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중국 쓰촨성을 강타한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으로 2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 252개가 한꺼번에 폭발한 정도의 위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지진의 에너지가 1995년 일본 고베 지역에서 일어나 사망자 5500명과 부상자 4만여명을 낸 한신대지진의 32배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진은 왜 발생하는 것이며 한반도에서도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까?

[Science] 한반도에도 큰 지진이 발생할까?
인명피해 규모가 시시각각 늘어나면서 중국 국민은 1976년 탕산 대지진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이번 쓰촨성 지진 규모는 중국 지진 관측 사상 최대 피해를 냈던 탕산 대지진의 규모 7.8과 같다.

중국 정부는 당시 탕산 대지진으로 적어도 25만5000명이 사망하고 16만40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망자가 65만5000여명이라는 비공식 보도도 있었다.

이번에 발생한 쓰촨성 지진은 지각판의 경계가 맞부딪치면서 축적된 에너지가 한꺼번에 분출하며 일어났다는 해석이다.

유라시아판과 인도양판이 충돌하면서 형성된 에너지가 쓰촨성에서 북서쪽으로 600~900㎞ 떨어져 있는 단층대에 집중되면서 엄청난 규모로 땅이 움직였다는 것이다.

쓰촨성 북서쪽에 쓰촨 분지가 있는데 이곳에 대규모 역단층이 존재한다.

판이 맞부딪치면서 응측된 에너지가 이 역단층을 한꺼번에 지표면으로 밀어올리며 지진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중국 해안 지역은 남극에서 시작해 뉴질랜드 대만 일본을 거쳐 북미와 남미 서해안으로 이어지는 길이 4만㎞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지진대인 환태평양조산대에 속한다.

세계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지진이나 화산활동은 이 지진대에서 일어난다.

지진은 지구를 구성하는 10여장의 판이 충돌해 발생하기 때문에 판의 경계 부분에 있는 지역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그만큼 판에 속한 지역은 큰 피해를 본다.

이번 지진에서도 진앙지 인근뿐 아니라 수천㎞ 떨어진 타이베이·홍콩·방콕·하노이·이슬라마바드 등 외국에서도 진동을 느꼈다.

⊙ 한반도에서 지진 가능성은

한반도에서도 주기적으로 지진 피해가 발생하고 지진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1978년 10월 충남 홍성에서 일어난 규모 5.0의 지진으로 건물 118동이 부서지고 1000여개 건물에 금이 가는 피해가 생겼다.

2004년 5월 경북 울진 동쪽 80㎞ 해역에서도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큰 피해는 없었다.

최근 5년 동안 지진 발생 횟수가 연평균 40여회로 2배 이상 증가했다는 보고가 잇따르면서 한반도 역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2010년 안에 규모 6.0의 강진이 발생할 확률이 57%를 넘는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지진 전문가들은 지각판의 경계가 아닌 판의 깊숙한 내부에 위치한 한반도는 쓰촨성보다는 지진 발생 가능성이 훨씬 낮다고 말한다.

하지만 완전히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지각판 내부라도 수백 년이나 수천 년에 한 번씩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30여년 전 중국에서 대형 지진이 일어난 예도 있기 때문이다.

판 내부에도 에너지가 오랜 기간 쌓이면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데 그 예가 바로 중국 탕산 대지진이다.

한반도에서는 10년 정도에 규모 5.0의 지진이 두세 차례 정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에 수년 안에 대형 지진이 발생할 특별한 징후는 아직 없다고 말하지만 무조건 안심해서도 안 될 것이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건물의 내진 설계 강화 등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황경남 한국경제신문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