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회복…두뇌회전 촉진…수험생 필수품 '각광'
'연인들의 날'인 밸런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가 있는 2월과 3월 말고도 초콜릿이 특별히 많이 팔리는 달이 있다.
바로 11월이다.
모 제과업체의 제품명인 초콜릿을 입힌 과자 빼빼로와 모양이 비슷하다 해서 11월11일이 사랑하는 사람끼리 빼빼로를 주고받는 날이 된 지는 오래다.
또 11월에는 수학능력시험이 있어 수험생을 위한 선물로 초콜릿이 많이 팔린다고 한다.
입시철에 찹쌀떡이나 엿보다 초콜릿을 선물하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초콜릿이 수험생의 필수품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는 초콜릿의 당분 때문이다.
보통 대뇌의 에너지원으로는 포도당이 사용되는데 초콜릿은 빠른 시간에 포도당을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식품이다.
일반적으로 탄수화물이 소화 과정을 거쳐 포도당으로 인체에 섭취되는데 탄수화물에서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소 길기 때문에 단시간에 두뇌회전에 쓸 수 있는 에너지를 뇌에 공급 가능한 초콜릿이 각광을 받는 것이다.
물론 초콜릿에 카페인이 다소 포함돼 있어 익숙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면증세를 가져올 수 있어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사랑의 표현수단으로, 수험생의 영양공급원으로 쓰이는 초콜릿은 대체 언제 어디서부터 생겨난 것일까?
⊙ 초콜릿의 역사
카카오콩을 원료로 한 과자 또는 음료의 형태를 말하는 초콜릿은 멕시코 원주민이 카카오콩으로 만든 음료를 초콜라틀이라고 한 데서 유래됐다.
카카오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의 아마존강 유역과 베네수엘라의 오리노코강 유역이다.
멕시코 원주민은 카카오 나무의 열매인 카카오콩을 신이 내린 선물이라며 음료나 약용으로 썼고 화폐로까지 이용했다.
당시 스페인 정복자들이 황제에게 보고했던 내용 중에는 '원주민들이 카카오콩을 귀하게 여겨 화폐로 쓰고 피로회복 음료, 강장영양제 등으로 이용하는데 그 효과가 다른 것과 비교할 만한 물건이 없다'는 부분도 있다.
당시에는 카카오 10알로 토끼 한 마리를, 100알로 노예 한 사람을 살 수 있을 정도로 값 나가는 작물이었다.
유럽에 전해진 것은 15세기 말에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으로 네 번째 항해를 하던 중 유카탄반도 연안의 카카오콩을 포함한 농산물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간 것이 그 시초다.
그 후 16세기 중반에 멕시코를 탐험한 스페인의 웨루디난도 코르테스가 초콜릿을 스페인의 귀족이나 부유층에게 마실 것으로 소개해 17세기 중반에는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됐다.
당시만 해도 초콜릿은 음료의 형태였다.
지금의 고체형 초콜릿이 만들어지기까지는 그 후로 200여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1679년 초콜릿파우더가 첫 선을 보인 후 1828년 네덜란드인 반 호텐은 카카오를 압착해 지방을 뽑아 코코아 버터를 만들었고 이 제조 기술은 유럽 각국으로 전파됐다.
그 후 코코아버터 지방의 성질을 이용해 성형판으로 크림 형태의 초콜릿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게 됐고 1876년 스위스의 다니엘 페터스에 의해 오늘날의 초콜릿과 같은 고체로 만들어졌다.
1976년에는 스위스에서 우유를 첨가하는 데 성공해 현재의 밀크초콜릿 산업의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콜릿을 가장 먼저 먹어본 사람은 명성황후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러시아 공사 부인이 외교의 일환으로 서양 화장품과 양과자를 명성황후에게 진상했는데 그 중에 초콜릿이 들어 있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이토 히로부미가 왕궁을 드나들 때마다 임금 곁의 상궁들을 회유하려고 초콜릿을 비롯한 양과자를 선물한 것이 최초라는 설도 있다.
국내에서 초콜릿이 본격적으로 생산된 것은 1968년으로 동양제과와 해태제과에서, 1983년엔 국내 처음으로 초콜릿을 입힌 과자인 빼빼로가 출시됐다.
⊙ 초콜릿의 다양한 효능
초콜릿의 주성분인 테오브로민(theobromine)은 카페인과 비슷한 흥분성 물질이지만 홍차나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에 노인이나 어린이가 먹어도 큰 무리가 없다.
또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테오브로민은 기존의 감기치료제인 코데인(codeine)보다 감기 예방 효과가 더 크며 기존의 감기치료제와는 달리 졸음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대뇌 피질을 부드럽게 자극해서 사고력을 높여주고 강심작용, 이뇨작용, 근육 완화작용의 효과도 있다고 한다.
특히 초콜릿의 효능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피로회복인데 초콜릿의 당분이 피로회복을 촉진하고 뇌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피로를 느낀다는 것은 열량의 소비로 인해 간(肝) 내 글리코겐이 바닥나고 혈액 중에 당분을 공급할 수 없어 당분치가 현저히 떨어진 신호다.
초콜릿의 당분은 혈당치를 빠른 시간 내에 정상화하고 피로회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또 카카오 향은 정신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뜨거운 우유에 초콜릿을 녹여 만든 음료는 신경이 예민한 수험생들에게 특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콜릿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성분은 항산화제로 세포에 유해한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방지하고 젊음을 유지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초콜릿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의 함량은 같은 양의 녹차와 포도주보다 많다고 한다.
초콜릿은 다량의 비타민과 미네랄을 포함해 400종 이상의 유익한 성분이 들어 있는 노화방지 특효약이라 할 수 있다.
초콜릿을 연인들이 주고받는 것은 초콜릿이 사랑의 묘약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인데 실제 그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초콜릿에 들어 있는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은 사람이 뭔가에 열중하고 있을 때 뇌에서 만들어지는 화학물질로 연애감정에 깊게 관여하는 역할을 한다.
이 물질은 실연을 당했을 때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때는 정신이 불안정하게 되고 히스테리를 일으키기 쉬운데 어떤 식품보다도 페닐에틸아민이 많이 들어 있는 초콜릿을 먹음으로써 정신을 안정시킬 수 있다.
더 나아가 마치 사랑에 빠진 듯한 들뜬 기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 페닐에틸아민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는 사랑을 깊게 만들어주고 실연을 당한 이에게는 실연의 아픔을 치유하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점이 많은 초콜릿이지만 뭐든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듯이 초콜릿도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는 것은 상식이다.
초콜릿을 너무 많이 먹으면 당분 성분으로 인한 성인병과 고열량 영양성분으로 인한 비만을 불러올 수 있다.
초콜릿이 이를 잘 썩게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초콜릿 자체가 치아에 손상을 준다기보다는 초콜릿을 먹음으로 인해 입 안에 세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특히 어린아이들의 지나친 섭취는 좋지 않다.
초콜릿을 맛있게 적당하게만 즐기고 양치를 잘 한다면 건강에 많이 도움이 된다.
뭐든지 적당한 것이 좋은 법이다.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
'연인들의 날'인 밸런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가 있는 2월과 3월 말고도 초콜릿이 특별히 많이 팔리는 달이 있다.
바로 11월이다.
모 제과업체의 제품명인 초콜릿을 입힌 과자 빼빼로와 모양이 비슷하다 해서 11월11일이 사랑하는 사람끼리 빼빼로를 주고받는 날이 된 지는 오래다.
또 11월에는 수학능력시험이 있어 수험생을 위한 선물로 초콜릿이 많이 팔린다고 한다.
입시철에 찹쌀떡이나 엿보다 초콜릿을 선물하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초콜릿이 수험생의 필수품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는 초콜릿의 당분 때문이다.
보통 대뇌의 에너지원으로는 포도당이 사용되는데 초콜릿은 빠른 시간에 포도당을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식품이다.
일반적으로 탄수화물이 소화 과정을 거쳐 포도당으로 인체에 섭취되는데 탄수화물에서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소 길기 때문에 단시간에 두뇌회전에 쓸 수 있는 에너지를 뇌에 공급 가능한 초콜릿이 각광을 받는 것이다.
물론 초콜릿에 카페인이 다소 포함돼 있어 익숙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면증세를 가져올 수 있어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사랑의 표현수단으로, 수험생의 영양공급원으로 쓰이는 초콜릿은 대체 언제 어디서부터 생겨난 것일까?
⊙ 초콜릿의 역사
카카오콩을 원료로 한 과자 또는 음료의 형태를 말하는 초콜릿은 멕시코 원주민이 카카오콩으로 만든 음료를 초콜라틀이라고 한 데서 유래됐다.
카카오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의 아마존강 유역과 베네수엘라의 오리노코강 유역이다.
멕시코 원주민은 카카오 나무의 열매인 카카오콩을 신이 내린 선물이라며 음료나 약용으로 썼고 화폐로까지 이용했다.
당시 스페인 정복자들이 황제에게 보고했던 내용 중에는 '원주민들이 카카오콩을 귀하게 여겨 화폐로 쓰고 피로회복 음료, 강장영양제 등으로 이용하는데 그 효과가 다른 것과 비교할 만한 물건이 없다'는 부분도 있다.
당시에는 카카오 10알로 토끼 한 마리를, 100알로 노예 한 사람을 살 수 있을 정도로 값 나가는 작물이었다.
유럽에 전해진 것은 15세기 말에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으로 네 번째 항해를 하던 중 유카탄반도 연안의 카카오콩을 포함한 농산물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간 것이 그 시초다.
그 후 16세기 중반에 멕시코를 탐험한 스페인의 웨루디난도 코르테스가 초콜릿을 스페인의 귀족이나 부유층에게 마실 것으로 소개해 17세기 중반에는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됐다.
당시만 해도 초콜릿은 음료의 형태였다.
지금의 고체형 초콜릿이 만들어지기까지는 그 후로 200여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1679년 초콜릿파우더가 첫 선을 보인 후 1828년 네덜란드인 반 호텐은 카카오를 압착해 지방을 뽑아 코코아 버터를 만들었고 이 제조 기술은 유럽 각국으로 전파됐다.
그 후 코코아버터 지방의 성질을 이용해 성형판으로 크림 형태의 초콜릿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게 됐고 1876년 스위스의 다니엘 페터스에 의해 오늘날의 초콜릿과 같은 고체로 만들어졌다.
1976년에는 스위스에서 우유를 첨가하는 데 성공해 현재의 밀크초콜릿 산업의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콜릿을 가장 먼저 먹어본 사람은 명성황후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러시아 공사 부인이 외교의 일환으로 서양 화장품과 양과자를 명성황후에게 진상했는데 그 중에 초콜릿이 들어 있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이토 히로부미가 왕궁을 드나들 때마다 임금 곁의 상궁들을 회유하려고 초콜릿을 비롯한 양과자를 선물한 것이 최초라는 설도 있다.
국내에서 초콜릿이 본격적으로 생산된 것은 1968년으로 동양제과와 해태제과에서, 1983년엔 국내 처음으로 초콜릿을 입힌 과자인 빼빼로가 출시됐다.
⊙ 초콜릿의 다양한 효능
초콜릿의 주성분인 테오브로민(theobromine)은 카페인과 비슷한 흥분성 물질이지만 홍차나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에 노인이나 어린이가 먹어도 큰 무리가 없다.
또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테오브로민은 기존의 감기치료제인 코데인(codeine)보다 감기 예방 효과가 더 크며 기존의 감기치료제와는 달리 졸음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대뇌 피질을 부드럽게 자극해서 사고력을 높여주고 강심작용, 이뇨작용, 근육 완화작용의 효과도 있다고 한다.
특히 초콜릿의 효능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피로회복인데 초콜릿의 당분이 피로회복을 촉진하고 뇌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피로를 느낀다는 것은 열량의 소비로 인해 간(肝) 내 글리코겐이 바닥나고 혈액 중에 당분을 공급할 수 없어 당분치가 현저히 떨어진 신호다.
초콜릿의 당분은 혈당치를 빠른 시간 내에 정상화하고 피로회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또 카카오 향은 정신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뜨거운 우유에 초콜릿을 녹여 만든 음료는 신경이 예민한 수험생들에게 특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콜릿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성분은 항산화제로 세포에 유해한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방지하고 젊음을 유지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초콜릿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의 함량은 같은 양의 녹차와 포도주보다 많다고 한다.
초콜릿은 다량의 비타민과 미네랄을 포함해 400종 이상의 유익한 성분이 들어 있는 노화방지 특효약이라 할 수 있다.
초콜릿을 연인들이 주고받는 것은 초콜릿이 사랑의 묘약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인데 실제 그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초콜릿에 들어 있는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은 사람이 뭔가에 열중하고 있을 때 뇌에서 만들어지는 화학물질로 연애감정에 깊게 관여하는 역할을 한다.
이 물질은 실연을 당했을 때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때는 정신이 불안정하게 되고 히스테리를 일으키기 쉬운데 어떤 식품보다도 페닐에틸아민이 많이 들어 있는 초콜릿을 먹음으로써 정신을 안정시킬 수 있다.
더 나아가 마치 사랑에 빠진 듯한 들뜬 기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 페닐에틸아민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는 사랑을 깊게 만들어주고 실연을 당한 이에게는 실연의 아픔을 치유하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점이 많은 초콜릿이지만 뭐든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듯이 초콜릿도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는 것은 상식이다.
초콜릿을 너무 많이 먹으면 당분 성분으로 인한 성인병과 고열량 영양성분으로 인한 비만을 불러올 수 있다.
초콜릿이 이를 잘 썩게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초콜릿 자체가 치아에 손상을 준다기보다는 초콜릿을 먹음으로 인해 입 안에 세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특히 어린아이들의 지나친 섭취는 좋지 않다.
초콜릿을 맛있게 적당하게만 즐기고 양치를 잘 한다면 건강에 많이 도움이 된다.
뭐든지 적당한 것이 좋은 법이다.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