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소형 위성발사체 'KSLV-Ⅰ' 공개

나노우주센터 발사대 건설 마무리
[Science] 우리나라도 우주시대 열리나
전라남도 여수공항에서 차로 2시간 남짓 더 내려가면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 도착한다.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안에 건설되고 있는 나로우주센터는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발사장으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이곳에서 우리땅에서 처음으로 쏘아 올릴 소형위성발사체 KSLV(Korea Space Launch Vehicle)-Ⅰ이 지난 16일 처음 공개됐다.

⊙ KSLV-Ⅰ상하단부 결합 시현

이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체 조립동(Assembly Complex)에서 내년 2분기 중 발사 예정인 KSLV-Ⅰ의 지상검증용기체(Ground Test Vehicle) 상단부(1단)와 하단부(2단)의 결합을 시연해 보였다.

현재 이 센터에는 120명의 연구진들이 KSLV-Ⅰ 상하단부의 전기적,기계적 융합시험과 함께 통신,연료주입 테스트, 지상시설과의 연결 상태 등을 점검 중이다.

러시아 후르니체프사 등에서 파견된 러시아 기술자 35명도 함께 이곳에서 기술지도를 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제작된 로켓 하단부는 지난 7월 말 국내에 반입된 후 8월 초 이 센터에 도착했다.

항우연이 자체 개발한 상단부는 2단 킥모터,관성항법유도시스템,전자탑재시스템,제어시스템,비행안전시스템,노즈페어링 등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핵심 구성품들로 제작됐다.

항우연은 지난 4월 상단부 개발을 완료하고 로켓 보호 덮개(노즈 페어링)의 정상 개폐 여부와 위성을 임무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한 2단 킥모터가 제대로 점화되는지에 대한 점검을 마쳤다.

조광래 항우연 우주발사체사업단장은 "지상용검증기체에는 인공위성까지 탑재돼 있으며 시험용 연료가 주입된다는 점만을 제외하면 실제 기체와 완벽하게 똑같다"며 "이 기체를 이용해 발사 직전까지의 성능 실험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발사될 기체의 1단부는 우주센터가 완공된 이후 내년 1월께 러시아에서 들어올 계획이다.

⊙ 세계 13번째 우주센터 보유국된다

2000년 12월 착공해 510만㎡ 부지위에 건립된 나로 우주센터에는 총 312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로켓 발사대,발사 통제시설,로켓 및 위성 조립시설,추진기관 시험시설 등이 들어섰으며 인공위성의 발사를 위한 시설 외에 우주체험과 홍보를 위한 우주교육 홍보관도 마련됐다.

나로우주센터는 마지막 건설공정인 발사대 시스템 건설까지 모두 마친 상태다.

해발 110m에 건설된 발사대에는 로켓과 결합될 이렉터(거치대)가 지상 30m로 솟아있으며 지하에는 무인 발사관제설비가 들어서 있다.

발사대 주변에는 초소 70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된 75m 높이의 고성능 피뢰침 3개가 세워졌다.

오는 연말께 전체 로켓 발사 과정속에서 발사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인증시험'이 끝나면 우리나라는 세계 13번째 우주센터 보유국이 된다.

현재 전세계에서 12개국이 모두 26개의 우주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10개의 발사장을 갖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도 2∼3개의 발사장을 갖고 있다.

인도 프랑스 브라질 파키스탄 호주 등 7개국도 각각 1개씩 우주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발사 당일날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실은 KSLV-1은 이렉터에 끼워진채 90도로 세워져 연료인 액체산소와 액체 질소가 주입된다.

발사 책임자는 2㎞가량 떨어진 발사관제 센터와 발사 지휘소에서 모든 과정을 통제한다.

KSLV-1은 발사 후 25초 동안 900m 상공까지 수직으로 치솟은 후 170도 방향을 틀어 일본 오키나와 방향으로 날아간다.

일본 영토에 들어섰을 때면 이미 100㎞ 상공에 있기 때문에 영공을 침해하지 않는다.

발사 후 238초가 지나면 KSLV-1은 1단과 2단 엔진을 분리,1단 엔진을 바다에 떨어뜨린다.

540초가 지나면 호주 부근에서 2단 엔진까지 떨어뜨리고 고도 306㎞까지 올라간다.

이곳은 공기가 없으니 마찰도 거의 없는 상태.

여기서 KSLV-1 상단부는 위성을 보호하기 위해 탑재부에 설치한 페어링을 떼어내며 위성을 분사시킨다.

1단과 2단 로켓이 실어준 힘 덕분에 위성은 점점 더 고도를 높이다 발사 40여 분이 지나면 남극을 넘어 지구 반대편에서 돌아야 할 궤도에 진입한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100㎏급 인공위성으로 현재 KAIST 인공위성센터에 보관 중이다.

이 위성은 지구 저궤도(300~1500㎞ 상공)에 진입한 후 마이크로파 라디오미터를 이용한 대기 및 지구복사에너지 측정, 위성탑재 레이저반사경을 통한 위성궤도 정밀 측정 등의 임무를 2년동안 수행하게 된다.

⊙ 우주개발 사업 탄력받나

현재 자력으로 위성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등 8개국이며 한국이 발사에 성공하면 세계 9번째 국가가 된다.

그러나 KSLV-1 발사가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처음 개발하는 발사체의 성공 확률은 50%도 안되기 때문이다.

조광래 발사체사업단장은 "브라질의 경우 세번이나 발사체 발사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첫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이스라엘,프랑스,구소련 등 세 국가 뿐이다.

나로 우주센터의 모든 연구원들도 발사체 성공을 장담 하지 못하고 있다.

항우연은 발사 성공시 9개월 후에 1기를 더 쏘아 올릴 계획이다.

발사가 실패할 경우에는 한 기를 다시 쏘도록 계약해 총 3기를 발사하게 된다.

이번 발사를 통해 얻은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정부가 추진하는 우주개발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항우연은 이번 발사에서 습득한 기술을 토대로 2017년까지는 1.5t급의 저궤도 실용위성을 자력발사하는 한국형 발사체 'KSLV-2'를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조 단장은 "최소 500㎏급 이상의 실용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려야 진정한 우주시대를 열수 있는 만큼 이번 KSLV-Ⅰ 개발을 통해 기술 자립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