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의 코스타스 에프티미우 교수(물리학)는 최근 영화에서처럼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뱀파이어는 통계학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 화제를 모았다.
영화처럼 뱀파이어가 사람의 피를 빨아 먹고 그 사람은 뱀파이어로 변한다고 가정하면 그의 주장대로 뱀파이어의 부재는 아주 간단히 증명된다.
4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1600년 1월1일 현재 전세계 인구가 모두 5억3687만911명이라고 가정해보자. 뱀파이어 한 명이 존재하고 한 달에 사람 한 명만의 피를 빨아먹는다면 1600년 2월 뱀파이어는 2명이 되고 한 달 후에는 4명으로 불어나게 된다.
이렇게 계산할 때 출산율과 사망율이 비슷하다면 2년6개월이 지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은 뱀파이어가 된다.
아주 간단한 논리로 뱀파이어의 존재가 부정되는 셈이다.
이렇게 판타지의 산물인 영화와 논리 및 이성의 산물인 과학은 곳곳에서 갈등을 빚기 마련이다.
영화와 과학이 충돌하는 현장을 찾아가본다.
○킹콩이 영화처럼 뛰어다니면 심장 파열돼
영화 '킹콩'에서는 키가 무려 18m나 되는 거대 고릴라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평균 신장이 180cm 수준인 일반 고릴라의 무려 10배에 달하는 크기다.
영화에서는 이렇게 큰 킹콩이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빌딩도 기어오른다.
과연 가능한 일일까?
키가 18m에 이른다면 우선 심장에 문제가 생긴다.
중력이 작용하는 지구에서 심장에서 밀어올린 혈액을 5m 이상의 높이에 있는 뇌까지 도달케 하려면 엄청난 혈압이 요구된다.
발끝까지 갔던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돌아가는 것 역시 매우 힘든 일이다.
키 18m의 킹콩이 영화에서처럼 공룡하고 싸우거나 뛰어다닌다면 제 아무리 크고 튼튼한 심장이라 해도 격렬하게 펌프질을 하다 파열되고 말 것이다.
○'괴물'의 파충류가 포르말린 마시면 죽어
영화 '괴물'에서는 포르말린이라는 독성 물질 수백병이 한강으로 흘러들어간 뒤 어류와 파충류 중간쯤의 돌연변이 괴물이 탄생한다.
포르말린은 포름알데히드를 물에 녹인 물질인데 주로 마취제 살충제 소독제 등으로 사용된다.
공기 중 30ppm 농도에서 1분간 노출되면 기억력 상실,정신집중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100ppm 이상 마실 경우 심장기능 저하 등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사람보다 독성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는 어류나 양서류는 소량의 포르말린만으로도 이내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극소량을 오랜 기간 흡입하면 유전자 변형을 가져올 수는 있겠지만 영화 '괴물' 속 내용처럼 한강을 통해 일시에 흘러내려가는 상황이라면 돌연변이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투명물질 주사하면 피부는 마지막에 투명해져
케빈 베이컨이 주연한 영화 '할로우맨'에서는 인간을 투명하게 만드는 물질을 정맥에 주사하자 피부에서부터 근육 내장 뼈에 이르기까지 신체의 일부가 하나씩 투명하게 변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에도 과학적 오류가 있다.
투명하게 만드는 물질은 정맥 혈관을 타고 심장으로 흘러들어 온몸으로 퍼지게 된다.
그렇다면 약이 혈관을 통해 처음 효과를 발휘하는 곳은 혈관이 관통하는 심장과 주요 장기 부분이다.
따라서 모세혈관으로 연결된 피부는 가장 끝에 사라져야 한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는 피부에서부터 몸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사라지기 시작한다.
임도원 한국경제신문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van7691@hankyung.com
[ 영화 에일리언 '로봇 옷'은 실제 가능 ]
영화에서는 과학적 오류가 곧잘 발견되지만 영화 속 아이디어가 실제 과학의 힘으로 현실화되는 경우도 눈에 띈다.
영화 '에일리언2'에서는 주인공 시고니 위버가 로봇 옷을 입고 에일리언과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시고니 위버는 로봇 옷을 입고 팔을 뻗어 자신의 힘보다 훨씬 강한 힘으로 에일리언을 공격한다.
미국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2004년 사람 다리 외골격 기능을 할 수 있는 이른바 '버클리 다리 골격(BLEEX)'이라는 로봇다리를 발표했다.
로봇다리는 소아마비 환자들이 다리에 장착하는 보행보조기와 같은 형태로 만들어졌다.
실험에서 로봇다리를 장착한 사람은 다리 보강재 50㎏에 배낭에 실은 짐 무게 32㎏를 합해 82㎏ 중량을 몸에 지녔지만 실제로 느끼는 중량은 불과 2㎏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로봇다리가 무거운 짐을 지고 장거리 이동해야 하는 군인들의 작전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주인공 해리 포터가 위기의 순간을 헤쳐나가기 위해 사용하는 '투명망토'가 나온다.
미국 듀크대학의 연구진은 구리원자와 유리섬유로 된 '메타물질'이 마이크로파의 방향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영국 BBC방송이 지난 10월 보도했다.
듀크대학의 데이비드 스미스 교수는 "이것은 해리 포터의 투명망토처럼 사람 눈이 볼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이크로파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는 레이더 탐지는 피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정 목적을 염두에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진 않지만 개발이 진전되면 전투기나 탱크를 은닉하거나,휴대폰 주파수 및 자기장 등으로부터 특정 물질을 감추는 데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영화처럼 뱀파이어가 사람의 피를 빨아 먹고 그 사람은 뱀파이어로 변한다고 가정하면 그의 주장대로 뱀파이어의 부재는 아주 간단히 증명된다.
4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1600년 1월1일 현재 전세계 인구가 모두 5억3687만911명이라고 가정해보자. 뱀파이어 한 명이 존재하고 한 달에 사람 한 명만의 피를 빨아먹는다면 1600년 2월 뱀파이어는 2명이 되고 한 달 후에는 4명으로 불어나게 된다.
이렇게 계산할 때 출산율과 사망율이 비슷하다면 2년6개월이 지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은 뱀파이어가 된다.
아주 간단한 논리로 뱀파이어의 존재가 부정되는 셈이다.
이렇게 판타지의 산물인 영화와 논리 및 이성의 산물인 과학은 곳곳에서 갈등을 빚기 마련이다.
영화와 과학이 충돌하는 현장을 찾아가본다.
○킹콩이 영화처럼 뛰어다니면 심장 파열돼
영화 '킹콩'에서는 키가 무려 18m나 되는 거대 고릴라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평균 신장이 180cm 수준인 일반 고릴라의 무려 10배에 달하는 크기다.
영화에서는 이렇게 큰 킹콩이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빌딩도 기어오른다.
과연 가능한 일일까?
키가 18m에 이른다면 우선 심장에 문제가 생긴다.
중력이 작용하는 지구에서 심장에서 밀어올린 혈액을 5m 이상의 높이에 있는 뇌까지 도달케 하려면 엄청난 혈압이 요구된다.
발끝까지 갔던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돌아가는 것 역시 매우 힘든 일이다.
키 18m의 킹콩이 영화에서처럼 공룡하고 싸우거나 뛰어다닌다면 제 아무리 크고 튼튼한 심장이라 해도 격렬하게 펌프질을 하다 파열되고 말 것이다.
○'괴물'의 파충류가 포르말린 마시면 죽어
영화 '괴물'에서는 포르말린이라는 독성 물질 수백병이 한강으로 흘러들어간 뒤 어류와 파충류 중간쯤의 돌연변이 괴물이 탄생한다.
포르말린은 포름알데히드를 물에 녹인 물질인데 주로 마취제 살충제 소독제 등으로 사용된다.
공기 중 30ppm 농도에서 1분간 노출되면 기억력 상실,정신집중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100ppm 이상 마실 경우 심장기능 저하 등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사람보다 독성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는 어류나 양서류는 소량의 포르말린만으로도 이내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극소량을 오랜 기간 흡입하면 유전자 변형을 가져올 수는 있겠지만 영화 '괴물' 속 내용처럼 한강을 통해 일시에 흘러내려가는 상황이라면 돌연변이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투명물질 주사하면 피부는 마지막에 투명해져
케빈 베이컨이 주연한 영화 '할로우맨'에서는 인간을 투명하게 만드는 물질을 정맥에 주사하자 피부에서부터 근육 내장 뼈에 이르기까지 신체의 일부가 하나씩 투명하게 변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에도 과학적 오류가 있다.
투명하게 만드는 물질은 정맥 혈관을 타고 심장으로 흘러들어 온몸으로 퍼지게 된다.
그렇다면 약이 혈관을 통해 처음 효과를 발휘하는 곳은 혈관이 관통하는 심장과 주요 장기 부분이다.
따라서 모세혈관으로 연결된 피부는 가장 끝에 사라져야 한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는 피부에서부터 몸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사라지기 시작한다.
임도원 한국경제신문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van7691@hankyung.com
[ 영화 에일리언 '로봇 옷'은 실제 가능 ]
영화에서는 과학적 오류가 곧잘 발견되지만 영화 속 아이디어가 실제 과학의 힘으로 현실화되는 경우도 눈에 띈다.
영화 '에일리언2'에서는 주인공 시고니 위버가 로봇 옷을 입고 에일리언과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시고니 위버는 로봇 옷을 입고 팔을 뻗어 자신의 힘보다 훨씬 강한 힘으로 에일리언을 공격한다.
미국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2004년 사람 다리 외골격 기능을 할 수 있는 이른바 '버클리 다리 골격(BLEEX)'이라는 로봇다리를 발표했다.
로봇다리는 소아마비 환자들이 다리에 장착하는 보행보조기와 같은 형태로 만들어졌다.
실험에서 로봇다리를 장착한 사람은 다리 보강재 50㎏에 배낭에 실은 짐 무게 32㎏를 합해 82㎏ 중량을 몸에 지녔지만 실제로 느끼는 중량은 불과 2㎏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로봇다리가 무거운 짐을 지고 장거리 이동해야 하는 군인들의 작전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주인공 해리 포터가 위기의 순간을 헤쳐나가기 위해 사용하는 '투명망토'가 나온다.
미국 듀크대학의 연구진은 구리원자와 유리섬유로 된 '메타물질'이 마이크로파의 방향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영국 BBC방송이 지난 10월 보도했다.
듀크대학의 데이비드 스미스 교수는 "이것은 해리 포터의 투명망토처럼 사람 눈이 볼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이크로파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는 레이더 탐지는 피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정 목적을 염두에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진 않지만 개발이 진전되면 전투기나 탱크를 은닉하거나,휴대폰 주파수 및 자기장 등으로부터 특정 물질을 감추는 데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