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분쟁 석유에 불을 지르다
지구촌 곳곳에서 각종 분쟁이 급증하면서 국제 유가도 급등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이 배럴당 77달러를 넘어서는 등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배럴당 100달러'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1배럴은 159ℓ)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분쟁 외에도 중국의 경제성장 등으로 석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남미의 자원 민족주의, 허리케인 등 유가 상승 요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때문에 고유가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란 문제도 불씨가 커지고 있다.

이란이 국제 사회의 핵 프로그램 중단 요구를 거부,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 제재 방안을 결의하기에 이르면서 세계적인 자원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최근에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중동 전쟁'에 대한 우려감마저 높아지고 있다.

무장 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병사 2명을 납치하면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시리아 요르단 등 주변 지역으로까지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 최근 인도에선 반군의 소행으로 보이는 열차 폭탄 테러가 일어나 190여명이 사망했는가 하면 나이지리아에선 반군의 송유관 파괴 등 내전이 지속되고 있어 유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남미 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브라질에선 대형 범죄 조직의 테러 행위가 다시 시작됐고 멕시코는 좌파 대선 후보가 선거 결과에 불복하면서 극심한 선거 후유증으로 전국이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모두가 석유 시장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악재들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분쟁이 수그러들지 않는 한 앞으로도 유가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분쟁의 불똥이 튀는 곳이 석유시장만은 아니다. 세계 금융시장 역시 출렁거리고 있다.

안정락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