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사에서 만든 MP3 플레이어 중 '아이팟 나노'란 것이 있다.
기존 '아이팟'에 비해 크기가 다소 작은 것이 특징인 이 MP3 플레이어는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다.
이름만 놓고 보면 MP3 플레이어를 만드는 데 나노기술을 적용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애플 한국지사에 문의해 보니 그건 아니라고 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나노'라는 표현이 최첨단 기술이란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에 사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나노기술은 미래 최첨단 기술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이 기술을 이용했다는 제품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나노기술이 무엇이고,인류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 알아보자.
○나노=난쟁이
나노(nano)란 희랍어로 난쟁이란 뜻으로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접두어다.
따라서 1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미터가 된다.
나노기술이란 물질을 구성하는 직경 1nm 이하의 원자들이나 분자들을 나노영역에서 조작해 실생활에 유용한 것을 만드는 기술을 통칭한다.
그러나 나노기술이 단순히 작은 물질을 다루는 것에 국한되는 건 아니다.
지구상의 대부분의 물체는 나노 크기에서 그 기능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또 고체가 나노미터 수준으로 작아지면 내부구조가 바뀌고 성질변화도 나타난다.
예컨대 나노알갱이로 작아지면 노란색을 띠고 있는 금이 붉은 색을 띠게 되고,자석이 아닌 니켈이 자석으로 바뀌고,빛을 내지 못하는 실리콘도 빛을 발산하는 재료로 바뀌는 것이다.
따라서 나노 크기에서 물질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다양한 기능의 많은 물질들을 창조해낼 수 있다.
나노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로마시대에도 나노기술 사용
나노기술이 일반인에게 알려진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나노기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의 과학자 리처드 파인만 박사는 1959년 미국 물리학회에서 '극미 세계의 아득한 가능성'이란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파인만 박사는 당시 이 강연에서 "There is plenty room at the bottom(바닥세계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말로 나노미터 세계의 가능성을 예언적으로 설파했다.
이후 과학자들은 많은 연구 결과를 속속 발표하면서 나노기술은 발전하기 시작한다.
처음으로 '나노기술'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 낸 사람은 나노기술의 이론가인 에릭 드렉슬러라는 과학자다.
그는 1980년대 중반 '창조의 엔진'이라는 저서를 통해 처음으로 나노기술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같은 나노기술이 유례가 매우 깊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대영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리카거스 컵'이다.
이 컵은 4세기께 로마제국 사람들이 승리의 축배를 위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컵은 밖에서 빛을 쪼이면 녹색빛으로 보이지만 컵안에서 투과돼 나오는 빛은 붉은색이다.
현대 과학자들은 컵의 유리 속에 나노 크기의 금 입자들이 미세하게 고루 분산돼 있어 빛의 경로에 따라 다른 색이 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활 속의 나노기술
나노기술이 주목받는 것은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예로 화장품을 들 수 있다.
최근 주름살 제거 화장품,미백 화장품,선크림 등에 나노소재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들 화장품에 사용되는 리포좀이란 약물전달 캡슐은 크기가 수십 나노미터이므로 마치 자갈밭에 모래가 침투하듯이 피부 각질층을 통과해 피부 속에 흡수된다.
자외선 차단제로 사용되는 이산화티타늄이나 징크옥사이드는 입자 크기가 수십 나노미터로 작아지면서 차단효과가 크게 증가됐다고 한다.
최근에는 라디칼 발생이 없는 이산화티타늄 나노소재기술이 발표돼 자외선 차단 효과는 높이고 피부자극은 줄이는 획기적인 선크림 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나노기술을 적용하면 무공해·고연비·고성능의 미래자동차도 현실화될 수 있다.
열전 반도체와 태양전지를 자동차 지붕에 장착한 연료전지 자동차는 무공해·고연비·고성능 자동차를 실현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고강도 나노소재다.
나노소재를 사용하면 자동차는 무게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연비와 안정성이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노소재 기술은 스포츠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나노소재 기술을 기존의 섬유에 적용해 방수·통풍·보온·항균 기능을 갖춘 운동복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제품을 착용하면 운동선수들은 경기 도중 땀을 많이 흘리거나 눈·비가 와도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oasis93@hankyung.com
<도움말:나노소재 기술개발 사업단>
[ 세계 각국 정부차원 투자 러시 ]
세계 각국에서 나노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 정부도 2001년부터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나노기술 개발을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 5년간 정부의 나노기술에 대한 투자 규모는 2001년 1052억원에서 2005년에는 2772억원으로 증가했다.
연구 인력도 3.9배 증가했으며 나노기술 관련 기업 수도 약 3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동안의 추진사항을 점검하고 향후 10년간의 나노기술 개발을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제2기 나노기술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나노기술이 장밋빛 미래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나노기술로 인한 위험관리 또한 새로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나노입자 등이 인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약하기 때문이다.
나노기술이 무한한 잠재력을 펼치기 위해서는 이러한 나노기술이 미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돼야 할 것이다.
기존 '아이팟'에 비해 크기가 다소 작은 것이 특징인 이 MP3 플레이어는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다.
이름만 놓고 보면 MP3 플레이어를 만드는 데 나노기술을 적용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애플 한국지사에 문의해 보니 그건 아니라고 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나노'라는 표현이 최첨단 기술이란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에 사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나노기술은 미래 최첨단 기술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이 기술을 이용했다는 제품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나노기술이 무엇이고,인류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 알아보자.
○나노=난쟁이
나노(nano)란 희랍어로 난쟁이란 뜻으로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접두어다.
따라서 1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미터가 된다.
나노기술이란 물질을 구성하는 직경 1nm 이하의 원자들이나 분자들을 나노영역에서 조작해 실생활에 유용한 것을 만드는 기술을 통칭한다.
그러나 나노기술이 단순히 작은 물질을 다루는 것에 국한되는 건 아니다.
지구상의 대부분의 물체는 나노 크기에서 그 기능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또 고체가 나노미터 수준으로 작아지면 내부구조가 바뀌고 성질변화도 나타난다.
예컨대 나노알갱이로 작아지면 노란색을 띠고 있는 금이 붉은 색을 띠게 되고,자석이 아닌 니켈이 자석으로 바뀌고,빛을 내지 못하는 실리콘도 빛을 발산하는 재료로 바뀌는 것이다.
따라서 나노 크기에서 물질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다양한 기능의 많은 물질들을 창조해낼 수 있다.
나노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로마시대에도 나노기술 사용
나노기술이 일반인에게 알려진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나노기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의 과학자 리처드 파인만 박사는 1959년 미국 물리학회에서 '극미 세계의 아득한 가능성'이란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파인만 박사는 당시 이 강연에서 "There is plenty room at the bottom(바닥세계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말로 나노미터 세계의 가능성을 예언적으로 설파했다.
이후 과학자들은 많은 연구 결과를 속속 발표하면서 나노기술은 발전하기 시작한다.
처음으로 '나노기술'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 낸 사람은 나노기술의 이론가인 에릭 드렉슬러라는 과학자다.
그는 1980년대 중반 '창조의 엔진'이라는 저서를 통해 처음으로 나노기술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같은 나노기술이 유례가 매우 깊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대영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리카거스 컵'이다.
이 컵은 4세기께 로마제국 사람들이 승리의 축배를 위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컵은 밖에서 빛을 쪼이면 녹색빛으로 보이지만 컵안에서 투과돼 나오는 빛은 붉은색이다.
현대 과학자들은 컵의 유리 속에 나노 크기의 금 입자들이 미세하게 고루 분산돼 있어 빛의 경로에 따라 다른 색이 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활 속의 나노기술
나노기술이 주목받는 것은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예로 화장품을 들 수 있다.
최근 주름살 제거 화장품,미백 화장품,선크림 등에 나노소재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들 화장품에 사용되는 리포좀이란 약물전달 캡슐은 크기가 수십 나노미터이므로 마치 자갈밭에 모래가 침투하듯이 피부 각질층을 통과해 피부 속에 흡수된다.
자외선 차단제로 사용되는 이산화티타늄이나 징크옥사이드는 입자 크기가 수십 나노미터로 작아지면서 차단효과가 크게 증가됐다고 한다.
최근에는 라디칼 발생이 없는 이산화티타늄 나노소재기술이 발표돼 자외선 차단 효과는 높이고 피부자극은 줄이는 획기적인 선크림 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나노기술을 적용하면 무공해·고연비·고성능의 미래자동차도 현실화될 수 있다.
열전 반도체와 태양전지를 자동차 지붕에 장착한 연료전지 자동차는 무공해·고연비·고성능 자동차를 실현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고강도 나노소재다.
나노소재를 사용하면 자동차는 무게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연비와 안정성이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노소재 기술은 스포츠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나노소재 기술을 기존의 섬유에 적용해 방수·통풍·보온·항균 기능을 갖춘 운동복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제품을 착용하면 운동선수들은 경기 도중 땀을 많이 흘리거나 눈·비가 와도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oasis93@hankyung.com
<도움말:나노소재 기술개발 사업단>
[ 세계 각국 정부차원 투자 러시 ]
세계 각국에서 나노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 정부도 2001년부터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나노기술 개발을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 5년간 정부의 나노기술에 대한 투자 규모는 2001년 1052억원에서 2005년에는 2772억원으로 증가했다.
연구 인력도 3.9배 증가했으며 나노기술 관련 기업 수도 약 3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동안의 추진사항을 점검하고 향후 10년간의 나노기술 개발을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제2기 나노기술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나노기술이 장밋빛 미래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나노기술로 인한 위험관리 또한 새로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나노입자 등이 인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약하기 때문이다.
나노기술이 무한한 잠재력을 펼치기 위해서는 이러한 나노기술이 미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