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자기는 생명활동의 상징…뇌·심장 등에서 발생
생물들은 세포막을 통해 Na+, K+, Ca2+, Cl- 등 여러가지의 이온을 끊임없이 교환하고 있다.
전기를 띤 이온들의 이동은 전류를 만들게 되고 이런 전류는 그 주위에 자기장(磁氣場)을 형성한다.
따라서 생명체는 생명활동을 하는 동시에 자기장을 만들어내게 되는데 이러한 자기신호를 생체자기(biomagnetism)라 한다.
⊙ 생명활동의 상징인 생체 자기신호
생체자기는 인체의 여러 부위에서 발생되는데 심장에서 발생되는 자기 신호가 가장 크지만 심장 외에도 뇌,눈, 위 및 소화관,근육 등에서 생체자기 신호가 발생된다.
생체전기의 존재는 인류가 전기를 활용하기 훨씬 이전인 이집트 시대부터 전기 메기 등 전기를 발생하는 물고기를 통하여 알고 있었다.
인체에서 발생하는 생체전기를 의학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약 100년 전 네덜란드의 에인트호벤(Willem Einthoven)이 심전도(electrocardiogram·ECG)를 측정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생체자기 신호는 크기가 굉장히 미약해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1962년에 이르러서야 심장의 근육으로부터 발생하는 생체자기 신호(magnetocardiogram·MCG)를 처음으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뇌에서 발생하는 자기 신호의 측정이 이루어진 것은 1971년이다.
인체의 전기활동은 이온전기 활동으로 뇌신경세포,심장근육세포,척수신경세포 등에 흐르는 이온전류에 의해 자기장이 발생한다.
이온전기활동이 일어나는 세포집단의 부피에 의해 자기장의 세기가 정해지는데 척수에서는 약 10fT,뇌에서는 100fT 내외의 자기장이 발생되고 심장에서는 10pT 정도의 자기장이 발생한다.
생체자기신호를 지구 자기장에 비교해 보면 심장에서 발생되는 '심자도 신호'는 지구자기장의 100만분의 1 정도이며 뇌에서 발생하는 뇌자도 신호는 대략 10억분의 1가량이다.
⊙ 생체자기는 어떻게 측정하나?
최초로 심장의 근육으로부터 발생하는 생체자기 신호를 측정한 1962년에는 구리 코일을 사용했다.
그러나 구리 코일은 잡음이 높아 미약한 생체자기 신호를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본격적인 생체자기의 측정이 가능하게 된 것은 1960년대 말 '초전도양자간섭장치(Superconducting QUantum Interference Device·스퀴드)'가 발명되면서부터다.
이들 생체자기장 신호는 지구자기장이나 도심지의 자동차 이동,건물의 진동,엘리베이터 등과 같은 자기잡음에 비해 매우 약한 신호이기 때문에 고감도 자기장 측정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고감도 자기센서인 스퀴드가 필요하며 환경자기잡음을 줄이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스퀴드를 동작시키기 위한 구동회로, 스퀴드와 구동회로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다채널 신호를 수집해 처리·분석하는 소프트웨어 등이 필요하다.
대덕연구단지 내에 위치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는 측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1980년대 중반부터 미세한 자기 신호를 측정하기 위한 스퀴드를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스퀴드는 인간이 만든 자기센서 중 가장 작은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다.
그러므로 스퀴드는 전기 및 자기 분야의 정밀 측정기술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표준연은 많은 연구를 통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센서를 개발한 후 이의 응용분야 중 하나인 생체자기 측정기술 개발에 도전했다.
생체자기 신호의 측정은 외부로부터 인체에 에너지를 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접촉 방식으로 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자기장이 인체의 모든 부분에서 투명하기 때문에 표면전극을 이용한 전기적 측정방법에 비해 왜곡되지 않은 정확한 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
아울러 인체 내에서 일어나는 전기생리학적인 반응을 1ms 정도의 시간분해능으로 측정할 수 있어 뇌나 심장의 기능에 대한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생체자기 측정 및 이를 이용한 의료진단장비의 개발은 스퀴드를 이용하지 않고는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스퀴드 센서의 응용 중 가장 파급효과가 큰 연구 분야다.
⊙ 대만에 수출되는 우리 기술의 뇌자도 장치
표준연은 세계 최고 수준의 64채널 심자도 측정장치를 개발했다.
개발 과정에서 SQUID 센서,구동회로,액체헬륨 용기(dewar),자기차폐기술,신호처리기술, 분석소프트웨어 등의 모든 요소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게 됐다.
개발된 심자도 장치는 현재 연세대 심장혈관병원에 설치돼 심장질환의 정밀진단을 위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며 국립대만대학병원에도 수출했다.
최근에는 뇌자도 측정장치도 개발하고 있으며 1단계로 개발된 128채널 뇌자도 측정장치가 대만대 병원과 연세대 부속병원에 설치돼 있다.
이 검사장치는 뇌신경회로의 미세한 전류에 의해 발생하는 자기장 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
간질과 치매 진단 및 뇌기능 연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임상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이 장치는 또 뇌신경의 전기활동을 초당 1000장까지 영상화해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뇌신경전류 변화를 알 수 있어 뇌에서 나타나는 인지과정을 측정해 낼 수 있다.
아울러 비접촉 비파괴 진단기술로 인체에 전혀 해가 없으며 뇌의 순간적인 활동부위에 대한 3차원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앞으로 계속 발전될 심자도 및 뇌자도 측정 장치는 한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인 심장질환의 조기 및 정밀 진단과 뇌기능에 이상이 있는 환자의 정밀 진단 등에 활용될 것이다.
뇌자도 장치는 또한 인간의 뇌를 이해하고 이를 이용하여 인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인지융합기술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뇌기능 측정 장치로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도움말=박용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
전기를 띤 이온들의 이동은 전류를 만들게 되고 이런 전류는 그 주위에 자기장(磁氣場)을 형성한다.
따라서 생명체는 생명활동을 하는 동시에 자기장을 만들어내게 되는데 이러한 자기신호를 생체자기(biomagnetism)라 한다.
⊙ 생명활동의 상징인 생체 자기신호
생체자기는 인체의 여러 부위에서 발생되는데 심장에서 발생되는 자기 신호가 가장 크지만 심장 외에도 뇌,눈, 위 및 소화관,근육 등에서 생체자기 신호가 발생된다.
생체전기의 존재는 인류가 전기를 활용하기 훨씬 이전인 이집트 시대부터 전기 메기 등 전기를 발생하는 물고기를 통하여 알고 있었다.
인체에서 발생하는 생체전기를 의학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약 100년 전 네덜란드의 에인트호벤(Willem Einthoven)이 심전도(electrocardiogram·ECG)를 측정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생체자기 신호는 크기가 굉장히 미약해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1962년에 이르러서야 심장의 근육으로부터 발생하는 생체자기 신호(magnetocardiogram·MCG)를 처음으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뇌에서 발생하는 자기 신호의 측정이 이루어진 것은 1971년이다.
인체의 전기활동은 이온전기 활동으로 뇌신경세포,심장근육세포,척수신경세포 등에 흐르는 이온전류에 의해 자기장이 발생한다.
이온전기활동이 일어나는 세포집단의 부피에 의해 자기장의 세기가 정해지는데 척수에서는 약 10fT,뇌에서는 100fT 내외의 자기장이 발생되고 심장에서는 10pT 정도의 자기장이 발생한다.
생체자기신호를 지구 자기장에 비교해 보면 심장에서 발생되는 '심자도 신호'는 지구자기장의 100만분의 1 정도이며 뇌에서 발생하는 뇌자도 신호는 대략 10억분의 1가량이다.
⊙ 생체자기는 어떻게 측정하나?
최초로 심장의 근육으로부터 발생하는 생체자기 신호를 측정한 1962년에는 구리 코일을 사용했다.
그러나 구리 코일은 잡음이 높아 미약한 생체자기 신호를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본격적인 생체자기의 측정이 가능하게 된 것은 1960년대 말 '초전도양자간섭장치(Superconducting QUantum Interference Device·스퀴드)'가 발명되면서부터다.
이들 생체자기장 신호는 지구자기장이나 도심지의 자동차 이동,건물의 진동,엘리베이터 등과 같은 자기잡음에 비해 매우 약한 신호이기 때문에 고감도 자기장 측정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고감도 자기센서인 스퀴드가 필요하며 환경자기잡음을 줄이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스퀴드를 동작시키기 위한 구동회로, 스퀴드와 구동회로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다채널 신호를 수집해 처리·분석하는 소프트웨어 등이 필요하다.
대덕연구단지 내에 위치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는 측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1980년대 중반부터 미세한 자기 신호를 측정하기 위한 스퀴드를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스퀴드는 인간이 만든 자기센서 중 가장 작은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다.
그러므로 스퀴드는 전기 및 자기 분야의 정밀 측정기술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표준연은 많은 연구를 통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센서를 개발한 후 이의 응용분야 중 하나인 생체자기 측정기술 개발에 도전했다.
생체자기 신호의 측정은 외부로부터 인체에 에너지를 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접촉 방식으로 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자기장이 인체의 모든 부분에서 투명하기 때문에 표면전극을 이용한 전기적 측정방법에 비해 왜곡되지 않은 정확한 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
아울러 인체 내에서 일어나는 전기생리학적인 반응을 1ms 정도의 시간분해능으로 측정할 수 있어 뇌나 심장의 기능에 대한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생체자기 측정 및 이를 이용한 의료진단장비의 개발은 스퀴드를 이용하지 않고는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스퀴드 센서의 응용 중 가장 파급효과가 큰 연구 분야다.
⊙ 대만에 수출되는 우리 기술의 뇌자도 장치
표준연은 세계 최고 수준의 64채널 심자도 측정장치를 개발했다.
개발 과정에서 SQUID 센서,구동회로,액체헬륨 용기(dewar),자기차폐기술,신호처리기술, 분석소프트웨어 등의 모든 요소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게 됐다.
개발된 심자도 장치는 현재 연세대 심장혈관병원에 설치돼 심장질환의 정밀진단을 위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며 국립대만대학병원에도 수출했다.
최근에는 뇌자도 측정장치도 개발하고 있으며 1단계로 개발된 128채널 뇌자도 측정장치가 대만대 병원과 연세대 부속병원에 설치돼 있다.
이 검사장치는 뇌신경회로의 미세한 전류에 의해 발생하는 자기장 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
간질과 치매 진단 및 뇌기능 연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임상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이 장치는 또 뇌신경의 전기활동을 초당 1000장까지 영상화해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뇌신경전류 변화를 알 수 있어 뇌에서 나타나는 인지과정을 측정해 낼 수 있다.
아울러 비접촉 비파괴 진단기술로 인체에 전혀 해가 없으며 뇌의 순간적인 활동부위에 대한 3차원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앞으로 계속 발전될 심자도 및 뇌자도 측정 장치는 한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인 심장질환의 조기 및 정밀 진단과 뇌기능에 이상이 있는 환자의 정밀 진단 등에 활용될 것이다.
뇌자도 장치는 또한 인간의 뇌를 이해하고 이를 이용하여 인간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인지융합기술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뇌기능 측정 장치로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도움말=박용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