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균관대학교 2009학년도 논술고사의 특징

성균관대학교의 2009학년도 논술고사에서 크게 변화한 부분은 '수험생 부담을 줄기 위해 정시논술을 폐지'한 것이다.

또한 수시를 '학생부 중심'으로 정시를 '수능 중심'으로 실시하고,3년간의 교과과정을 충실히 이행한 학생들을 위해 수시 비중을 60%로 확대하였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수시인원을 9%나 확대시킨 것이기 때문에 성균관대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수시를 겨냥한 준비에 힘써야 할 것이다.

그동안 성균관대는 논술시험에서 독해력과 문제 해결력에 관련한 문제를 4~5개 정도 물어왔다.

그리고 다른 대학과 비교할 때 큰 특징은 분량을 제한하지 않았다는 것인데,이는 형식적인 부분보다 내용적인 부분을 중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008학년도에는 세 문제를 출제하여 요약,분석한 후 이를 활용하여 사회현상의 원인을 설명하도록 요구하였다.

이러한 출제유형은 2009학년도 전형안에서 '기존형태와 경향을 유지한다'고 밝히고 있으므로 올 해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성균관대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크게 요약하는 능력,분석하는 능력을 중심으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현상을 눈 여겨 봐야 할 것이다.

다양한 주제의 글들과 자료를 독해하고 정리하는 연습,그것을 비판적으로 평가해 보고,통계자료나 수치들을 해석하는 연습을 반복하는 것을 통해 성균관대 논술을 대비하자.

⊙ 제시문 분석 및 논술 방향

2008학년도 성균관대 정시논술에서는 '성별 임금격차'에 관한 문제가 출제되었다.

이는 그동안 대입논술에서 여러 차례 출제된 바도 있고,우리 사회에서 자주 회자되는 등 낯익은 주제이기 때문에 식상하다고까지 여겨질 수 있다.

그동안 성균관대 논술에서는 어떤 주제에 관한 여러 학자들의 주장과 이론을 제시하고,학생들의 인문학적,사회학적 성찰을 묻는 문제를 출제해 왔다면,이 문제는 현실의 사회현상을 중심으로 출제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문제 Ι>

<문제 Ι>은 네 개의 제시문을 상반된 입장별로 분류하고,각 입장을 요약하는 문제다.

이는 두 개씩 짝을 지어 요약하는 기존의 형태와 같다.

[제시문 1]은 지난 30년 동안 영국에서 남녀 간 임금격차가 줄어든 현상을 남녀 평등의 진전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개인의 능력이 아닌 사회구조에 따른 성별 직업분리로 여전히 남녀 간 임금격차가 존재한다.

어느 정도 개선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의 직업에 진출하는 것을 막는 사회적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남녀 간 임금격차의 원인은 남녀 차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시문 2]에서는 남녀 간 임금격차의 원인을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고용분포의 차이에 의한 고용차별,임금계수의 차이에 의한 임금차별,생산적 요소를 포함한 기타 요인(교육,경력,근속기간 등)으로 인해 남녀 간 임금에서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고용차별과 임금차별보다 생산적 요소 및 기타 요인으로 인한 임금격차가 전체의 90%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가 남녀 차별에서 비롯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제시문 3]은 남녀 간 임금격차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가부장적인 인습과 전통이 수입이 좋은 직업과 높은 지위에서 여성이 불공정한 처지에 놓이도록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여성이 남성과 경쟁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여성에 대한 억압이며 사회에 대한 피해라며 비판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제시문 4]에서는 남녀 간 임금격차의 원인을 학력 차이에서 찾고 있다.

학교 교육을 더 많이 받은 학생이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고 있으며,임금 격차의 원인이 직장 경력의 차이에 따른 남녀 간의 인적 자본 축적의 차이에서도 비롯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각의 제시문들의 내용은 읽는 데 그리 어려운 내용이 아니다.

또한 각 입장별로 구분하는 것 역시 그리 어렵지 않다.

네 제시문을 종합해 보면,남녀 간 임금격차의 원인을 남녀차별로 보는지 그 외의 학력,생산성 등과 같은 요인들로 보는지로 구분할 수 있다.

[제시문 1]과 [제시문 3]은 남녀 간 임금격차가 남녀차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글이며,[제시문 2]와 [제시문 4]는 교육,기간,경력 등과 같은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글이다.

<문제 2>

<문제 2>에서는 성,학력,생산기여도 및 월평균 임금수준을 나타낸 표에 나타난 사례들이 <문제 1>의 상반된 입장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분석해서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표에서 학력과 생산기여도만 보면 남녀 간 임금격차가 남녀차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학력이 동등할 때 남성이 여성에 비해 임금이 약간 높기는 하지만,남녀 불문하고 학력이 높을수록,생산기여도가 높을수록 임금이 높다.

이에 따르면 임금격차는 합리적인 근거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남녀 대졸자를 중심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 다 똑같이 학력이 대졸이고,생산기여도에서 10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임금에서는 50이나 차이가 나고 있다.

이는 [제시문 2]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임금계수에 의한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제시문 1]과 [제시문 3]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임금격차의 원인을 남녀차별에서 비롯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남녀 고졸자를 중심으로 보면 월평균 임금이 30이 높은데 이는 임금계수에 의한 차이가 아니라 생산기여도에서 비롯된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고졸 남성이 고졸 여성보다 생산기여도가 20정도 높은데,여성보다 남성의 생산기여도가 높기 때문에 임금역시 여성보다 남성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하면,도표를 통해서 [제시문 1]과 [제시문 3]의 주장의 타당성과 부당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제시문 2]와 [제시문 4]의 주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대졸 남녀의 생산기여도 대비 월평균임금의 차이를 근거로 [제시문 1]과 [제시문 3]의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다면,고졸 남녀의 생산기여도 대비 월평균임금의 차이를 근거로 [제시문 2]와 [제시문 4]의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도표는 [제시문 1]과 [제시문 3]이나 [제시문 2]와 [제시문 4]의 주장 모두 자기 주장의 타당성을 나타내며,반대로 상대방 주장의 부당성의 근거 역시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 3>

<문제 3>은 [제시문 5]와 [제시문 6]에서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사회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를 <문제 1>의 입장들을 활용하여 설명하는 문제다.

여기서 두 가지 견해로 각각 설명할 것을 요구하지 않고 '활용하라'고 했으므로 [제시문 1]의 상반된 두 가지 견해를 모두 사용하지 않고,한 견해를 선택해서 설명하면 되겠다.

[제시문 5]는 행정고시 합격자 통계를 보여주며 여성합격자의 비율이 점점 늘고 있으며 수석합격자가 4년째 여성이라며 고시에서 '여풍'이 해마다 더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제시문 6]에서도 '알파 걸'이라는 엘리트 여성집단을 의미하는 신조어에 대해 설명한다.

여학생의 20%가량이 모든 면에서 남학생들을 능가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물론 직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두 제시문 모두 최근 여성들이 남성들을 뛰어넘는 능력을 사회에서 펼쳐 보이고 있다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 1>에서 남녀 간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를 남녀차별에서 찾은 [제시문 1]과 [제시문 2]의 주장으로 이 현상의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회가 구조적으로 '여성을 차별'하기 때문에 이러한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여성이 남성을 능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는 남성을 뛰어넘는 능력을 보이지 않고서는 사회에서 대접받기 어렵다는 것을 여성들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편,남녀 간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학력,생산기여도 등 합리적인 이유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제시문 2]와 [제시문 4]의 주장으로는 이 현상의 원인을 사회에서 '능력 위주'로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찾을 수 있다.

성 차별이 없어지고 능력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능력을 키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구조적인 남녀차별이 사라졌기 때문에 여성들의 성취욕을 자극하게 되었고,이에 따라 남성을 능가하는 능력을 갖춘 여성들이 사회에서 두각을 보이게 되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김은희 s.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