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이동통신 세대 구분은 어떻게 하는 거지?
3세대 WCDMA 넘어 4세대 ‘놀라’까지 개발


요즘 광고들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이동통신사들의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 광고다.

서단비가 나와서 막춤을 추길래 쟤 뭐니,하고 보다보면 '쇼를 하라 쇼(KTF)!'란 광고문구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추석에 영상통화로 제사 지내라거나 팔을 쭉쭉 늘여서 얼굴을 작게 보여야 한다는 SK텔레콤의 '영상통화 완전정복' 시리즈도 눈길을 잡아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3세대 이동통신기술('3G'라는 표현은 3rd Generation의 약자)인 W-CDMA(Wideband CDMA)를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 여러분이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은? 2세대 이동통신기술(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이다(각주 참조).

2세대는 아날로그인 1세대와 달리 '디지털' 신호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여러분이 사용하고 있는 CDMA도 2세대지만,모든 나라가 이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유럽에서는 GSM이라는 기술을 쓴다.

GSM과 CDMA가 나오기 전에도 휴대폰은 있었다.

이 때의 기술은 아날로그 무선 전파를 이용한 이동통신기술이다.무전기의 업그레이드 버전에 가까운 이 기술을 1세대로 묶는다.

⊙전송속도가 세대 구분의 기준

[Science] 이동통신 세대 구분은 어떻게 하는 거지?
이동통신기술의 세대 구분의 기준은 '전송속도'다.

얼마나 빠르게 데이터를 서로에게 전송할 수 있느냐는 곧 같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느냐는 얘기와 다름없다.

2세대 이동통신기술이 이전 세대와 확연하게 구분되는 이유는 단순히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코딩 기술이 달라서가 아니다.

음성을 디지털로 전환해 전달하게 되면서 훨씬 압축적으로,적은 정보로 이전보다 더 깨끗한 통화품질을 제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문자메시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도 디지털 전환의 주요한 성과다.

3세대로 불리는 W-CDMA는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많은 정보를 팍팍 보낼 수 있다.

따라서 영상통화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전에도 영상을 보낼 수 있었지만 전송 속도가 느려 상용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1세대 휴대폰이 처음 나온 것은 1983년(모토로라).

그 이후 1989년에 GSM,1996년에 CDMA가 나왔다.

3세대인 WCDMA는 2002년에,올해는 LG텔레콤이 별도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리비전A'서비스(3세대)가 연말께 등장할 예정이다.

현재 4세대 이동통신기술 표준을 논의하고 있는 국제기구인 ITU에서는 2010년께 4세대 표준을 확정할 계획이다.

기술이 누적될수록 세대 간의 간격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ETRI,4세대용 무선랜 기술 개발 성공

더 빠른 전송기술을 가진 4세대에 대한 논의도 벌써 무성하다(헐! 우린 아직 3세대가 뭔지도 잘 모르는데…).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4세대 이동통신기술에 응용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전송속도가 빠른 무선랜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ETRI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걸어다니면서(시속 3km 이하로 이동할 때) 전송속도가 3.6Gbps에 달한다.

3.6Gb(기가바이트)를 1초마다(per second) 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여러분의 컴퓨터 안에 들어있는 모든 데이터 용량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면 이게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

100기가라 해도 불과 28초면 이 무선랜으로 전송받을 수 있는 용량이다.

CD 한장(650Mb)과 비교하면 더 뚜렷하게 대비된다.

집에서 쓰고 있는 메가패스나 하나포스와 같은 유선초고속망의 최고 속도는 100Mbps.

이 속도가 100% 나오는 환경에서 CD 한장을 받으려면 52초가 걸리지만 이 기술로는 1.4초밖에 안 걸린다.

ETRI는 이 기술의 이름을 '놀라(NoLA)'라고 명명했다.'New Nomadic Local Area Wireless Access'의 준말로,우리말의 '놀랍다'와 발음이 비슷해 의미심장하다.

아직 미국 등 선진국들이 개발한 걸어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무선랜 속도는 최고 1Gbps 수준이다.

우리는 이보다 3배 이상 빠른 속도를 구현해 낸 것.

⊙4세대 표준화 경쟁에서 한발 앞서

특히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이 기술이 한국이 4세대 이동통신 표준경쟁을 주도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TU는 4세대 이동통신의 최저 전송속도가 시속 3㎞ 이하로 이동할 때 1Gbps,차량으로 고속으로 이동할 때에는 100Mbps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ETRI가 개발한 놀라는 이 중 저속 이동시의 기본 규격보다 3.6배나 빠르다.황승구 ETRI 이동통신연구단장은 "2010년까지 고속이동용 시스템 '니마'(NeMA-New Mobile Access)와 저속이동용 시스템이 연동되는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개발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앞으로 우리가 저속이동시 3Gbps대를 기준으로 표준을 제정하자고 주장해 통과될 경우 이 같은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나 기업은 초기 시장진입 기회를 차단당할 가능성이 높다.

부랴부랴 다른 나라의 기술을 사다 쓴다 하더라도 비싼 로열티를 물어야 하고,기술 개발도 늦어져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만약 다른 나라와의 표준경쟁에서 진다면 우리도 마찬가지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방심할 수 없다.

이미 일본의 이동통신회사 NTT도코모는 실험실에서 5Gbps 수준의 전송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실의 안정된 환경과 실제 환경은 상당히 다르지만 조만간 일본서 5Gbps 야외 테스트 성공 소식이 날아올지도 모르는 셈이다.

⊙새로운 세대 나와도 상용화 여부 불투명

그러나 앞으로 5세대,6세대,7세대 이동통신기술이 더 빠르게 나온다 하더라도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는 보장은 없다.

모든 사람이 그때마다 휴대폰을 바꾸고 이동통신사는 기지국을 새로 세워야 한다면(기술 교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크다면) 이는 낭비에 가깝기 때문이다.

기존 서비스와 새 서비스 사이의 간격이 짧을수록 새 서비스의 수요도 적게 마련이다.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서비스가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거액을 들여 새 장비를 만들고 휴대폰을 마케팅하느라 돈을 쓰는 것을 꺼릴 것이다.

따라서 기술 진보의 중요성은 예전에 비해 축소되고,가격 대비 효율성이나 뛰어난 콘텐츠가 향후 이동통신 시장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註] 실제 2세대와 3세대의 구분은 다소 모호한 면이 있다.

CDMA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CDMA2000 등을 2.5세대나 3세대로 분류하기도 하고,3세대 중 최신기술 몇몇을 묶어 3.5세대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WCDMA는 3세대,CDMA는 2세대로 통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