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우주인 후보 2명이 지난 성탄절에 탄생했다.
고산(30·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씨와 이소연(28·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씨 등 남여 2명이 그 주인공. 과학기술부가 2004년 1월 우주인 배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지 2년11개월, 지난 7월 우주인 후보를 공모한 지 6개월만이다.
두 사람은 3만6206명이 참가한 이번 선발과정에서 1만8000대 1의 경쟁을 뚫고 우주인 후보로 확정됐다.
이들은 과연 어떤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 치열한 경쟁을 거쳐서 선발됐을까.
이번 우주인 후보 선발이 주는 의미를 알아본다.
○김치,우주식품 상용화 가능성 알아본다
2인의 우주인 후보들은 3월부터 러시아의 가가린 훈련센터에서 우주적응과 우주과학 실험 수행을 위한 고등 훈련을 받는다.
이 중 한 명이 2008년 4월께 카자흐스탄 바이코눌 기지에서 발사될 러시아 우주왕복선 '소유즈'에 탑승해 지구에서 약 350km 떨어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한다.
첫 우주인은 ISS에서 8일간 머물며 무중력 상태의 반도체 연구 등 18가지의 우주과학 실험들을 수행하게 된다.
우주정거장은 장기간 무중력 상태가 지속돼 지구상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실험들을 할 수 있다.
무중력 상태 반도체 연구는 우주환경에서 분자 메모리소자의 현상을 측정하는 실험이다.
앞으로 개발될 우주 전자 제품에 쓰일 차세대 초경량·초고집적 메모리 개발을 위해서다.
우주인은 또 한국식품연구원이 개발한 김치 인삼차 등 우주용 한국 전통음식의 상용화 가능성을 알아본다.
우주환경에서의 맛과 부패 여부 등을 확인하며 우주에서 모자라기 쉬운 칼슘을 충분히 공급시켜 주는지 여부도 조사한다.
우주인은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실험으로 '우주에서 펜글씨 쓰기'를 한다.
펜은 수직으로 세워진 상태에서 잉크가 위에서 아래로 흘러나오면서 글씨를 쓸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우주에서는 무중력 상태이기 때문에 잉크가 내려오지 않아 글씨가 써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주인이 직접 실험을 통해 보일 예정이다.
실험 과제를 선정한 우주인임무개발위원회의 김석환 위원장(연세대 교수)은 "이번 실험들은 학술적 우수성이 매우 클 뿐만 아니라 과학 꿈나무들에게 과학적 호기심도 배가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주실험으로 '우주 비즈니스' 키운다
우주 실험을 통해 나온 연구 성과들은 산업계에서 다각도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클로렐라나 동결건조방식의 라면 스프,고어텍스 등산복,미식축구 경기용 헬멧이 우주인용으로 먼저 개발된 제품에서 착안해 만들어 졌다.
국내 전자업계나 자동차업계가 한국인 우주인이 실험할 반도체와 MEMS(마이크로 전자기술)의 성과를 기대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사업단장은 "우주 환경은 현재의 첨단기술로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들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우주 비즈니스가 대두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 우주인 탄생이 국가의 대외 이미지 제고에도 큰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2인의 우주인 후보 확정으로 한국은 우주인을 배출하는 세계 35번째 국가로 기록될 전망이다.
우주에서 과학실험을 하는 국가로는 10번째가 된다.
이상목 과학기술부 기초연구국장은 "중국의 경우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발사를 통해 국가 신용등급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뒀다"며 "우리도 우주인 탄생을 통해 대외 이미지가 한층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국 최초 우주인은 우리나라가 개발한 우주선을 타는 것이 아니어서 중국만큼 세계에 반향을 일으키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임도원 한국경제신문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van7691@hankyung.com
[ 92년 우리별 1호...지금까지 11기 위성 발사 ]
우리나라는 1996년 '우주개발중장기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우주개발에 뛰어들었다.
10년여의 짧은 역사만큼이나 기술 수준도 걸음마 단계라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이런 가운데 우주개발 분야 중 소형 인공위성 분야에서는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7월 발사에 성공한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2호는 지상 1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카메라를 장착해 세계 6~7위권의 위성기술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 1992년 우리별 1호 위성을 처음 쏘아올린 이후 올해까지 모두 11기의 위성을 발사했다.
과기부에 따르면 2012년까지 발사 또는 신규 개발에 착수할 예정인 인공위성은 총 9기다.
우주 발사체 분야의 기술력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7년까지 100kg급 저궤도 소형 위성 발사체 기술을,2015년까지는 1.5t급의 실용위성 발사체 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2007년 말 목표로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 위성발사를 위한 우주센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이와 함께 우주센터에서 위성을 쏘아올릴 발사로켓인 KSLV-1 개발을 러시아와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조광래 항우연 우주발사체사업단장은 "KSLV-1이 2008년께 개발되면 과학기술위성 2호를 우리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쏘아올리게 돼 세계 9위의 자력 위성발사국이 된다"고 말했다.
고산(30·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씨와 이소연(28·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씨 등 남여 2명이 그 주인공. 과학기술부가 2004년 1월 우주인 배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지 2년11개월, 지난 7월 우주인 후보를 공모한 지 6개월만이다.
두 사람은 3만6206명이 참가한 이번 선발과정에서 1만8000대 1의 경쟁을 뚫고 우주인 후보로 확정됐다.
이들은 과연 어떤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 치열한 경쟁을 거쳐서 선발됐을까.
이번 우주인 후보 선발이 주는 의미를 알아본다.
○김치,우주식품 상용화 가능성 알아본다
2인의 우주인 후보들은 3월부터 러시아의 가가린 훈련센터에서 우주적응과 우주과학 실험 수행을 위한 고등 훈련을 받는다.
이 중 한 명이 2008년 4월께 카자흐스탄 바이코눌 기지에서 발사될 러시아 우주왕복선 '소유즈'에 탑승해 지구에서 약 350km 떨어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한다.
첫 우주인은 ISS에서 8일간 머물며 무중력 상태의 반도체 연구 등 18가지의 우주과학 실험들을 수행하게 된다.
우주정거장은 장기간 무중력 상태가 지속돼 지구상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실험들을 할 수 있다.
무중력 상태 반도체 연구는 우주환경에서 분자 메모리소자의 현상을 측정하는 실험이다.
앞으로 개발될 우주 전자 제품에 쓰일 차세대 초경량·초고집적 메모리 개발을 위해서다.
우주인은 또 한국식품연구원이 개발한 김치 인삼차 등 우주용 한국 전통음식의 상용화 가능성을 알아본다.
우주환경에서의 맛과 부패 여부 등을 확인하며 우주에서 모자라기 쉬운 칼슘을 충분히 공급시켜 주는지 여부도 조사한다.
우주인은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실험으로 '우주에서 펜글씨 쓰기'를 한다.
펜은 수직으로 세워진 상태에서 잉크가 위에서 아래로 흘러나오면서 글씨를 쓸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우주에서는 무중력 상태이기 때문에 잉크가 내려오지 않아 글씨가 써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주인이 직접 실험을 통해 보일 예정이다.
실험 과제를 선정한 우주인임무개발위원회의 김석환 위원장(연세대 교수)은 "이번 실험들은 학술적 우수성이 매우 클 뿐만 아니라 과학 꿈나무들에게 과학적 호기심도 배가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주실험으로 '우주 비즈니스' 키운다
우주 실험을 통해 나온 연구 성과들은 산업계에서 다각도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클로렐라나 동결건조방식의 라면 스프,고어텍스 등산복,미식축구 경기용 헬멧이 우주인용으로 먼저 개발된 제품에서 착안해 만들어 졌다.
국내 전자업계나 자동차업계가 한국인 우주인이 실험할 반도체와 MEMS(마이크로 전자기술)의 성과를 기대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사업단장은 "우주 환경은 현재의 첨단기술로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들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우주 비즈니스가 대두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 우주인 탄생이 국가의 대외 이미지 제고에도 큰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2인의 우주인 후보 확정으로 한국은 우주인을 배출하는 세계 35번째 국가로 기록될 전망이다.
우주에서 과학실험을 하는 국가로는 10번째가 된다.
이상목 과학기술부 기초연구국장은 "중국의 경우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발사를 통해 국가 신용등급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뒀다"며 "우리도 우주인 탄생을 통해 대외 이미지가 한층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국 최초 우주인은 우리나라가 개발한 우주선을 타는 것이 아니어서 중국만큼 세계에 반향을 일으키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임도원 한국경제신문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van7691@hankyung.com
[ 92년 우리별 1호...지금까지 11기 위성 발사 ]
우리나라는 1996년 '우주개발중장기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우주개발에 뛰어들었다.
10년여의 짧은 역사만큼이나 기술 수준도 걸음마 단계라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이런 가운데 우주개발 분야 중 소형 인공위성 분야에서는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7월 발사에 성공한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2호는 지상 1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카메라를 장착해 세계 6~7위권의 위성기술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 1992년 우리별 1호 위성을 처음 쏘아올린 이후 올해까지 모두 11기의 위성을 발사했다.
과기부에 따르면 2012년까지 발사 또는 신규 개발에 착수할 예정인 인공위성은 총 9기다.
우주 발사체 분야의 기술력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7년까지 100kg급 저궤도 소형 위성 발사체 기술을,2015년까지는 1.5t급의 실용위성 발사체 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2007년 말 목표로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 위성발사를 위한 우주센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이와 함께 우주센터에서 위성을 쏘아올릴 발사로켓인 KSLV-1 개발을 러시아와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조광래 항우연 우주발사체사업단장은 "KSLV-1이 2008년께 개발되면 과학기술위성 2호를 우리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쏘아올리게 돼 세계 9위의 자력 위성발사국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