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태양광 발전, 마르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
인류가 이용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태양에 의존한다.

현재 인류의 에너지원으로 가장 비중이 높은 석유나 석탄도 따지고 보면 태양열을 저장한 것이며,수력 풍력도 태양에서 유래한 것이다.

태양이 없으면 인류는 물론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이런 까닭에 과거부터 태양을 이용해서 직접 전기를 생산할 수는 없을까란 문제를 놓고 많은 과학자와 기업들이 고민해 왔다.

석유나 천연가스 등은 기본적으로 매장량이 제한돼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몇 년 새 국제 원유가격이 급등세를 보이자 태양을 이용한 전기생산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무궁무진한 태양 빛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태양광 발전과 관련된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가 나왔다.

◎ 친환경·무제한 에너지원 태양광 발전

태양광 발전이란 태양빛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것으로 물질이 빛을 흡수하면 표면에서 전자가 생겨 전기가 발생하는 '광전효과'가 기본 원리다.

그렇다면 태양열 발전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태양열 발전은 태양 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태양광 발전과 유사하다.

그러나 태양열 발전은 태양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발생시키고,이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태양광 발전은 아직 화력발전이나 원자력 발전처럼 널리 쓰이고 있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장점이 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의 전통적인 발전 방식과 달리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환경 친화적이다.

또 석유나 천연가스 같은 화석 연료를 수입할 필요가 없어 우리나라처럼 부존 자원이 빈약한 나라들에는 유리하다.

이 밖에 또 다른 대체에너지로 불리는 풍력발전이나 해수력발전과 달리 지역이나 규모에 관계없이 설치가 가능하며,기술 혁신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가능성도 많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태양광발전 산업은 크게 태양전지의 원자재인 실리콘,웨이퍼 등을 생산하는 '소재부문',태양전지의 제조 및 전지를 패키지화한 모듈을 공급하는 '전지부문',직류인 태양전원을 교류로 바꿔주는 인버터나 배터리를 제조하는 '전력기기부문',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시공하는 '설치·서비스 부문'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

한국은 소재부문에서 일본 독일 미국 같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 화학연구원,태양전지 소재 기술 개발

이런 가운데 기존 소재에 비해 전지 충진량을 25% 이상 늘릴 수 있는 태양전지용 다결정 실리콘 잉곳(덩어리)과 웨이퍼 양산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실리콘 가격이 기존 제품에 비해 40% 이상 내려갈 것으로 기대된다.

문상진 한국화학연구원 박사팀은 글로실(대표 길종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불순물을 크게 줄이고 결정성이 뛰어난 고품질 실리콘 잉곳 제조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일반적으로 잉곳 상태의 순수 실리콘 원료를 높은 온도에서 가열한 뒤 이를 고깃덩어리 썰듯 얇게 썰어 실리콘 웨이퍼로 만들고 웨이퍼를 다시 잘게 쪼개 반도체나 태양전지용 실리콘 소재로 가공한다.

태양전지용 실리콘 공정에서는 특히 대용량을 처리할 수 있는 장치 및 시설이 요구된다.

문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은 독창적인 정밀 제어 전열 시스템을 적용,양질의 웨이퍼를 만들면서도 장치와 공정을 단순화시켜 생산성을 40% 이상 높인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선진 기업들의 생산 규모인 배취(1회 생산)당 240kg 수준을 넘어 배취당 300kg 규모 생산에 성공했다고 문 박사는 설명했다.

문 박사는 "태양전지 산업은 미래 반도체를 대체할 황금 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독일 등 선진국이 세계 시장의 80%를 독점하고 있다"며 "이번 기술 개발로 연간 1500억원 이상의 태양전지용 실리콘 기판 수입대체나 수출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 한국 태양광 발전 산업 아직 걸음마 단계

전 세계적으로 보면 태양광 산업은 일본 독일 미국 등 세 나라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량을 기준으로 볼 때 이들 세 나라가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세 나라의 독주는 기업들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어우러진 결과다.

일본은 샤프가 태양광 발전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샤프는 1959년 태양전지 사업에 착수한 후 1962년에 세계 최초로 태양전지를 상용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샤프는 사업 개시 직후에는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렸으나 2003년부터 흑자로 전환하는 등 상업적 측면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일본 정부는 관련 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태양전지 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중점 육성하면서 기업들을 뒷받침했다.

독일의 경우 Q-Cells이란 기업이 2002년에 태양전지 제조 사업에 뛰어들었다.

샤프보다 시기적으로 뒤지긴 했지만 독일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확대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했다.

미국은 독일 일본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뒤지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정부가 직접 나서서 태양광 산업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전체 전력생산에서 태양광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0.003%에 불과하다.

또 세계 태양광발전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으로 독일(44%),일본(12%)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전국 10만 가구에 태양광 발전 보급 추진,저리융자제도 등에 힘입어 최근 들어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태양광 발전 산업이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투자와 기업들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기자 oasis93@hankyung.com


▲도움말=삼성경제연구소 강희찬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