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학·바이오 등 생명공학 주요자원으로 급부상
지구는 다른 행성과 달리 해양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양은 지구표면적인 5억1000만㎢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3억6000만㎢를 차지한다.
바다 전체의 평균 수심은 3962m로 알려져 있다.
가장 넓은 태평양의 평균 수심은 4701m이며 북극해가 1205m로 가장 낮다.
바다가 광활한 만큼 각 대양에 담겨 있는 바닷물의 양도 엄청나다.
해양이 없었다면 지구는 다른 행성처럼 생명체가 없는 황무지가 됐을 것이다.
가장 오래된 화석이 해양에서 서식하던 생물의 화석이라는 점, 모든 생물의 대사작용이 수용액 상태에서 진행된다는 점, 동물의 혈액 조성이 해수의 화학적 조성과 유사한 점 등은 해양에서 생명체가 탄생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인류는 아직까지 바닷속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는 수심이 10m 깊어질 때마다 1기압씩 높아지는 수압과 차가운 수온, 그리고 빛이 없는 암흑의 세계 등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생명체들의 보금자리인 바다
바다는 육지보다 환경 변화가 적어 생물이 생겨나기에 유리한 곳이다.
물은 비열이 크기 때문에 온도 차이가 작고 온도 변화도 더뎌 생물들이 육상에서 경험하는 극심한 더위와 추위를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
과학자들은 지구상에 생물이 최초로 나타난 때를 30억년 전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 지구상에 서식하는 생물의 약 80%는 해양에 서식하고 있다.
이들은 해조류, 해양동물 및 해양미생물로 종류를 나눌 수 있다.
육상에 서식하는 총 17개 문에 비해 해양에서는 36개 문의 생물종류가 발견되고 있다.
특히 동물 문의 3분의 1은 해양에서만 발견된다.
해양에서는 연안해역, 심해, 극지, 열대해역 등과 같은 다양한 환경조건에 적응한 생명체가 발견된다.
연안해역에서 많이 발견되는 해면은 외부 생물의 침입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생산하는 능력이 있어 의약품 개발에 매우 좋은 대상생물이다.
한편 유황온천이 뿜어져 나오는 심해에서 서식하는 관벌레는 입과 항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체내에 공생하는 미생물이 피부로 흡수되는 독성 유황성분을 에너지로 이용해 유기 영양물질을 생산한다.
이들은 이 물질을 활용해 독성성분도 제거하고 동물에게 영양물질도 제공하며 사이좋게 공생한다.
극지 어류는 결빙방지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아주 차가운 물에서도 얼어 죽지 않고 잘 살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이한 생물의 특성은 우리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귀중한 해양극한생물자원을 확보 보존 관리 연구 등을 할 수 있는 해양극한생물자원은행(www.megrc.re.kr/mebic)을 만들고 산업계와 학계에 생물자원을 분양하고 있다.
⊙ 해양생물자원으로 무엇을 하나?
우리가 새로운 생명체를 찾고자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생명의 기원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곧 우리 인간의 신비를 푸는 길이기도 하다.
또한 새로운 생물자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생물체의 기능을 이해할 수 있고 생물체가 생산하는 물질을 우리 생활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심해열수구에서 살고 있는 초고온성 미생물로부터 DNA 증폭 효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 효소는 범인이 범행 현장에 남긴 담배꽁초,혈흔으로부터 극미량의 DNA를 추출, 이를 증폭시켜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서로 다른 DNA 지문을 얻는 데 이용된다.
이외에도 친족 확인,질병 진단 시에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또한 적조살상 미생물을 이용해 바다에서 발생하는 적조를 제어한다거나 바다달팽이의 신경세포 유전자로부터 장기기억장치의 원리를 규명하는 것이 가능하다.
새로운 해양생명체를 찾는 것은 흥미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해양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고 따라서 많은 특수장비,예산,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억년 전의 암염시료를 이용하거나 해저지각을 수십㎞ 뚫고 들어가 새로운 미생물을 분리해내는 작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도 우리는 지구상의 미생물 중 99% 이상을 배양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과학자들은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밤을 새워 연구를 하고 있다.
지구상의 해양뿐 아니라 외계 행성의 해양으로부터 미생물을 분리하려는 꿈도 꾸고 있다.
⊙ 해양생명체 연구결과 및 미래의 비전
해양생물의 생체기능이나 유용물질을 식품, 의약, 환경, 농수산, 정밀화학분야 등의 바이오산업에 이용하려는 노력이 급증하면서 해양생물은 생명공학의 주요 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 해양바이오 기술은 해양생물자원 탐사 기술, 생태계 모니터 기술 등 생명과학기술 및 정보기술이 총망라되는 종합기술을 필요로 한다.
한국해양연구원 분자유전체연구단에서는 해양 극한생물자원은행을 구축해 약 5000종 이상의 해양 극한생물자원을 확보하고 이들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했다.
이와 같은 귀중한 자원의 분자유전체 연구를 통해 '초고온성 DNA polymerase' 상용화,적조살상 기작 개발,난배양성 해양미생물 세계 최초 분리 및 해양적응기작 규명,저온성 미생물 효소 연구,난분해성 오염물질 분해기작,이성질체전환효소 개발 등 다양한 연구결과를 도출했다.
앞으로 해양생명체 및 미지의 유전자원의 가치는 날로 커질 것이다.
이에 각국은 자국의 생물다양성 확보 및 보존, 관리에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새로운 생명체를 찾기 위해 해저 수십㎞를 향한 인류의 경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우리의 꿈도 육지에 머물 것이 아니라 넓고 깊은 바다까지 확대돼야 하며 더 나아가 우주의 해양을 연구하는 데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도움말=한국해양연구원 김상진 박사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
지구는 다른 행성과 달리 해양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양은 지구표면적인 5억1000만㎢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3억6000만㎢를 차지한다.
바다 전체의 평균 수심은 3962m로 알려져 있다.
가장 넓은 태평양의 평균 수심은 4701m이며 북극해가 1205m로 가장 낮다.
바다가 광활한 만큼 각 대양에 담겨 있는 바닷물의 양도 엄청나다.
해양이 없었다면 지구는 다른 행성처럼 생명체가 없는 황무지가 됐을 것이다.
가장 오래된 화석이 해양에서 서식하던 생물의 화석이라는 점, 모든 생물의 대사작용이 수용액 상태에서 진행된다는 점, 동물의 혈액 조성이 해수의 화학적 조성과 유사한 점 등은 해양에서 생명체가 탄생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인류는 아직까지 바닷속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는 수심이 10m 깊어질 때마다 1기압씩 높아지는 수압과 차가운 수온, 그리고 빛이 없는 암흑의 세계 등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생명체들의 보금자리인 바다
바다는 육지보다 환경 변화가 적어 생물이 생겨나기에 유리한 곳이다.
물은 비열이 크기 때문에 온도 차이가 작고 온도 변화도 더뎌 생물들이 육상에서 경험하는 극심한 더위와 추위를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
과학자들은 지구상에 생물이 최초로 나타난 때를 30억년 전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 지구상에 서식하는 생물의 약 80%는 해양에 서식하고 있다.
이들은 해조류, 해양동물 및 해양미생물로 종류를 나눌 수 있다.
육상에 서식하는 총 17개 문에 비해 해양에서는 36개 문의 생물종류가 발견되고 있다.
특히 동물 문의 3분의 1은 해양에서만 발견된다.
해양에서는 연안해역, 심해, 극지, 열대해역 등과 같은 다양한 환경조건에 적응한 생명체가 발견된다.
연안해역에서 많이 발견되는 해면은 외부 생물의 침입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생산하는 능력이 있어 의약품 개발에 매우 좋은 대상생물이다.
한편 유황온천이 뿜어져 나오는 심해에서 서식하는 관벌레는 입과 항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체내에 공생하는 미생물이 피부로 흡수되는 독성 유황성분을 에너지로 이용해 유기 영양물질을 생산한다.
이들은 이 물질을 활용해 독성성분도 제거하고 동물에게 영양물질도 제공하며 사이좋게 공생한다.
극지 어류는 결빙방지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아주 차가운 물에서도 얼어 죽지 않고 잘 살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이한 생물의 특성은 우리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귀중한 해양극한생물자원을 확보 보존 관리 연구 등을 할 수 있는 해양극한생물자원은행(www.megrc.re.kr/mebic)을 만들고 산업계와 학계에 생물자원을 분양하고 있다.
⊙ 해양생물자원으로 무엇을 하나?
우리가 새로운 생명체를 찾고자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생명의 기원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곧 우리 인간의 신비를 푸는 길이기도 하다.
또한 새로운 생물자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생물체의 기능을 이해할 수 있고 생물체가 생산하는 물질을 우리 생활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심해열수구에서 살고 있는 초고온성 미생물로부터 DNA 증폭 효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 효소는 범인이 범행 현장에 남긴 담배꽁초,혈흔으로부터 극미량의 DNA를 추출, 이를 증폭시켜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서로 다른 DNA 지문을 얻는 데 이용된다.
이외에도 친족 확인,질병 진단 시에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또한 적조살상 미생물을 이용해 바다에서 발생하는 적조를 제어한다거나 바다달팽이의 신경세포 유전자로부터 장기기억장치의 원리를 규명하는 것이 가능하다.
새로운 해양생명체를 찾는 것은 흥미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해양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고 따라서 많은 특수장비,예산,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억년 전의 암염시료를 이용하거나 해저지각을 수십㎞ 뚫고 들어가 새로운 미생물을 분리해내는 작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도 우리는 지구상의 미생물 중 99% 이상을 배양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과학자들은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밤을 새워 연구를 하고 있다.
지구상의 해양뿐 아니라 외계 행성의 해양으로부터 미생물을 분리하려는 꿈도 꾸고 있다.
⊙ 해양생명체 연구결과 및 미래의 비전
해양생물의 생체기능이나 유용물질을 식품, 의약, 환경, 농수산, 정밀화학분야 등의 바이오산업에 이용하려는 노력이 급증하면서 해양생물은 생명공학의 주요 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 해양바이오 기술은 해양생물자원 탐사 기술, 생태계 모니터 기술 등 생명과학기술 및 정보기술이 총망라되는 종합기술을 필요로 한다.
한국해양연구원 분자유전체연구단에서는 해양 극한생물자원은행을 구축해 약 5000종 이상의 해양 극한생물자원을 확보하고 이들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했다.
이와 같은 귀중한 자원의 분자유전체 연구를 통해 '초고온성 DNA polymerase' 상용화,적조살상 기작 개발,난배양성 해양미생물 세계 최초 분리 및 해양적응기작 규명,저온성 미생물 효소 연구,난분해성 오염물질 분해기작,이성질체전환효소 개발 등 다양한 연구결과를 도출했다.
앞으로 해양생명체 및 미지의 유전자원의 가치는 날로 커질 것이다.
이에 각국은 자국의 생물다양성 확보 및 보존, 관리에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새로운 생명체를 찾기 위해 해저 수십㎞를 향한 인류의 경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우리의 꿈도 육지에 머물 것이 아니라 넓고 깊은 바다까지 확대돼야 하며 더 나아가 우주의 해양을 연구하는 데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도움말=한국해양연구원 김상진 박사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