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달탐사 위성 쏜다 우리나라가 2017년까지 300t급 위성발사체(KSLV-II)를 자력으로 발사하고 2020년에는 달탐사 궤도 위성을, 2025년에는 달탐사 착륙선을 각각 발사하는 등 우주강국의 반열에 진입하기 위한 '우주개발' 로드맵이 본격 추진된다.
세계 우주개발경쟁 본격화…"미래에너지원을 확보하라"
1969년 미국의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다.
이때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달 탐사는 그야말로 먼 나라 이야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7년 9월과 10월,한국의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이 각각 달 탐사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리자 달 탐사는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것으로 인식됐다.
이에 한국도 2020년에 독자 기술로 개발한 달 탐사 위성을 우주 공간에 발사하겠다는 야심찬 우주개발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선진국들의 전유물로 생각했던 우주개발 경쟁에 본격 뛰어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 2020년 한국도 달탐사 위성 발사
과학기술부는 최근 제4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열어 '우주 개발사업 세부실천 로드맵'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로드맵은 지난 6월 수립된 '우주개발 진흥기본계획'에 따른 것으로 우주개발사업의 세부목표와 추진 일정,우주기술확보 전략을 구체화하고 향후 10년 이상의 우주개발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담고 있다.
로드맵은 △발사체 △우주탐사 △인공위성 △위성활용 등 4가지로 구성되며 과기부는 앞으로 연도별 세부 시행계획을 세워 4가지 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우주탐사다.
정부는 우주탐사를 중장기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2017년에 달 탐사 위성 1호(궤도선) 개발사업에 착수해 2020년 발사할 계획이다.
또 2021년에는 달 탐사 위성 2호(착륙선) 개발사업을 시작해 2025년에 쏘아올린다는 계획이다.
달탐사 위성을 쏘아 올리는데 필요한 발사체의 경우 내년에 170t급 소형위성발사체(KSLV-I)를 발사하고,2017년까지 300t급 한국형 발사체를 자력으로 개발한다는 목표다.
한편 한국 최초 우주인 정·부 후보로 각각 선정된 고산씨(31)와 이소연씨(29)는 내년 4월8일 오후 8시(한국시간)에 러시아의 소유즈호를 타고 우주로 떠나 같은 달 19일 지구로 귀환한다.
⊙ 미국 러시아 주도,중국 일본도 가세
한국이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 것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뿐 아니라 중국 인도까지 최근 우주개발 경쟁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냉전시대에만 해도 우주 개발은 미국과 러시아(구 소련)의 독무대였다.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우주궤도 위에 쏘아 올린 것은 러시아였다.
러시아는 1957년 10월4일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지구궤도에 올려 놓는데 성공했다.
당시 러시아와 체제 경쟁을 벌이고 있던 미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러시아의 과학 기술이 미국보다 더 앞서 있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당분간 우주공간은 러시아의 독무대였다.
러시아는 1961년에 세계 최초의 유인 우주선 '보스토크 1호'를 발사하는 데도 성공했다.
그러나 1969년 미국은 러시아에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인류 최초의 유인 달 착륙선 '아폴로 11호'를 우주로 쏘아 올려 달에 착륙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일본과 중국도 본격적인 우주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일본은 지난 9월14일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달 탐사선 '가구야'를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은 이번 달 탐사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10년간 총 550억엔(약 4400억원)을 투입했다.
일본은 2013년에는 달 착륙선을 띄울 계획이다.
과거 러시아가 첫 유인우주선을 발사할 때 당시 마오쩌둥 중국 주석은 "중국은 감자 하나도 우주에 보낼 능력이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던 중국도 지난 10월24일 달 탐사선 '창어 1호'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렸다.
발사 광경은 중국 국영방송인 CCTV를 향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이 밖에 인도는 내년 4월 자체 개발한 달 탐사선 '차드라얀 1호'를 쏘아 올릴 계획이다.
⊙ 미래 에너지원 확보가 우주개발 주 목적
냉전 시절 우주개발 경쟁은 체제의 우월성과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우주선 발사는 그만큼 과학기술이 발전했다는 걸 의미하고 이는 결국 국력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냉전 체제 붕괴 이후에는 우주개발의 목적이 바뀌고 있다.
용홍택 과기부 우주개발정책과장은 "과거 냉전시대에 달 탐사는 국력 과시가 주 이유였지만 최근에는 자원개발 등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특히 달에는 핵융합발전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헬륨3가 엄청나게 매장돼 있다"고 말했다.
용 과장은 또 "우주선 개발 등에 매달리다 보면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부수적인 이득 또한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즉 우주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을 실생활에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은 물론 일본 중국과도 기술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뒤늦게 우주개발에 뛰어들 필요가 있냐는 비판적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이 2020년에 달 탐사선을 발사한다고 하더라도 일본 중국보다 13년이나 뒤처지기 때문이다.
또 실용적 목적이 불투명한 우주개발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을 필요가 있냐는 목소리도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일본 중국 내에서도 있었다.
지난 10월 열린 일본 우주개발위원회 회의에서는 "달 탐사의 명확한 목표가 없다면 국민들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 늦었다고 해서 마냥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우주 개발은 먼 미래를 내다보는 것인 만큼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