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투기의 차이점이 뭐라고 생각해요?"

지난달 23일 강원도 횡성에 자리 잡은 민족사관고의 '민족반' 2학년 경제수업 시간.경제 담당 김민주 교사가 생글생글을 펼쳐 들며 학생들에게 물었다.

1층 다산관 중강당에 들어찬 35명의 학생들이 여기 저기서 손을 번쩍 들며 자신의 생각을 발표했다.

"투기는 일시적 단기 차익을 얻는 것이고,투자는 다른 경제적 효과를 유발하는 것입니다."(송강일 학생)

"간단하게 투기는 'speculation'이고,투자는 'investment' 아닌가요?"(이승민 학생)

"하하하."

학생들의 웃음 소리가 강당 전체에 울려 퍼지자 김 교사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

"경제학자 케인스도 투기에 대해 언급한 걸로 알고 있는데…." "케인스는 사람들이 돈을 갖는 목적을 물건을 사기 위해,저금하기 위해,그리고 투기하기 위해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강당 뒤편에 앉아 있던 이승민군이 목소리를 높였다.

생글생글 98호 '부동산에서 미술품까지 전 세계가 투기 열풍'이라는 커버 스토리를 가지고 두 시간 정도 진행된 토론 수업이 끝나자 김 교사는 A4 용지에 수업 내용을 요약하고 소감을 적어 내라는 숙제를 내 준 후 수업을 마쳤다.

생글생글은 논술 교재로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민사고처럼 경제 시간에 활용하는 학교들이 많지만 토론 교재로 활용되면서 논술도 대비한다는 것이다.

일부 학교는 논술 교육을 위해 아예 전교생에게 읽히고 있다.

안산 동산고,대구 경원고,서울 용화여고 세화여고 등은 전교생이 매주 1회 아침 독서시간에 담임 교사의 지도 아래 생글생글을 읽고 있다. 또 서울의 대원외고 명덕외고 한영고,하남의 남한고 등에서는 학교 모의고사 시험 문제를 낼 때 생글생글 기사를 지문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동산고의 조규철 교사는 "주 1회 적응활동 시간에 학급별로 특색 수업을 해 오다가 생글생글을 접한 후 아예 학생 전부에게 생글생글을 읽히기로 했다"면서 과목별로도 사회 과학 수학 국어 등 대부분이 생글생글을 교재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영고 박여진 교사는 "대입 수시 1차 합격자가 발표 나면 학생들에게 생글생글 커버 스토리를 읽도록 하고 모의 시험을 쳤는데 큰 효과를 보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주요 대학 논·구술 시험에 생글생글이 다루었던 문제들이 대거 출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올바른 논술 교재로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민사고의 김 교사는 "학생들이 맨큐의 경제학으로 경제 이론의 기초를 다졌고 생글생글로 다양한 경제 현안에 대한 지식도 얻어 곧바로 실물 경제와 관련된 토론 수업을 벌일 수 있다"며 "생글생글이 토론 교재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밝혔다.

수업에 참여한 이다솔양은 "맨큐는 미국 책인데 생글생글을 보면서 한국 사례에 적용하는 연습을 한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