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ㆍ하이브리드ㆍ수소車…선진국 속속개발 상용화 눈앞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문제는 최근 국제 사회에서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독일 하일리겐담에서 지난 6일 개막된 선진 8개국 정상회담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문제는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온실가스 감축이 지구촌의 주요 관심사로 본격적으로 부각된 것은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제3차 당사국 총회에서다. 당시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까지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기후변화협약에 관한 교토의정서'를 채택했다. 교토의정서가 2005년부터 발효됨에 따라 상당수의 산업이 영향을 받게 됐다.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이다.
◆교토의정서로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강화
자동차 배출가스는 공해를 유발하는 유해가스와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를 포함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질소산화물이나 입자상 물질 등과 같은 유해가스에 대해서만 규제했으나 교토의정서 발효로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자동차 배출가스 전반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2012년까지 신차에 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162g/㎞에서 130g/㎞ 수준으로 감축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 배출가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움직임을 보이자 엔진 시스템 개량이나 정화장치 등을 이용해 배출가스를 최소화하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에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그린(green)에너지를 이용해 배출가스 생성을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대체연료 자동차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대체연료 자동차란 기존의 화석연료 대신에 태양열,수소에너지,연료전지,바이오에탄올 등을 동력원으로 이용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태양열 자동차는 차체를 덮고 있는 태양전지가 태양빛을 흡수해 발생시킨 전기를 축전지에 축적해 모터를 구동시키는 것을 원리로 하고 있다. 배출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완전 무공해라는 것이 장점이지만 실용화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고 출력도 약하다는 게 단점이다.
수소자동차는 가솔린 대신에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다. 배기가스의 주성분이 물이며,질소산화물이 약간 배출되는 것 외에는 공해물질이 거의 배출되지 않는다. 수소자동차는 가장 유망한 대체 연료 자동차로 주목받고 있으나 제조원가가 비싸고,수소충전소 등과 같은 인프라 부재로 양산까지는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연료의 산화에 의해 발생하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연료전지에서 얻어진 전기 에너지로 구동하는 자동차다. 주로 산소와 수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배출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에탄올 자동차는 사탕수수,밀,옥수수,감자 등을 발효시켜서 얻은 바이오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다. 일본의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지난 5월 바이오 에탄올 혼합률 100%인 연료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브라질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체연료 자동차 개발 붐
선진국들은 1990년대 후반부터 대체연료 자동차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1998년부터 전기자동차 사용을 의무화하는 규제를 마련하고,국책 프로그램을 통해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 17억달러를 집중 투자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3 자동차 기업 대표들은 부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2010년까지 매년 200만대의 대체연료 자동차를 생산하고,2012년까지 대체연료 자동차 생산 비중을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중대한 기술적 돌파구"라고 치하했다.
일본은 2000개의 전기충전소 설립 및 리튬 전지 프로젝트를 실시하고,2002년부터 연료전지차를 60대 개발할 계획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 EU의 경우 연료전지차 200대를 개발 중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지난 2003년 8월 미래형 자동차를 '10대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으로 확정,2012년까지 미래형 자동차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연료전지 자동차를 집중 육성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또 2008년까지 국산 연료전지를 탑재한 연료전지차량(34대)을 전략적 위치에 투입·운행할 계획이다.
◆대체연료 자동차 특허출원 활발
대체자동차 개발 열기는 국내 특허 출원 동향에도 잘 나타나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엔진 개량이나 배기가스 정화장치 관련 특허출원은 2002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교토의정서가 발효된 2005년 이후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기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의 개량 및 정화장치를 통한 배출가스 저감 기술 관련 출원은 점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대체연료 자동차 관련 기술의 출원 건수는 2001년에는 43건이었으나 매년 완만하게 증가해 지난해에는 총 54건의 특허가 출원됐다. 특히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관련 특허 출원은 2001년 66건에서 2005년 172건으로 4년간 2.6배 증가했다.
문제는 대체연료 자동차 관련 부품 및 핵심기술에 대한 대부분의 특허를 선진국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기술개발이나 특허권 획득 등의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향후 특허침해에 따른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많으며,기술이전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특허권 사용에 따른 기술 이전비 부담으로 국산 자동차의 수출경쟁력이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동윤 한국경제 기자 oasis93@hankyung.com
▶도움말=특허청 원동기계심사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문제는 최근 국제 사회에서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독일 하일리겐담에서 지난 6일 개막된 선진 8개국 정상회담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문제는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온실가스 감축이 지구촌의 주요 관심사로 본격적으로 부각된 것은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제3차 당사국 총회에서다. 당시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까지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기후변화협약에 관한 교토의정서'를 채택했다. 교토의정서가 2005년부터 발효됨에 따라 상당수의 산업이 영향을 받게 됐다.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이다.
◆교토의정서로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강화
자동차 배출가스는 공해를 유발하는 유해가스와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를 포함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질소산화물이나 입자상 물질 등과 같은 유해가스에 대해서만 규제했으나 교토의정서 발효로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자동차 배출가스 전반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2012년까지 신차에 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162g/㎞에서 130g/㎞ 수준으로 감축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 배출가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움직임을 보이자 엔진 시스템 개량이나 정화장치 등을 이용해 배출가스를 최소화하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에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그린(green)에너지를 이용해 배출가스 생성을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대체연료 자동차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대체연료 자동차란 기존의 화석연료 대신에 태양열,수소에너지,연료전지,바이오에탄올 등을 동력원으로 이용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태양열 자동차는 차체를 덮고 있는 태양전지가 태양빛을 흡수해 발생시킨 전기를 축전지에 축적해 모터를 구동시키는 것을 원리로 하고 있다. 배출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완전 무공해라는 것이 장점이지만 실용화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고 출력도 약하다는 게 단점이다.
수소자동차는 가솔린 대신에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다. 배기가스의 주성분이 물이며,질소산화물이 약간 배출되는 것 외에는 공해물질이 거의 배출되지 않는다. 수소자동차는 가장 유망한 대체 연료 자동차로 주목받고 있으나 제조원가가 비싸고,수소충전소 등과 같은 인프라 부재로 양산까지는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연료의 산화에 의해 발생하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연료전지에서 얻어진 전기 에너지로 구동하는 자동차다. 주로 산소와 수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배출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에탄올 자동차는 사탕수수,밀,옥수수,감자 등을 발효시켜서 얻은 바이오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다. 일본의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지난 5월 바이오 에탄올 혼합률 100%인 연료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브라질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체연료 자동차 개발 붐
선진국들은 1990년대 후반부터 대체연료 자동차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1998년부터 전기자동차 사용을 의무화하는 규제를 마련하고,국책 프로그램을 통해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 17억달러를 집중 투자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3 자동차 기업 대표들은 부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2010년까지 매년 200만대의 대체연료 자동차를 생산하고,2012년까지 대체연료 자동차 생산 비중을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중대한 기술적 돌파구"라고 치하했다.
일본은 2000개의 전기충전소 설립 및 리튬 전지 프로젝트를 실시하고,2002년부터 연료전지차를 60대 개발할 계획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 EU의 경우 연료전지차 200대를 개발 중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지난 2003년 8월 미래형 자동차를 '10대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으로 확정,2012년까지 미래형 자동차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연료전지 자동차를 집중 육성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또 2008년까지 국산 연료전지를 탑재한 연료전지차량(34대)을 전략적 위치에 투입·운행할 계획이다.
◆대체연료 자동차 특허출원 활발
대체자동차 개발 열기는 국내 특허 출원 동향에도 잘 나타나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엔진 개량이나 배기가스 정화장치 관련 특허출원은 2002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교토의정서가 발효된 2005년 이후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기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의 개량 및 정화장치를 통한 배출가스 저감 기술 관련 출원은 점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대체연료 자동차 관련 기술의 출원 건수는 2001년에는 43건이었으나 매년 완만하게 증가해 지난해에는 총 54건의 특허가 출원됐다. 특히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관련 특허 출원은 2001년 66건에서 2005년 172건으로 4년간 2.6배 증가했다.
문제는 대체연료 자동차 관련 부품 및 핵심기술에 대한 대부분의 특허를 선진국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기술개발이나 특허권 획득 등의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향후 특허침해에 따른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많으며,기술이전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특허권 사용에 따른 기술 이전비 부담으로 국산 자동차의 수출경쟁력이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동윤 한국경제 기자 oasis93@hankyung.com
▶도움말=특허청 원동기계심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