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거대 마젤란 망원경’ 개발 참여…130억 광년밖의 우주 관측
우리나라가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10배 높은 해상도를 가진 대형 광학망원경을 개발하는 국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한국천문연구원이 2018년 칠레의 라스 캄파나스(Las Campanas) 지역에 설치될 대형 광학망원경인 '거대 마젤란 망원경(Giant Magellan Telescope·GMT)' 개발 프로젝트에 내년부터 참여한다.
⊙ 130억 광년 밖의 우주 관측
높이 38.7m, 무게 1125t에 이르는 '거대 마젤란 망원경'은 8.4m 크기의 반사경(거울) 7장을 붙여 만든 직경 25m급 망원경으로 총사업비가 7억4000만달러에 이른다.
2003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하버드대 등 미국 6개 기관과 호주 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천문연은 10%가량의 지분(7400만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존하는 망원경 중 가장 직경이 큰 망원경은 하와이에 설치된 케크(Keck) 망원경으로 직경이 10m다.
국내에서는 1996년 경북 영천에 설치된 보현산 천문대 광학망원경이 가장 크나 직경은 1.8m에 불과하다.
망원경은 기본적으로 빛을 모으는 장치기 때문에 반사경의 직경이 클수록 빛을 잘 모을 수 있고 더욱 먼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박병곤 천문연 과학천문연구부 부장은 "거대 마젤란 망원경을 이용하면 130억광년 밖에 있는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며 "이는 130억년 이전의 우주를 볼 수 있다는 의미기 때문에 우주 초기의 모습이나 우주 생성의 역사 등을 연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사경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스튜어드 천문대의 반사경 연구소(Steward Observatory Mirror Lab)에서 제작되고 있다.
연구원은 이 망원경이 대기권 밖 우주에 자리잡고 있는 허블 우주망원경(직경 2.4m)보다 10배 높은 해상도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해상도란 가까이 있는 점 두 개를 멀리서 관찰할 경우 이 두 점을 하나가 아닌, 두 개로 정확하게 분해해서 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거대 마젤란 망원경에는 '적응광학(Adaptive Optics)'이라는 특수한 기술이 적용됐다.
적응광학은 대기에 의한 영상의 교란을 거울 뒤에 설치된 672개의 피스톤으로 실시간 보정해주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하면 지상에 설치된 망원경으로도 대기권 밖에 있는 우주망원경이 관측하는 것과 같은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 천문관측의 요지 라스 캄파나스
망원경이 설치될 라스 캄파나스는 천문관측을 위한 천혜의 요지로 알려져 있다.
사막지대로 일년 내내 맑은 날씨가 유지되며 비가 오지 않아 1년 중 300일 정도 천체관측이 가능하다.
1년에 평균적으로 80%의 밤을 관측에 사용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측광학적으로 의미 있는 날수는 60~65% 정도인 220일이나 된다.
이것은 하와이의 마우나키아 천체관측단지를 제외하고는 세계 최고다.
이 지역의 또 다른 장점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도시가 없고 광산이나 관광지 등이 개발되지 않아 밤하늘이 매우 어둡다는 점이다.
따라서 매우 어두운 천체까지도 관측할 수 있다.
또 이 장소 부근은 앞으로도 개발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망원경을 장기간에 걸쳐 운용할 수 있다.
아울러 바람의 방향은 매우 안정적이다.
북동풍이 80%,남서풍이 20% 분다. 평균 풍속은 5.4㎧이다.
강풍으로 천체관측을 할 수 없는 날은 5% 이하다.
이미 많은 대형 망원경들이 이 지역에 몰려 있으며 현재 미국과 캐나다 기관이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직경 30m짜리 TMT(Thirty Meter Telescope) 망원경과 유럽연합이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42m 직경의 E-ELT 역시 이 지역에 설치될 예정이다.
⊙ 국내 천문학 수준 끌어올릴 계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예산안이 이번 회기 내에 의결되면 천문연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참여해 반사경 기술개발 등에 나선다.
망원경이 완공되면 천문연은 1년에 한 달가량을 배정받아 망원경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연구원들은 칠레로 갈 필요 없이 대전에 위치한 천문연에서 칠레에 있는 망원경을 직접 조정할 수 있으며 수집된 데이터들도 곧바로 천문연으로 전송된다.
천문학은 순수기초과학이다.
천문학을 하기 위해서는 천체관측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망원경은 필수적인 장비다.
세계적으로 첨단 연구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큰 망원경이 있어야 한다.
작은 망원경으로는 빛을 모으는 성능이 낮기 때문에 멀리 있는 우주를 볼 수 없다.
천문연 관계자는 "세계적인 선진국들의 연구와 같이 나가려면 우리가 독자적으로 쓸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25m 크기의 망원경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자돼야 하고 첨단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독자적으로는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천문연 측은 국제 사업이 있을 때 지분을 확보해 우리 과학 연구에 투자하고 원천과학 수준을 세계적인 레벨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박병곤 부장은 "생물학자가 세포구조를 연구하는 데 현미경이 없으면 안 되는 것과 같이 천문 연구에 있어서 망원경은 필수장비"라며 "거대 마젤란 망원경 프로젝트 참여는 국내 천문학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한국천문연구원이 2018년 칠레의 라스 캄파나스(Las Campanas) 지역에 설치될 대형 광학망원경인 '거대 마젤란 망원경(Giant Magellan Telescope·GMT)' 개발 프로젝트에 내년부터 참여한다.
⊙ 130억 광년 밖의 우주 관측
높이 38.7m, 무게 1125t에 이르는 '거대 마젤란 망원경'은 8.4m 크기의 반사경(거울) 7장을 붙여 만든 직경 25m급 망원경으로 총사업비가 7억4000만달러에 이른다.
2003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하버드대 등 미국 6개 기관과 호주 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천문연은 10%가량의 지분(7400만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존하는 망원경 중 가장 직경이 큰 망원경은 하와이에 설치된 케크(Keck) 망원경으로 직경이 10m다.
국내에서는 1996년 경북 영천에 설치된 보현산 천문대 광학망원경이 가장 크나 직경은 1.8m에 불과하다.
망원경은 기본적으로 빛을 모으는 장치기 때문에 반사경의 직경이 클수록 빛을 잘 모을 수 있고 더욱 먼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박병곤 천문연 과학천문연구부 부장은 "거대 마젤란 망원경을 이용하면 130억광년 밖에 있는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며 "이는 130억년 이전의 우주를 볼 수 있다는 의미기 때문에 우주 초기의 모습이나 우주 생성의 역사 등을 연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사경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스튜어드 천문대의 반사경 연구소(Steward Observatory Mirror Lab)에서 제작되고 있다.
연구원은 이 망원경이 대기권 밖 우주에 자리잡고 있는 허블 우주망원경(직경 2.4m)보다 10배 높은 해상도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해상도란 가까이 있는 점 두 개를 멀리서 관찰할 경우 이 두 점을 하나가 아닌, 두 개로 정확하게 분해해서 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거대 마젤란 망원경에는 '적응광학(Adaptive Optics)'이라는 특수한 기술이 적용됐다.
적응광학은 대기에 의한 영상의 교란을 거울 뒤에 설치된 672개의 피스톤으로 실시간 보정해주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하면 지상에 설치된 망원경으로도 대기권 밖에 있는 우주망원경이 관측하는 것과 같은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 천문관측의 요지 라스 캄파나스
망원경이 설치될 라스 캄파나스는 천문관측을 위한 천혜의 요지로 알려져 있다.
사막지대로 일년 내내 맑은 날씨가 유지되며 비가 오지 않아 1년 중 300일 정도 천체관측이 가능하다.
1년에 평균적으로 80%의 밤을 관측에 사용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측광학적으로 의미 있는 날수는 60~65% 정도인 220일이나 된다.
이것은 하와이의 마우나키아 천체관측단지를 제외하고는 세계 최고다.
이 지역의 또 다른 장점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도시가 없고 광산이나 관광지 등이 개발되지 않아 밤하늘이 매우 어둡다는 점이다.
따라서 매우 어두운 천체까지도 관측할 수 있다.
또 이 장소 부근은 앞으로도 개발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망원경을 장기간에 걸쳐 운용할 수 있다.
아울러 바람의 방향은 매우 안정적이다.
북동풍이 80%,남서풍이 20% 분다. 평균 풍속은 5.4㎧이다.
강풍으로 천체관측을 할 수 없는 날은 5% 이하다.
이미 많은 대형 망원경들이 이 지역에 몰려 있으며 현재 미국과 캐나다 기관이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직경 30m짜리 TMT(Thirty Meter Telescope) 망원경과 유럽연합이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42m 직경의 E-ELT 역시 이 지역에 설치될 예정이다.
⊙ 국내 천문학 수준 끌어올릴 계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예산안이 이번 회기 내에 의결되면 천문연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참여해 반사경 기술개발 등에 나선다.
망원경이 완공되면 천문연은 1년에 한 달가량을 배정받아 망원경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연구원들은 칠레로 갈 필요 없이 대전에 위치한 천문연에서 칠레에 있는 망원경을 직접 조정할 수 있으며 수집된 데이터들도 곧바로 천문연으로 전송된다.
천문학은 순수기초과학이다.
천문학을 하기 위해서는 천체관측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망원경은 필수적인 장비다.
세계적으로 첨단 연구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큰 망원경이 있어야 한다.
작은 망원경으로는 빛을 모으는 성능이 낮기 때문에 멀리 있는 우주를 볼 수 없다.
천문연 관계자는 "세계적인 선진국들의 연구와 같이 나가려면 우리가 독자적으로 쓸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25m 크기의 망원경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자돼야 하고 첨단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독자적으로는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천문연 측은 국제 사업이 있을 때 지분을 확보해 우리 과학 연구에 투자하고 원천과학 수준을 세계적인 레벨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박병곤 부장은 "생물학자가 세포구조를 연구하는 데 현미경이 없으면 안 되는 것과 같이 천문 연구에 있어서 망원경은 필수장비"라며 "거대 마젤란 망원경 프로젝트 참여는 국내 천문학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