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거리 6억7500km…10개월간 비행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봇 피닉스가 한국시간으로 26일 오전 8시53분 화성 북극권에 안착했다.
탐사선이 화성에 연착륙한 것은 1976년 쌍둥이 로봇 바이킹 1, 2호 이후 32년 만이다.
작년 8월4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버럴 공군기지에서 델타2 로켓에 실려 화성으로 떠난 피닉스호는 총 비행거리 6억7500㎞를 10개월간 비행했다.
지구와의 직선 거리로는 2억7360만㎞.
피닉스는 시속 1만9200㎞가량의 속도로 화성 대기권에 진입한 뒤 낙하산을 이용해 착륙했다.
바이킹호의 탐사 이래 화성 탐사 시도는 대부분 수십억 년 동안 지질 변화가 거의 없었던 적도 부근의 건조한 땅에만 집중됐었다.
반면 피닉스는 북극 얼음지대를 처음 탐사한다.
과학자들은 지표면 아래의 얼음층을 분석하면 과거 생명체가 존재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피닉스호 화성착륙 성공
피닉스는 1426도의 마찰열을 뚫고 지표상 600m지점에서 12개의 역추진 로켓을 발사하고 낙하산을 펴 속도를 시속 8㎞로 줄인 뒤 착륙에 성공했다.
에어백을 이용해 떨어지는 게 아니라 낙하산 방식으로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미국 러시아 영국 등의 11차례 착륙 시도 중 여섯 번은 실패했다.
피닉스호는 착륙 직후 태양전지 패널을 펼치면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화성의 북극 지역을 찍은 선명한 영상을 지구로 송신하기 시작했다.
무게 347㎏의 피닉스는 태양전지가 가동되는 3개월 동안 매일 2시간 동안 로봇 팔로 화성 지표면을 1m까지 뚫으면서 물의 흔적을 찾게 된다.
채취된 화성토양을 강력한 그라인더로 분쇄한 뒤 섭씨 980도로 가열해 물이 증발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토양산성도도 측정한다.
이와 함께 유인 탐사 시대에 대비해 이곳의 기후 특성을 관측하고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인지 살피고 사진을 전송한다.
이번 피닉스호 발사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물을 찾는 것이다.
생명체의 근원이 되는 물의 흔적을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이는 화성에서 물의 흔적을 찾으면 생명체가 존재하거나 언젠가 이곳에 생명체가 존재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피닉스호의 착륙지로 화성 북극권이 결정된 이유도 물을 구성하는 수소원자 흔적이 2002년 이 지역에서 대량으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번 피닉스호의 임무가 앞서 발사된 다른 화성탐사선보다 중요한 이유도 물의 흔적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북극권을 정확히 목표 삼아 착륙했기 때문이다.
⊙ 화성에 생물체가 살았다면 35억년 이전
화성은 지구와 더불어 태양으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예부터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행성으로 여겨 왔다.
이 가운데 2006년 프랑스의 장 피에르 비브링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의 화성탐사선인 '마스 익스프레스'가 보내온 화성 광물을 분석한 후 과학저널 '사이언스'를 통해 화성은 탄생 초기에 생명을 키울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갖추고 있었으리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화성은 유아기라고 할 수 있는 탄생 초기에만 생명체에 적합했을 것"이라며 "35억년 전쯤부터 화성은 어떠한 생명체도 살기 힘든 건조하고 높은 산성도의 환경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광물 분석을 통해 화성의 지질학적 연대기를 3개로 구분했는데 이 중 제1기가 화성 탄생 시기인 46억년 전에서 40억년 전까지의 시기다.
이 시기에는 부식과 충격을 받은 바위로부터 촉촉한 점토질 광물이 형성됐다.
카모사이트,논트로나이트 같은 광물은 아주 풍부한 물과 온화한 기후,낮은 산성도를 갖춘 환경에서만 형성될 수 있다.
이 같은 환경이라면 이 시기에 생명체가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특히 만약 생명체가 존재했었다면 그 증거는 '시르티스메이저' 화산고원의 점토질 많은 바위나 길고 좁게 파인 '닐리 포사에' 지역 등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장 피에르 비브링 박사는 "물과 생명의 존재는 화성 탄생 초기에만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2기인 약 40억년 전부터 35억년 전 사이 화성은 미생물조차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 인류의 화성 탐사 역사는 30년
화성은 태양계 네 번째 행성으로 '붉은 별'로도 불린다.
영문 명칭인 마르스(Mars)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전쟁의 신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인류는 일찍부터 화성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화성에 탐사선을 보낸 것도 이미 30년이 넘었다.
그동안 5개 탐사선이 성공적으로 착륙했는데 1975년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바이킹 1호,바이킹 2호가 발사된 이래 1996년에 패스파인더를, 2003년에는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화성 착륙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화성에는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화성의 적도 인근에서 화성 지표면의 사진을 찍어서 지구로 송신하고 있다.
이번 발사에서 주목되는 점 가운데 한 가지는 화성탐사에 들어가는 비용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1976년 바이킹을 화성까지 쏘아올리는 데는 총 8억2000만달러가 쓰인 반면 이번 피닉스 발사에는 그 절반 정도인 4억2000만달러가 들었다.
이 같은 비용 감소로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보낼 날도 머지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미국은 2037년까지 화성에 유인 탐사선을 보낸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활동을 마친 피닉스는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화성에 그대로 남겨지게 된다.
피닉스 안에는 화성에 관한 영화와 소설,예술작품 등을 담고 수백 년 이상 보존이 가능한 DVD가 들어 있다.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
탐사선이 화성에 연착륙한 것은 1976년 쌍둥이 로봇 바이킹 1, 2호 이후 32년 만이다.
작년 8월4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버럴 공군기지에서 델타2 로켓에 실려 화성으로 떠난 피닉스호는 총 비행거리 6억7500㎞를 10개월간 비행했다.
지구와의 직선 거리로는 2억7360만㎞.
피닉스는 시속 1만9200㎞가량의 속도로 화성 대기권에 진입한 뒤 낙하산을 이용해 착륙했다.
바이킹호의 탐사 이래 화성 탐사 시도는 대부분 수십억 년 동안 지질 변화가 거의 없었던 적도 부근의 건조한 땅에만 집중됐었다.
반면 피닉스는 북극 얼음지대를 처음 탐사한다.
과학자들은 지표면 아래의 얼음층을 분석하면 과거 생명체가 존재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피닉스호 화성착륙 성공
피닉스는 1426도의 마찰열을 뚫고 지표상 600m지점에서 12개의 역추진 로켓을 발사하고 낙하산을 펴 속도를 시속 8㎞로 줄인 뒤 착륙에 성공했다.
에어백을 이용해 떨어지는 게 아니라 낙하산 방식으로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미국 러시아 영국 등의 11차례 착륙 시도 중 여섯 번은 실패했다.
피닉스호는 착륙 직후 태양전지 패널을 펼치면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화성의 북극 지역을 찍은 선명한 영상을 지구로 송신하기 시작했다.
무게 347㎏의 피닉스는 태양전지가 가동되는 3개월 동안 매일 2시간 동안 로봇 팔로 화성 지표면을 1m까지 뚫으면서 물의 흔적을 찾게 된다.
채취된 화성토양을 강력한 그라인더로 분쇄한 뒤 섭씨 980도로 가열해 물이 증발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토양산성도도 측정한다.
이와 함께 유인 탐사 시대에 대비해 이곳의 기후 특성을 관측하고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인지 살피고 사진을 전송한다.
이번 피닉스호 발사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물을 찾는 것이다.
생명체의 근원이 되는 물의 흔적을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이는 화성에서 물의 흔적을 찾으면 생명체가 존재하거나 언젠가 이곳에 생명체가 존재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피닉스호의 착륙지로 화성 북극권이 결정된 이유도 물을 구성하는 수소원자 흔적이 2002년 이 지역에서 대량으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번 피닉스호의 임무가 앞서 발사된 다른 화성탐사선보다 중요한 이유도 물의 흔적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북극권을 정확히 목표 삼아 착륙했기 때문이다.
⊙ 화성에 생물체가 살았다면 35억년 이전
화성은 지구와 더불어 태양으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예부터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행성으로 여겨 왔다.
이 가운데 2006년 프랑스의 장 피에르 비브링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의 화성탐사선인 '마스 익스프레스'가 보내온 화성 광물을 분석한 후 과학저널 '사이언스'를 통해 화성은 탄생 초기에 생명을 키울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갖추고 있었으리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화성은 유아기라고 할 수 있는 탄생 초기에만 생명체에 적합했을 것"이라며 "35억년 전쯤부터 화성은 어떠한 생명체도 살기 힘든 건조하고 높은 산성도의 환경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광물 분석을 통해 화성의 지질학적 연대기를 3개로 구분했는데 이 중 제1기가 화성 탄생 시기인 46억년 전에서 40억년 전까지의 시기다.
이 시기에는 부식과 충격을 받은 바위로부터 촉촉한 점토질 광물이 형성됐다.
카모사이트,논트로나이트 같은 광물은 아주 풍부한 물과 온화한 기후,낮은 산성도를 갖춘 환경에서만 형성될 수 있다.
이 같은 환경이라면 이 시기에 생명체가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특히 만약 생명체가 존재했었다면 그 증거는 '시르티스메이저' 화산고원의 점토질 많은 바위나 길고 좁게 파인 '닐리 포사에' 지역 등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장 피에르 비브링 박사는 "물과 생명의 존재는 화성 탄생 초기에만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2기인 약 40억년 전부터 35억년 전 사이 화성은 미생물조차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 인류의 화성 탐사 역사는 30년
화성은 태양계 네 번째 행성으로 '붉은 별'로도 불린다.
영문 명칭인 마르스(Mars)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전쟁의 신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인류는 일찍부터 화성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화성에 탐사선을 보낸 것도 이미 30년이 넘었다.
그동안 5개 탐사선이 성공적으로 착륙했는데 1975년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바이킹 1호,바이킹 2호가 발사된 이래 1996년에 패스파인더를, 2003년에는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화성 착륙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화성에는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화성의 적도 인근에서 화성 지표면의 사진을 찍어서 지구로 송신하고 있다.
이번 발사에서 주목되는 점 가운데 한 가지는 화성탐사에 들어가는 비용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1976년 바이킹을 화성까지 쏘아올리는 데는 총 8억2000만달러가 쓰인 반면 이번 피닉스 발사에는 그 절반 정도인 4억2000만달러가 들었다.
이 같은 비용 감소로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보낼 날도 머지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미국은 2037년까지 화성에 유인 탐사선을 보낸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활동을 마친 피닉스는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화성에 그대로 남겨지게 된다.
피닉스 안에는 화성에 관한 영화와 소설,예술작품 등을 담고 수백 년 이상 보존이 가능한 DVD가 들어 있다.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