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회 생글논술 경시대회 대상(인문계 고 1,2유형) 수상 답안

변지연(부산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논제1>

21세기와 같은 정보화 시대에 인터넷은 필수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제시문 (가)는 낙관론적 관점,제시문 (나)는 (가)에 비해 회의적인 관점을 취한다.

(가)의 필자는 인터넷이 인간 상호 작용과 공동체 의식을 발전시키고,결국에는 평등한 이상적 공동체에 다다르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

이에 반해 (나)의 필자는 인터넷에 의한 상호간 관계의 발전은 인정하지만,그 평등성에 대해서는 보편성을 인정하지 않는 회의적 입장이다.

또한 인터넷을 지옥에 비유하여 주의하지 않으면 가상 공간에서 비인간적 행위가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논제2>

인터넷은 권력에 따른 구조인가,아니면 개인의 합보다 전체가 더 큰 집단지성이 발현되는 공간인가.

물론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대해 익명의 젊은 연구자들이 진실을 밝힌 것은 집단지성이 실현된 좋은 예이다.

그러나 사건을 조금 큰 틀에서 보면 이 연구자들은 (다)에서 말하는 일종의 여론 주도자였다고 할 수 있다.

소수의 지식인 계층이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는 이들끼리 모여 토론한 결과인 것이다.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일반 네티즌의 참여는 어려웠을 것이다.

결과는 좋았으나 그 과정에서 지식인 계층과 일반 네티즌의 분화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이는 '지식인'의 집단지성일 수밖에 없다.

또한 위키피디아에 대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지만 익명성으로 인해 무책임한 내용이 발견될 수 있고 때때로 타인에게 피해가 되는 내용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계층화와 익명성은 인터넷에서의 자유와 책임의식을 보장하지 못한다.

<논제3>

일반적으로 우리는 가장 이상적인 정치 형태를 그리스의 직접 민주주의 제도라고 본다.

현대에는 많은 인구로 다수의 나라는 대의 민주주의를 채택하지만,역시 모든 시민의 참여는 힘들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인터넷이 생겨날 때 그 문제는 인터넷이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많이 활성화된 오늘날에도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은 어려워 보인다.

우선 정치적 영역에서 살펴보면,인터넷은 정권의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 수가 많은 만큼,독재가 들어선다면 인터넷부터 장악하려 할 것이다.

과거 전두환 정부 때 정부를 비판할 수 없는 꼭두각시가 된 TV처럼 인터넷도 언제든지 정부에 의해 그 세력을 확대하고,반대하는 자를 억압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지금만해도 각 당에서는 인터넷 게시판에 상대 당을 비난하고 자신의 당을 지지,선전하는 아르바이트생을 몇 백명씩 두고 있다.

이로 인해 정치적 권력에 의한 여론 조작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비정치적,즉 문화나 사회의 영역에서도 민주주의는 위협받고 있다.

인터넷의 가장 큰 특성은 익명성이다.

이는 고대의 아고라와 가장 크게 구별되는 특성이다.

아고라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얼굴을 보며 건전한 토론 문화를 형성해 나갔지만,인터넷의 익명성은 사용자들의 책임의식을 약화시킨다.

이로 인해 생겨난 악성 댓글과 허위정보 유출,그리고 그에 따른 피해자들은 수도 없이 많다.

각종 토론방에서도 건전한 토론문화가 생겨나기 보다는 상대방을 인신공격하고 욕설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실명제를 도입하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지 못한다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진정한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르듯이 자유로운 토론에는 그에 따른 사용자의 책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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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열독해 시사성 주제 낯익었어요"

● 대상 변지연 양 /인터뷰/

[생글 논술경시대회] 제6회 생글논술 경시대회 대상(인문계 고 1,2유형) 수상 답안
제6회 생글논술경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변지연양(부산외고 2)은 평소 책과 시사 주간지 등을 열심히 읽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특히 생각을 깊이있게 할 수 있는 철학 분야의 책들을 좋아하며,생글생글은 학교 독서 시간에 단체로 매주 꼼꼼히 읽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 경시대회 인문계 고1,2 유형 주제인 '민주주의와 인터넷'은 최근에 시사적으로 많이 이슈화된 주제여서 낯설지 않았다고 한다.

변양은 어머니가 중학교 교사이며,아버지는 한국기계연구원의 연구원인 관계로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부산외고 경시대회 담당인 최만호 교사는 "변지연 학생은 학교 성적이 우수하고,모범적으로 학교 생활을 해오고 있으며 교내 논술대회에서도 입상한 경력이 있다"고 말했다.

변양은 앞으로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고 있으며,대학 학과는 국제학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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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력을 지닌 '절제된 논술'의 모범 사례"

● 대상 심사평

변지연 학생의 경우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응축된 논의를 전개했다는 점으로 논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과적 구성을 타당하게 이끌어내었다.

논술은 하나의 독립된 글로써 상대방에게 제시될수록 설득적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타 학생들과 차별화된 점이라고 하겠다.

변지연 학생의 글은 '절제된 논술'로 평가할 수 있다.

사례와 근거를 남발하지 않고,논제의 요구사항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구체화시킴으로써 무엇보다 전체의 맥락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썼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이는 무엇보다 논제와 제시문의 독해에 충실한 결과이다.

논술에서 요구하는 창의력이란 남들이 하지 못하는 생각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논제와 제시문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자신이 가진 정보에 대한 검토,선별 과정이 뒷받침될 때 논의전개의 타당성에 의해서 논증되는 힘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논술이 갖는 설득력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부분으로 외부의 지식과 제시문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된 글로써 제시된 변지연 학생의 글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