의 자유가 공익 내지 사회질서를 위해 제한되는 사례는 주변에서 수많은 시사 쟁점을 통해 수 차례 접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자유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연관 관계 속에서 어떻게 개인의 자유와 사회질서의 상충 관계를 조율할 것인가 하는 논의가 필수적이다.
또한 논제의 요구사항에 따르면 제시문 (가) (나) (다)를 모두 참고하라고 하였으므로,답안 작성 과정에서 칸트가 말하는 '이성의 공적 사용'에 대한 자유,페팃이 논한 '지배 없는 자유'의 이상,김성한이 보여준 '개인의 자유와 집단의 질서' 사이의 상충을 다루면서 각 제시문의 내용에 대한 종합적 판단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질서 사이에서 빚어지는 긴장과 갈등 관계에 대한 뚜렷한 주관을 보여주며,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의 틀 안에서 자신의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자유의 한계를 어떻게 정할 것일지에 관해서는 날마다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고, 사람마다 제시하는 의견도 모두 제각각이다.
전체주의와 극단적인 자유주의 사이에서 자신만의 균형된 시각을 명료하게 보여야 논제의 두 번째 요구사항에 답하는 훌륭한 답안이 작성될 수 있다.
홍보람 S·논술 선임연구원 nikebbr@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