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시지도 엄연한 상품이다.
상품 가격이 이렇게 한꺼번에 30%씩 팍팍 내릴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일부 사용자들은 이것도 모자라 문자메시지 요금을 무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는데, 어떻게 '공짜로 상품을 제공하라'는 주장을 할 수 있을까.
비밀은 문자메시지의 작동 원리에 있다.
이통사의 기지국들은 항상 어느 휴대폰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끊임없이 파악한다.
예를 들면 서울 송파구의 김양이 의정부에 있는 이군에게 전화를 할 때, 이군이 어디 있는지 이통사 측이 모르고 있다면 김양의 발신전화 내용은 전국 모든 기지국으로 전송돼야 할 것이다.
엄청난 비효율이다.
따라서 이통사는 이군의 휴대폰과 주기적으로 전파를 교환하면서 위치를 파악해 뒀다가 김양 근처 송파구 기지국에서 이군 근처 의정부 기지국으로 잽싸게 정보를 전송해주는 식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김양·이군의 휴대폰과 기지국이 전화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주기적으로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면, 이 주기적인 정보 교환 과정에 간단한 메시지를 딸려보내면 어떨까?
예를 들어 김양의 부호가 'AAAABBBCC'라면 여기에 'AAAABBBCC/보고싶어/010-1234-5678에게 전달'이라는 식으로 메시지를 붙여넣는 것이다.
기지국은 원래 들어오는 AAAABBBCC 데이터에 추가된 부분인 '보고싶어' 메시지(SMS의 경우 80바이트)를 '010-1234-5678' 번호로 보내주면 된다.
보내는 것도 마찬가지로 이군 휴대폰과 기지국이 원래 교환하고 있는 데이터에 한 줄 덧붙이면 되므로 어렵지 않다.
(註)
이것이 문자메시지의 원리다.
매우 간단할 뿐만 아니라 이통사 입장에서는 거의 추가 생산비용이 들지 않는다.
바로 이 점에 근거해 시민단체들은 이통사가 문자메시지를 공짜로 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이통사들이 문자 요금을 낮춘 이유는 이 같은 공격 논리를 당해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 이통사 순익 크게 줄어들 듯
이통사들은 이번에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요금 인하를 단행하면서 속앓이를 많이 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자메시지는 이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우수한 수입원이었다.
무료 메시지 혜택이나 각종 요금제에 묶여 있기 때문에 실제 수입은 건당 5~7원(청소년은 건당 2~3원)에 불과했지만, 앞서 설명한 대로 생산 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이 매출은 대부분 순익으로 고스란히 돌아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통사들이 '앉아서 돈을 갈퀴로 긁어들이고 있다'고만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들이 돈을 벌고 있는 이유는 전국 각지, 특히 수익성이 높지 않은 오지에까지 통신망을 설치하는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또 3사 간 경쟁을 위해 휴대폰 보조금 등 다양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이 비용을 반드시 전화요금으로만 되돌려받아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통사들이 설치한 기간시설망 없이는 문자메시지 사용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가격을 낮춰서 문자 이용량이 크게 늘어난다면(가격 탄력성이 높다면) 이통사들의 걱정도 덜할 것이다.
건당 수입(순익)이 30% 줄더라도 이용량이 30% 늘어나면 이 회사의 전체 순익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 이 같은 이용량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이번 요금인하 조치로 올해 각 이동통신사의 순익은 각각 수백억원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SK텔레콤은 958억원,KTF는 477억원,LG텔레콤은 291억원씩 순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올해 순이익 전망치에 비해 각각 4.2%,8.5%,6.6%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selee@hankyung.com
(註)
현재 이통사들은 서로 독자적인 문자메시지 규격을 사용하고 있다.
메시지를 디지털부호로 코딩하고 디지털부호를 다시 한글로 변환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는 뜻이다.
이통사별로 서로 다른 휴대폰을 사용하는 지금은 규격이 서로 다른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3세대 휴대폰에 대한 USIM카드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이를 통일해야 한다는 지적이 등장하고 있다.
USIM카드는 전화번호와 요금 등 개인정보를 담은 칩으로 휴대폰에 꽂으면 소위 '개통' 작업 없이 바로 해당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사람들이 서로 휴대폰을 바꿔 사용하거나, 이통사를 바꿔도 기존 휴대폰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SK텔레콤을 쓰다가 KTF로 옮겼을 경우 지금처럼 문자메시지 규격이 다르다면 문자메시지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음성이나 영상 통화는 서비스 규격이 같아야 이용할 수 있다.)
각 이통사는 USIM카드 도입 전 이 같은 '통일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품 가격이 이렇게 한꺼번에 30%씩 팍팍 내릴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일부 사용자들은 이것도 모자라 문자메시지 요금을 무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는데, 어떻게 '공짜로 상품을 제공하라'는 주장을 할 수 있을까.
비밀은 문자메시지의 작동 원리에 있다.
이통사의 기지국들은 항상 어느 휴대폰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끊임없이 파악한다.
예를 들면 서울 송파구의 김양이 의정부에 있는 이군에게 전화를 할 때, 이군이 어디 있는지 이통사 측이 모르고 있다면 김양의 발신전화 내용은 전국 모든 기지국으로 전송돼야 할 것이다.
엄청난 비효율이다.
따라서 이통사는 이군의 휴대폰과 주기적으로 전파를 교환하면서 위치를 파악해 뒀다가 김양 근처 송파구 기지국에서 이군 근처 의정부 기지국으로 잽싸게 정보를 전송해주는 식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김양·이군의 휴대폰과 기지국이 전화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주기적으로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면, 이 주기적인 정보 교환 과정에 간단한 메시지를 딸려보내면 어떨까?
예를 들어 김양의 부호가 'AAAABBBCC'라면 여기에 'AAAABBBCC/보고싶어/010-1234-5678에게 전달'이라는 식으로 메시지를 붙여넣는 것이다.
기지국은 원래 들어오는 AAAABBBCC 데이터에 추가된 부분인 '보고싶어' 메시지(SMS의 경우 80바이트)를 '010-1234-5678' 번호로 보내주면 된다.
보내는 것도 마찬가지로 이군 휴대폰과 기지국이 원래 교환하고 있는 데이터에 한 줄 덧붙이면 되므로 어렵지 않다.
(註)
이것이 문자메시지의 원리다.
매우 간단할 뿐만 아니라 이통사 입장에서는 거의 추가 생산비용이 들지 않는다.
바로 이 점에 근거해 시민단체들은 이통사가 문자메시지를 공짜로 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이통사들이 문자 요금을 낮춘 이유는 이 같은 공격 논리를 당해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 이통사 순익 크게 줄어들 듯
이통사들은 이번에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요금 인하를 단행하면서 속앓이를 많이 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자메시지는 이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우수한 수입원이었다.
무료 메시지 혜택이나 각종 요금제에 묶여 있기 때문에 실제 수입은 건당 5~7원(청소년은 건당 2~3원)에 불과했지만, 앞서 설명한 대로 생산 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이 매출은 대부분 순익으로 고스란히 돌아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통사들이 '앉아서 돈을 갈퀴로 긁어들이고 있다'고만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들이 돈을 벌고 있는 이유는 전국 각지, 특히 수익성이 높지 않은 오지에까지 통신망을 설치하는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또 3사 간 경쟁을 위해 휴대폰 보조금 등 다양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이 비용을 반드시 전화요금으로만 되돌려받아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통사들이 설치한 기간시설망 없이는 문자메시지 사용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가격을 낮춰서 문자 이용량이 크게 늘어난다면(가격 탄력성이 높다면) 이통사들의 걱정도 덜할 것이다.
건당 수입(순익)이 30% 줄더라도 이용량이 30% 늘어나면 이 회사의 전체 순익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 이 같은 이용량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이번 요금인하 조치로 올해 각 이동통신사의 순익은 각각 수백억원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SK텔레콤은 958억원,KTF는 477억원,LG텔레콤은 291억원씩 순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올해 순이익 전망치에 비해 각각 4.2%,8.5%,6.6%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selee@hankyung.com
(註)
현재 이통사들은 서로 독자적인 문자메시지 규격을 사용하고 있다.
메시지를 디지털부호로 코딩하고 디지털부호를 다시 한글로 변환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는 뜻이다.
이통사별로 서로 다른 휴대폰을 사용하는 지금은 규격이 서로 다른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3세대 휴대폰에 대한 USIM카드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이를 통일해야 한다는 지적이 등장하고 있다.
USIM카드는 전화번호와 요금 등 개인정보를 담은 칩으로 휴대폰에 꽂으면 소위 '개통' 작업 없이 바로 해당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사람들이 서로 휴대폰을 바꿔 사용하거나, 이통사를 바꿔도 기존 휴대폰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SK텔레콤을 쓰다가 KTF로 옮겼을 경우 지금처럼 문자메시지 규격이 다르다면 문자메시지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음성이나 영상 통화는 서비스 규격이 같아야 이용할 수 있다.)
각 이통사는 USIM카드 도입 전 이 같은 '통일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