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물부족 국가…1인당 강수량이 세계평균의 12% 불과

[Science] 60억 인구가 쓸 수 있는 지구 수자원은 0.0075% 뿐
지난달 22일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는 세계 물 주간 행사가 막을 내렸다.

물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지구 자원 중 하나로 액체의 형태로 육지의 강과 저수지, 호수와 넓은 바다를.

가스의 형태로는 푸른 하늘의 빈 공간을, 얼음이라는 고체로 극지방,산악지대 그리고 겨울철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지구의 표면은 70% 정도가 물로 덮여 있다.

지구에 있는 물의 양은 13억8500만㎦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바닷물이 97.5%이다.

민물이 2.5%이지만 이 물을 모두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민물 중 68.9%는 남극이나 북극 지역의 빙하 또는 고산지대의 만년설 형태이고 29.9%는 지하수로 0.9%는 토양 및 대기 중에 존재한다.

단지 0.3%만이 하천이나 저수지에 존재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쓸 수 있는 물은 지구에 있는 총 물량의 오직 0.0075%뿐이다.

지구촌의 60억 인구가 지구 수자원의 0.0075%만큼만 존재하는 희소하고 귀중한 물을 먹고 쓰고 버리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인구와 산업활동이 늘어나면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현재 지구의 물 부족은 어느 수준일까?

⊙ 지구는 물 부족 상태…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

[Science] 60억 인구가 쓸 수 있는 지구 수자원은 0.0075% 뿐
현재 60억명의 세계 인구가 전체 수자원 양의 54%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20년 후에는 90%의 수자원을 인류가 사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50년의 세계 인구 25억명이 2050년에는 100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의 증가로 세계의 물 소비는 과거 40여년 동안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계 50개국을 대상으로 한 1인당 물 이용 가능량의 추이도 1950년에 5만68㎥, 1990년에 2만8662㎥, 2025년에 2만4795㎥로 예측돼 물 이용 가능량에 대해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물 부족 국가란 국제연합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서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평가해 물이 부족하다고 분류한 일군의 나라를 말한다.

이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연간 물 사용 가능량이 1000㎥ 미만은 물기근 국가, 1000~1700㎥는 물 부족 국가, 1700㎥ 이상은 물 풍요 국가로 분류된다.

이 연구소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한국의 경우 2000년 사용 가능량이 1488㎥로 물 부족 국가에 해당하는 한편 2025년에는 많게는 1327㎥, 적게는 1199㎥가 될 것으로 분석되는 등 갈수록 물 사정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국가별로는 지부티 쿠웨이트 몰타 바레인 바베이도스 싱가포르 등 19개국이 물 기근 국가로, 한국 외에 리비아 모로코 이집트 오만 키프로스 남아프리카공화국 폴란드 벨기에 아이티 등이 물 부족 국가로, 미국 영국 일본 등 119개국이 물 풍요 국가로 분류됐다.

특히 한국은 연간 강수량이 세계 평균인 973㎜보다 많은 1283㎜이지만, 국토의 70% 정도가 급경사의 산지로 이루어져 있고 강수량의 대부분이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내림으로써 많은 양이 바다로 흘러가지만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2%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심각한 물 부족 국가다.

⊙ 물 부족을 해결하는 방법은?

물을 아끼는 것 외에 세계의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음식물의 낭비를 주문하고 있다.

급증하는 세계 인구에게 필요한 식량을 공급하고 물 수급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낭비되고 있는 음식물의 양을 2025년까지 반으로 감소시켜야 한다는 것.

식량의 과다 생산과 낭비가 계속된다면 식량 부족은 물론 물 부족 현상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스톡홀름 국제물연구소(SIWI)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국제물관리연구소(IWMI)가 공동 작성한 보고서는 지적했다.

식품의 낭비는 물의 낭비를 의미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폐기 처분되는 음식물의 비율이 매년 30%까지 이르며 이를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483억달러가 넘는다.

버려지는 식품의 비율은 유럽에서도 유사하다.

연구진은 이것이 "400억리터의 물을 쓰레기통으로 직접 흘려버리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평가한다.

이는 5억 인구가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물의 양에 대응된다.

세계적인 식량 수요는 2050년이 되면 지금의 약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동시에 석유 비축량은 감소하고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국가들은 바이오매스(biomass)에 대한 투자를 늘리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식량 생산에 할당되는 농토는 감소될 것이다.

더욱이 중국과 인도와 같은 나라들이 발전하면서 쇠고기나 바이오에너지처럼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 증가해 물 부족은 더욱 심각해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각 정부의 소심한 정책,물에 대한 잘못된 관리와 심해지는 물의 낭비는 물론 물의 소비 증대가 지구를 물 위기의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각 정부는 음식물의 낭비를 줄이는 정책을 포함한 효율적인 물 절약 전략을 정책 의제로 내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 부족의 가장 유력한 대안은 바닷물의 담수화다.

그 방법으로는 바닷물을 증발시켜 수증기를 얻고 수증기를 냉각시켜 식수를 얻는 방법이 있다.

문제는 이 작업시 에너지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석유가 많이 나는 중동 지역의 나라에서는 주로 이 방법으로 깨끗한 물을 얻는다.

다른 방법으로 막을 이용해 바닷물에 있는 염분과 불순물을 걸러내는 방법도 있다.

보통 실험실에서 쓰는 여과지와 같이 원하는 물질을 걸러내는 것을 막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역삼투막이다.

고분자물질로 된 삼투막에 압력을 올려주어 바닷물로부터 맑은 물만 분리해내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에너지 비용은 적게 들지만 막의 가격이 높다든지,수명이 짧다든지 하는 문제점이 가장 큰 난관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 가장 많이 보급돼 있는 방법 중 하나다.

흔한 얘기지만 수자원을 지키는 가장 좋은 일은 일상생활에서 물을 아끼는 것이다.

버리는 물을 걸러서 다시 사용한다든지,쌀 씻은 물을 화초에 준다든지 하는 방법처럼 물을 가능하면 여러 번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은 이제 단순히 흔히 쓰고 버릴 수 있는 자원이 아니다.

물이 없으면 생명이 살 수 없기 때문에 개개인이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임기훈 한국경제신문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