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 출신인 고산씨가 3만6206 대 1의 경쟁을 뚫고 한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최종 선발됐다.
이에 따라 고씨는 내년 4월 러시아에서 발사하는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가,일주일여간 머물면서 우주과학 실험 등 각종 우주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내년 4월 고씨가 우주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한국은 세계 36번째로 우주인을 배출하고 11번째로 우주과학 실험을 한 국가가 된다.
⊙1년반 동안 총 3만6000여명 중 고산씨 선발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5일 오전 '한국우주인 선발협의체' 회의를 열어 우주인 후보 고산·이소연씨 중 고산씨를 탑승 우주인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4월 우주인 후보 공모를 시작으로 3만6206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한국 최초 우주인 선정작업은 1년5개월 만에 막을 내리고 내년 4월 첫 한국 우주인을 우주에 올리기 위한 준비작업이 본격화된다.
이날 회의에서 선발협의체 위원들은 두 명 모두 우주임무를 완수할 능력을 지녔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으나 최종 선택에서는 러시아 훈련 중 실습훈련과 국내 우주과학실험 훈련에서 이소연씨보다 나은 평가를 받은 고산씨의 손을 들어줬다.
우리나라의 탑승·예비우주인 명단과 우주과학실험 내용은 ISS 운영을 맡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다자간 승무원 운영위원회(MCOP)에 이달 중 통보되고 이 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고씨의 탑승 우주인 선정과 함께 자동적으로 예비우주인이 된 이소연씨는 지금까지 함께 훈련을 받아왔으나 앞으로는 이미 탑승팀과 예비팀이 결정돼 있는 러시아 우주인들과 함께 실제 임무 수행을 위한 그룹훈련을 받는다.
⊙어떤 임무 수행하나
고씨는 내년 4월 우주비행에 나서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7∼8일간 머물며 무중력의 우주공간에서만 가능한 다양한 과학실험을 하게 된다.
고산씨가 수행할 연구는 청소년 교육자료로 활용할 교육실험 5가지와 산업적·경제적 활용가치가 높은 기초과학실험 13가지 등 18가지다.
백홍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이번 연구과제는 국내 과학자들에게서 신청을 받은 것 중에서 국내 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로 엄선했다"며 "이들 실험이 모두 성공하면 5000억원 규모의 경제적인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경병 서강대 교수팀이 제안한 무중력 상태에서의 제올라이트 소재의 합성 실험과 우주인들의 귀마개 실험 등은 그 성과에 따라 당장 산업화의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신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는 광석인 제올라이트 합성 실험의 경우 이 물질이 무중력 상태에서 새로운 광결정을 만들어내는지 관찰하는 것으로,이 실험이 성공하면 수소저장 용기의 재료 개발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덕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팀이 개발한 우주 소음을 막을 수 있는 귀마개 실험은 귀마개 안에 마이크로폰을 달아 엔진 소음과 같은 주파수의 소리를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하는 공명 현상을 이용한 기기를 직접 테스트해보는 실험이다.
이 교수는 이 기기를 산업화하면 여행객들이 비행기 소음이나 각종 산업 현장의 소음 방지에 효과적인 제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산씨는 특히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차세대 반도체인 F램과 M램 등 특수 메모리 반도체 소자가 극한 환경의 우주에서 어떠한 성능을 보이는지를 중점적으로 실험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메모리는 전극과 자성 등을 활용해 작동하는 소자로,전류가 흐르지 않아도 기억 저장능력과 정보처리 능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들이 우주 방사선이 강하고 자기장이 거의 없는 우주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가 관심의 대상으로 꼽혀왔다.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이 연구 성과를 활용하면 우주에서 필요한 각종 전자 제품이나 장비 등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를 개발할 수 있어 차세대 고부가가치 우주 산업을 우리나라가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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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모두의 꿈 안고 우주에서 멋지게 펼쳐 보이겠다"
"우리나라가 멀지 않은 미래에 유인 우주산업,우주실험 분야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기틀을 닦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한국 첫 우주인에 선정된 고산씨(31)는 5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하다.
우리 모두의 꿈을 소중하게 가슴에 품고 올라가 우주에서 멋지게 펼쳐 보이겠다"며 이같이 다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우주기술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국민들도 계속 관심을 갖고 응원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주임무를 완수한 후에는 "지금까지 연구해 온 컴퓨터 비전분야 연구를 행성탐사 로봇이나 우주수리 로봇 등의 연구에 접목해 정보기술(IT) 강국인 우리나라가 국제 우주개발의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해 보고 싶다"며 연구원으로서의 소망도 밝혔다.
고씨는 부산 출신으로 한영외국어고,서울대 수학과,서울대 인지과학협동과정 석사과정을 거쳐 삼성종합기술원에 입사했다.
침착한 성격에 계획적이고 논리적인 면모가 강해 우주인으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홀어머니 슬하에서 동생 1명과 함께 자란 고씨는 대학시절 산악부,축구부,복싱부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했다.
2004년 복싱 동아리 소속으로 전국 신인 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에 출전,동메달을 따기도 했으며 같은 해 파미르 고원의 해발 7500m '무스타크아타'에도 오르는 등 강인한 체력과 의지력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고씨는 내년 4월 러시아에서 발사하는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가,일주일여간 머물면서 우주과학 실험 등 각종 우주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내년 4월 고씨가 우주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한국은 세계 36번째로 우주인을 배출하고 11번째로 우주과학 실험을 한 국가가 된다.
⊙1년반 동안 총 3만6000여명 중 고산씨 선발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5일 오전 '한국우주인 선발협의체' 회의를 열어 우주인 후보 고산·이소연씨 중 고산씨를 탑승 우주인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4월 우주인 후보 공모를 시작으로 3만6206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한국 최초 우주인 선정작업은 1년5개월 만에 막을 내리고 내년 4월 첫 한국 우주인을 우주에 올리기 위한 준비작업이 본격화된다.
이날 회의에서 선발협의체 위원들은 두 명 모두 우주임무를 완수할 능력을 지녔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으나 최종 선택에서는 러시아 훈련 중 실습훈련과 국내 우주과학실험 훈련에서 이소연씨보다 나은 평가를 받은 고산씨의 손을 들어줬다.
우리나라의 탑승·예비우주인 명단과 우주과학실험 내용은 ISS 운영을 맡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다자간 승무원 운영위원회(MCOP)에 이달 중 통보되고 이 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고씨의 탑승 우주인 선정과 함께 자동적으로 예비우주인이 된 이소연씨는 지금까지 함께 훈련을 받아왔으나 앞으로는 이미 탑승팀과 예비팀이 결정돼 있는 러시아 우주인들과 함께 실제 임무 수행을 위한 그룹훈련을 받는다.
⊙어떤 임무 수행하나
고씨는 내년 4월 우주비행에 나서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7∼8일간 머물며 무중력의 우주공간에서만 가능한 다양한 과학실험을 하게 된다.
고산씨가 수행할 연구는 청소년 교육자료로 활용할 교육실험 5가지와 산업적·경제적 활용가치가 높은 기초과학실험 13가지 등 18가지다.
백홍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이번 연구과제는 국내 과학자들에게서 신청을 받은 것 중에서 국내 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로 엄선했다"며 "이들 실험이 모두 성공하면 5000억원 규모의 경제적인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경병 서강대 교수팀이 제안한 무중력 상태에서의 제올라이트 소재의 합성 실험과 우주인들의 귀마개 실험 등은 그 성과에 따라 당장 산업화의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신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는 광석인 제올라이트 합성 실험의 경우 이 물질이 무중력 상태에서 새로운 광결정을 만들어내는지 관찰하는 것으로,이 실험이 성공하면 수소저장 용기의 재료 개발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덕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팀이 개발한 우주 소음을 막을 수 있는 귀마개 실험은 귀마개 안에 마이크로폰을 달아 엔진 소음과 같은 주파수의 소리를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하는 공명 현상을 이용한 기기를 직접 테스트해보는 실험이다.
이 교수는 이 기기를 산업화하면 여행객들이 비행기 소음이나 각종 산업 현장의 소음 방지에 효과적인 제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산씨는 특히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차세대 반도체인 F램과 M램 등 특수 메모리 반도체 소자가 극한 환경의 우주에서 어떠한 성능을 보이는지를 중점적으로 실험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메모리는 전극과 자성 등을 활용해 작동하는 소자로,전류가 흐르지 않아도 기억 저장능력과 정보처리 능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들이 우주 방사선이 강하고 자기장이 거의 없는 우주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가 관심의 대상으로 꼽혀왔다.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이 연구 성과를 활용하면 우주에서 필요한 각종 전자 제품이나 장비 등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를 개발할 수 있어 차세대 고부가가치 우주 산업을 우리나라가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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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모두의 꿈 안고 우주에서 멋지게 펼쳐 보이겠다"
"우리나라가 멀지 않은 미래에 유인 우주산업,우주실험 분야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기틀을 닦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한국 첫 우주인에 선정된 고산씨(31)는 5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하다.
우리 모두의 꿈을 소중하게 가슴에 품고 올라가 우주에서 멋지게 펼쳐 보이겠다"며 이같이 다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우주기술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국민들도 계속 관심을 갖고 응원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주임무를 완수한 후에는 "지금까지 연구해 온 컴퓨터 비전분야 연구를 행성탐사 로봇이나 우주수리 로봇 등의 연구에 접목해 정보기술(IT) 강국인 우리나라가 국제 우주개발의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해 보고 싶다"며 연구원으로서의 소망도 밝혔다.
고씨는 부산 출신으로 한영외국어고,서울대 수학과,서울대 인지과학협동과정 석사과정을 거쳐 삼성종합기술원에 입사했다.
침착한 성격에 계획적이고 논리적인 면모가 강해 우주인으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홀어머니 슬하에서 동생 1명과 함께 자란 고씨는 대학시절 산악부,축구부,복싱부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했다.
2004년 복싱 동아리 소속으로 전국 신인 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에 출전,동메달을 따기도 했으며 같은 해 파미르 고원의 해발 7500m '무스타크아타'에도 오르는 등 강인한 체력과 의지력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