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남극 세종기지 벌써 20주년 됐네
기지 건설에 참가했던 모든 사람이 혼연일체가 돼 일한 결과, 1988년 1월10일에는 상량식을 했고, 기공식을 한 지 두달 하루 만인 1988년 2월17일 주요 건물이 완공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남극에 상주 기지가 있는 18번째 나라가 됐다.

또 남극조약협의당사국들이 우리나라의 남극 연구 결과를 인정해 한국은 1989년 10월에 남극조약협의당사국 자격을 획득했다.

세종기지 완공이 임박하자 남극을 연구할 조직도 필요했다.

이에 따라 1987년 3월 한국해양연구원에 극지연구실이 신설됐다.

연구원들의 전공분야는 지질학, 대기과학, 생물과학 등으로 다양했다.

또 같은 해 8월에는 남극조약 가입 국가들이 연구활동을 협의하고 조정하는 남극과학연구위원회의 한국위원회인 한국남극과학연구위원회가 학술원 산하에 만들어졌다.

⊙ 남극은 과학연구의 전략적 거점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남극에 연구기지를 세운 것은 남극 연구가 갖는 과학적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증거다.

우선 남극은 지구온난화 등과 같은 기후 변화를 모니터링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남극 지역의 빙하가 우선적으로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또 전 세계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심층해수도 남극의 웨델해 같은 극지에서 발원하기 때문에 남극 지역의 변화를 연구하면 전 세계의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남극은 우주연구에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우주를 연구하는 주요 방법 중 하나는 우주공간을 떠돌던 암석이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떨어진 운석을 연구하는 것이다.

운석 중에는 태양계 가스와 먼지 덩어리에서 처음 생선된 후 전혀 변화하지 않은 것들도 있는데 이를 통해 태양계의 기원물질과 생성 시기 등을 알 수 있다.

남극은 지구 표면의 3%에 불과하지만 지구상의 운석 중 80%가 넘는 2만5000여개가 이곳에서 발견됐다.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남극에 주목하는 이유다.

생태계 연구에도 남극은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전 세계 해양 표면적의 10%를 차지하는 남극해는 가장 규모가 큰 대형 포식자가 서식하고 있는 곳이다.

또 남극해양생태계의 먹이사슬 구조와 에너지 흐름의 변화는 지구온난화나 오존층 파괴와 같은 환경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환경 지표 중 하나다.

이 밖에 남극에는 막대한 양의 자원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갈수록 자원 고갈 문제가 심각해질 것임을 감안하면 자원 개발 측면에서 남극이 갖는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2011년 제2기지 건설

한국은 2011년에 제2의 남극 기지를 건설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세종기지가 있는 킹조지섬은 위도가 낮고 따뜻한 아남극권에 있어 고위도에서 가능한 오로라와 지구 자기, 천문학, 빙하학 등 극지 본연의 연구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양연구원은 남극 연구 활성화를 위한 제2기지 후보지로 아문센 해역 등 남극대륙의 위도 70도가 넘는 곳을 검토하고 있으며 2011년까지 기지를 완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어느 지역에 제2기지를 건설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극지연구소는 최근 2개 팀을 편성해 남극 제2기지 건설지역 선정을 위해 현지 답사에 나섰다.

한 팀은 러시아 쇄빙선에 승선해 남극 대륙의 동쪽 지역을 우선적으로 답사하고, 러시아의 남극 대륙기지를 방문해 남극 제2기지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배울 계획이다.

또 다른 한 팀은 호주 쇄빙선을 타고 남극 서쪽 지역을 탐사한다.

윤 회장은 "지구온난화와 자원 고갈 문제로 남극의 전략적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남극에서의 기득권 확보와 국제적 지위 향상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국가의 미래가 걸린 남극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