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는 '불타는 얼음'‥석유 대체물질 '주목'
‘불타는 얼음’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불타는 얼음’이란 바다 밑에서 가스와 물이 결합돼 만들어진 고체 덩어리인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를 일컫는 말.외관상으로는 얼음과 비슷하나 불을 붙이면 불꽃을 일으키며 타올라 이같은 별명을 갖고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그동안 바다 밑 1000m의 심해저에만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 때문에 자원 확보 과정에서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캐나다 국립연구원(NRCC)의 존 리미스터 박사팀은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해저 200m의 대륙붕에도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기존 석유나 석탄을 대체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매장량 천연가스의 100배에 달해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해저의 매우 높은 압력과 낮은 온도 아래에서 생성된다.

이 상태에서 물분자 간의 수소 결합으로 형성되는 3차원 격자구조 내 빈 공간에 메탄,에탄,프로판,이산화탄소 등 작은 가스분자가 물리적으로 결합한 것.화학 결합이 아니기 때문에 상온·상압 상태에서 금세 물과 가스로 분리된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고농도의 가스를 담고 있다.

1㎥ 크기의 덩어리를 녹이면 170㎥ 정도의 가스를 얻을 수 있을 정도다.

매장량도 풍부하다.

가스 하이드레이트 세계 매장량은 10조t으로 천연가스 매장량의 100배에 달한다.

캐나다 북쪽의 비포트해를 비롯해 베링해,오호츠크해에 주로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동해에 약 6억t가량의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 소비하는 천연가스 30년치에 달하는 에너지 가치다.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이라는 점도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장점으로 꼽힌다.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연소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휘발유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천연가스보다 메탄의 순도도 높다.

그만큼 오염을 일으키는 불순물이 적다.

에너지 수급과 환경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에너지원인 셈이다.


○대륙붕에서 10분의 1 비용으로 뽑아낼 수 있을 듯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에너지원으로 상용화하는 데는 발굴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깊이 1000m 이상의 심해저에만 퇴적층이 발견돼 왔기 때문.이에 따라 지금까지 해저 가스 하이드레이트 탐사는 이런 깊은 해저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그동안 얕은 바다인 캐나다 서부 해안에서 어선의 그물에 다량의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걸려 올라 오는 사실에 의문을 품어왔다.

존 리미스터 박사팀은 캐나다 북서부 캐스캐디아 대륙붕에서 미국 해군탐사선이 샘플로 채취한 덩어리를 핵자기 공명 분석기와 X선 회절분석기 등을 이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이 샘플이 바로 가스 하이드레이트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대륙붕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뽑아낼 경우 심해저에서 시추하는 것보다 비용을 10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연구에 참가한 서유택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로 가스 하이드레이트 탐사 영역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대륙붕에도 가스 하이드레이트 매장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임도원 한국경제신문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