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과학계에서도 많은 일이 있었다.
다만 과학 분야의 특성상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을 뿐이다.
과학 분야에서 일어나는 주요 성과들은 향후 우리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쯤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번 호에서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선정한 '2006년 세계 10대 과학적 연구성과'를 통해 지난해에 과학계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살펴보자.'사이언스'는 지난해 이뤄진 최고의 연구 성과로 세계 수학계의 7대 난제 중 하나인 '푸엥카레 추측'을 증명한 것을 선정했다.
아울러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관련 논문 조작사건을 '올해의 몰락(breakdown of the year)'으로 꼽았다.
1. 수학계 7대 난제 '푸엥카레 추측' 증명
푸엥카레의 추측이란 1904년 프랑스의 수학자 앙리 푸엥카레가 제기한 것으로,'하나의 밀폐된 3차원 공간에서 모든 밀폐된 곡선이 하나의 점이 될 수 있다면 이 공간은 반드시 원구로 변형될 수 있다'는 게 주내용이다.
푸엥카레가 이 추측을 제기한 이후 100년간 세계의 수많은 수학자들이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달려들었으나 실패했다.
때문에 이 문제를 푸는 사람에게는 100만달러의 상금까지 걸렸다.
그러나 러시아의 천재 수학자 그레고리 페렐만이 3년 전 인터넷을 통해 이 문제를 풀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후 미국의 대학을 순회하며 이 문제에 관한 강연을 하기도 했다.
올해 중국 중산대 주시핑 교수와 칭화대 차오화이둥 교수는 페렐만의 논문에서 영감을 얻어 올해 푸엥카레의 추측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페렐만은 이 난제를 푸는 데 기초를 제공한 공로로 수학계의 노벨상격인 '필즈상' 수상자로 결정됐으나 수상을 거부했다.
"나의 학문적 업적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2. 네안데르탈인 DNA 염기서열 분석
현 인류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 논란이 많았던 네안데르탈인의 DNA 염기서열이 지난해 11월 미국과 유럽의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네안데르탈인은 1856년 독일 네안데르 골짜기에서 두개골이 발견된 이후 인류의 선조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과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현 인류의 DNA와 너무 다르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전자를 박테리아와 결합시킨 뒤 복제하는 방식으로 오래된 DNA를 판독하는 '메타지노믹스' 기술을 활용,네안데르탈인과 현 인류는 약 45만년 전에 갈라져 나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3. 급진전되는 지구 온난화
과학자들은 남극대륙과 그린랜드를 덮고 있는 빙하층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것을 밝혀냈다.
또 2040년경이면 북극의 빙하층이 모두 물로 녹아버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 뉴올리언스와 플로리다 방글라데시 등의 저지대는 수백년 안에 가라앉을 것이란 비관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4. 땅위를 걸어다닌 물고기 화석 발견
포유류 등 육지 동물들이 물고기에서 진화했다는 학설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물고기 화석이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이 화석은 강인한 지느러미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이를 이용해 땅위를 걸어다녔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화석은 지금까지 발견된 물고기 화석 중 육지 동물에 가장 근접한 형태라고 사이언스는 평가했다.
5. 해리포터의 '투명 망토'
영화 해리포터에 나왔던 '투명 망토'를 현실 세계에서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을 미국 듀크대 연구팀이 개발했다.
레이더 같은 마이크로파가 물체에 부딪칠 때 반사되지 않고 비켜가도록 하는 게 기본 원리다.
이를 이용하면 궁극적으로 사람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투명 망토도 언젠가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 시력감퇴 치료제 개발
미국의 바이오벤처 기업 제넨텍이 노화에 따른 시력 감퇴를 치료할 수 있는 단백질 의약품을 개발했고,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를 정식 치료약물로 허가했다.
노화에 따른 시력감퇴는 망막의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이 약물은 정상적인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것을 기본 원리로 하고 있다.
7. 생물 다양성의 재발견
유전자 이상으로 다른 쥐에 비해 털 색깔이 36%나 밝은 '해변 쥐(beach mice)'에서부터 보통의 파리와 유전자가 다른 '과일파리(fruit flies)' 등 새로운 생명체들이 다수 발견됐다.
이들은 유전자 변이가 새로운 생명체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들이라고 사이언스는 평가했다.
8. 최첨단 현미경 기술 개발
지난해 4월 독일 과학자들은 기존 현미경의 한계로 여겨졌던 200나노미터보다 더 작은 크기를 볼 수 있는 최첨단 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생물학자들은 세포나 단백질의 구조를 보다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됐다.
9. 기억메커니즘 규명 단초 발견
신경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어떻게 기억이라는 작용을 할 수 있는지를 규명할 수 있는 일부 단초를 찾았다.
지난해 1월 일부 과학자들이 소리에 반응하는 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외부자극으로 신경의 연결 부위가 강화되는 '장기시냅스강화(LTP)' 현상을 관찰한 것이다.
10. 새로운 RNA 발견
미국 해넌 박사팀이 마이크로 RNA와 siRNA보다 약간 긴 새로운 RNA를 발견했다.
이 RNA는 동물들의 정자 생산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윤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oasis93@hankyung.com
다만 과학 분야의 특성상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을 뿐이다.
과학 분야에서 일어나는 주요 성과들은 향후 우리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쯤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번 호에서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선정한 '2006년 세계 10대 과학적 연구성과'를 통해 지난해에 과학계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살펴보자.'사이언스'는 지난해 이뤄진 최고의 연구 성과로 세계 수학계의 7대 난제 중 하나인 '푸엥카레 추측'을 증명한 것을 선정했다.
아울러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관련 논문 조작사건을 '올해의 몰락(breakdown of the year)'으로 꼽았다.
1. 수학계 7대 난제 '푸엥카레 추측' 증명
푸엥카레의 추측이란 1904년 프랑스의 수학자 앙리 푸엥카레가 제기한 것으로,'하나의 밀폐된 3차원 공간에서 모든 밀폐된 곡선이 하나의 점이 될 수 있다면 이 공간은 반드시 원구로 변형될 수 있다'는 게 주내용이다.
푸엥카레가 이 추측을 제기한 이후 100년간 세계의 수많은 수학자들이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달려들었으나 실패했다.
때문에 이 문제를 푸는 사람에게는 100만달러의 상금까지 걸렸다.
그러나 러시아의 천재 수학자 그레고리 페렐만이 3년 전 인터넷을 통해 이 문제를 풀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후 미국의 대학을 순회하며 이 문제에 관한 강연을 하기도 했다.
올해 중국 중산대 주시핑 교수와 칭화대 차오화이둥 교수는 페렐만의 논문에서 영감을 얻어 올해 푸엥카레의 추측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페렐만은 이 난제를 푸는 데 기초를 제공한 공로로 수학계의 노벨상격인 '필즈상' 수상자로 결정됐으나 수상을 거부했다.
"나의 학문적 업적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2. 네안데르탈인 DNA 염기서열 분석
현 인류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해 논란이 많았던 네안데르탈인의 DNA 염기서열이 지난해 11월 미국과 유럽의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네안데르탈인은 1856년 독일 네안데르 골짜기에서 두개골이 발견된 이후 인류의 선조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과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현 인류의 DNA와 너무 다르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전자를 박테리아와 결합시킨 뒤 복제하는 방식으로 오래된 DNA를 판독하는 '메타지노믹스' 기술을 활용,네안데르탈인과 현 인류는 약 45만년 전에 갈라져 나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3. 급진전되는 지구 온난화
과학자들은 남극대륙과 그린랜드를 덮고 있는 빙하층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것을 밝혀냈다.
또 2040년경이면 북극의 빙하층이 모두 물로 녹아버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 뉴올리언스와 플로리다 방글라데시 등의 저지대는 수백년 안에 가라앉을 것이란 비관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4. 땅위를 걸어다닌 물고기 화석 발견
포유류 등 육지 동물들이 물고기에서 진화했다는 학설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물고기 화석이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이 화석은 강인한 지느러미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이를 이용해 땅위를 걸어다녔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화석은 지금까지 발견된 물고기 화석 중 육지 동물에 가장 근접한 형태라고 사이언스는 평가했다.
5. 해리포터의 '투명 망토'
영화 해리포터에 나왔던 '투명 망토'를 현실 세계에서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을 미국 듀크대 연구팀이 개발했다.
레이더 같은 마이크로파가 물체에 부딪칠 때 반사되지 않고 비켜가도록 하는 게 기본 원리다.
이를 이용하면 궁극적으로 사람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투명 망토도 언젠가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 시력감퇴 치료제 개발
미국의 바이오벤처 기업 제넨텍이 노화에 따른 시력 감퇴를 치료할 수 있는 단백질 의약품을 개발했고,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를 정식 치료약물로 허가했다.
노화에 따른 시력감퇴는 망막의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이 약물은 정상적인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것을 기본 원리로 하고 있다.
7. 생물 다양성의 재발견
유전자 이상으로 다른 쥐에 비해 털 색깔이 36%나 밝은 '해변 쥐(beach mice)'에서부터 보통의 파리와 유전자가 다른 '과일파리(fruit flies)' 등 새로운 생명체들이 다수 발견됐다.
이들은 유전자 변이가 새로운 생명체로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들이라고 사이언스는 평가했다.
8. 최첨단 현미경 기술 개발
지난해 4월 독일 과학자들은 기존 현미경의 한계로 여겨졌던 200나노미터보다 더 작은 크기를 볼 수 있는 최첨단 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생물학자들은 세포나 단백질의 구조를 보다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됐다.
9. 기억메커니즘 규명 단초 발견
신경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어떻게 기억이라는 작용을 할 수 있는지를 규명할 수 있는 일부 단초를 찾았다.
지난해 1월 일부 과학자들이 소리에 반응하는 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외부자극으로 신경의 연결 부위가 강화되는 '장기시냅스강화(LTP)' 현상을 관찰한 것이다.
10. 새로운 RNA 발견
미국 해넌 박사팀이 마이크로 RNA와 siRNA보다 약간 긴 새로운 RNA를 발견했다.
이 RNA는 동물들의 정자 생산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윤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