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인 바이오연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동시에 곡물가격 급등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각되면서 곡물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연료가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의 주범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일 '바이오부탄올'을 저렴한 비용에 대량생산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 국내 기업과 대학의 공동연구로 개발됐다.

바이오부탄올은 연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로 식용 작물이 아닌 볏짚 폐목재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차세대 바이오에너지로 각광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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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연료 어떤 것이 있나

바이오연료(biofuel)란 식물이나 농작물,동물 배설물 등 유기체(바이오매스)나 이들의 추출물을 원료로 만든 연료를 말한다.

바이오연료는 이론적으론 탄소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모든 유기체로부터 생산이 가능하다.

현재까지는 광합성 식물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 등 액체 바이오연료인데 바이오에탄올은 휘발유를,바이오디젤은 경유를 대체하는 데 사용된다.

바이오에탄올은 옥수수 사탕수수 사탕무 고구마 카사바(열대작물의 일종) 등에서 추출한 녹말 성분을 발효시켜 생산한다.

미국은 주로 옥수수,브라질은 사탕수수,유럽은 사탕무를 원료 작물로 사용한다.

바이오에탄올은 휘발유에 일정한 비율로 섞어서 자동차 연료로 사용된다.

특히 기존에 가솔린의 옥탄가를 높이는 첨가제로 사용해온 MTBE(화석휘발유첨가제)가 발암물질로 판명되면서 이를 대체하는 첨가제로 활용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주도하는 미국과 브라질의 경우 바이오에탄올의 에너지 공급량이 원자력에너지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바이오에탄올이 상용화되지 않았으며 현재 석유품질관리원 주관으로 국내 도입과 관련한 평가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디젤은 유채 콩 해바라기씨 팜유 자트로파 등 지방 성분이 있는 작물이나 폐식용유 등으로 생산한다.

바이오디젤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비롯한 서유럽 국가가 전 세계 생산량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바이오디젤은 경유에 일정 비율로 혼합,자동차 연료로 사용한다.

독일의 경우 트럭 등 몇몇 차종에 순수 바이오디젤 100%를 사용하기도 한다.

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에선 5~20% 정도의 혼합 바이오디젤을 사용한다.

바이오가스는 가축분뇨나 음식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자원화한 것으로 바이오메탄이 대표적이다.

바이오가스는 환경오염 방지 및 오염 처리비용 절감 등이 장점이다.

하지만 폐기물매립지 등으로 활용처가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 바이오연료, 세계 식량위기의 주범?

몇년 전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경쟁적으로 바이오연료와 관련된 투자에 나섰고 바이오연료 비즈니스가 붐을 이루었었다.

바이오연료는 비싼 석유를 대신할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도 적어 대표적인 대체에너지로 주목받아 왔지만 최근 세계 식량 위기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30여년간 부셸당 2달러 선을 유지하던 옥수수 가격은 최근 6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농업인들은 다른 곡물 경작지를 줄이고 돈이 되는 옥수수 농사를 늘렸다.

옥수수 생산면적이 늘어나면서 다른 작물의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특히 올 들어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으며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글로벌 식량 파동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 식량 가격은 지난 3년간 평균 83% 상승했고 아시아 개도국이 크게 의존하는 쌀의 경우 지난해 가격이 두 배 이상 뛰었다.

바이오연료 붐이 식량 부족 사태를 일으킨 원인이라는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식량으로 연료를 만드는 것이 금지된 가운데 국제 사회도 바이오연료에 대한 우호적 시각을 거두고 있다.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인 장 지글러 박사는 "식량가격 폭등을 가져오는 바이오에너지 생산 확대는 인류에 대한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바이오연료의 친환경 효과마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토의정서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선진국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바이오연료를 청정에너지로 주목해왔다.

하지만 환경주의자들은 옥수수 대량생산 과정에서 비료와 용수 사용이 늘어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 바이오부탄올의 시대 오나?
[Science] 석유 대체 말은 좋은데…식량 파동은 어쩌지!!!
바이오연료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김재현 GS칼텍스 중앙기술연구소 팀장이 '바이오부탄올'의 대량생산을 돕는 균주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바이오부탄올은 1900년대 초에 이미 생산됐었으나 1950년대 이후 석유화학산업이 발달하면서 경제성이 떨어져 1950년대 이후 지금까지 상용화되지 않고 있었다.

바이오부탄올은 1ℓ당 에너지량이 7323㎉로 바이오에탄올(5592㎉)보다 부피당 에너지량이 30% 이상 높고 가솔린(7656㎉)과 비슷하다.

옥수수,콩 등을 원자재로 사용하는 바이오에탄올과는 달리 폐목재,볏짚,잉여 사탕수수 등 비식용 바이오매스를 이용하는 만큼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도 없다.

이번에 개발된 균주를 활용하면 바이오부탄올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춰 대량생산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 균주는 바이오매스 발효과정에 사용되는 균주를 대사공학적으로 개량,아세톤 생산을 억제하고 부탄올과 에탄올만 6 대 1의 비율로 생산되도록 했으며 아세톤을 부탄올로부터 분리할 필요가 없어 공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발효방식에서는 부탄올,아세톤,에탄올이 6 대 3 대 1의 비율로 생산됐는데 이 중 아세톤은 연료로 사용하기 곤란해 경제성이 낮았다.

김 팀장은 "이번에 개발된 균주를 이용하면 바이오 부탄올의 단가를 현재 ℓ당 500~600원가량하는 바이오에탄올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