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바이오 연료가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석유 값이 날로 치솟으면서 에탄올처럼 식물에서 뽑아내는 천연 바이오 연료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일찌감치 바이오 에탄올의 실용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고 유럽과 아시아 각국도 속속 바이오 연료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바이오 연료의 대표 주자인 바이오 에탄올은 무엇이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하려면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한번 알아보자.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바이오 연료의 장밋빛 미래가 현재로서는 과장돼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바이오 연료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아직도 많은 기술을 개발해야 하며,실제로 바이오 에탄올이 친환경 연료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오 에탄올의 단점은 우선 현재로선 생산비가 많이 든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실제 생산된 에탄올 에너지보다 생산에 투입된 에너지가 더 많이 든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다.

게다가 에탄올은 휘발유보다 연비가 떨어져 같은 거리를 갈 경우 에탄올을 85% 혼합한 연료는 휘발유보다 4분의 1 이상 더 소모된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연비를 높이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나 뉴욕의 천연자원방어위원회는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하는 데 5∼15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탄올을 만들 때 쓰이는 옥수수를 키울 농지도 부족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이 옥수수에서 추출한 에탄올로 전체 차량의 10%를 움직이려면 전체 농지의 3분의 1이나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연료로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알렉산더 파렐 교수는 에탄올이 석유보다 온실가스를 13%밖에 줄이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를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바 있다.

이 밖에 에탄올을 공급하기 위해선 새로운 시설을 많이 지어야 한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에탄올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기존 가솔린 시설로는 공급하기 어려워 추가 시설 투자가 불가피하다.

이런 일부 부정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바이오 에탄올 실용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연초에 바이오 에탄올에 대한 강력한 지원책을 발표했으며 에탄올 비율을 높인 연료 소비를 장려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스웨덴 등이 보조금을 지급하면서까지 바이오 연료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브라질은 이미 바이오 에탄올을 성공적으로 실용화했으며,중국 일본도 실용화를 위한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처럼 바이오 에탄올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것은 석유같은 화석 연료와 달리 바이오 에탄올은 근본적으로 고갈될 염려 없이 계속 생산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산화탄소 외에는 공해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최근엔 옥수수 줄기나 각종 식물,밀짚 등으로부터 에탄올을 생산하는 기술이 속속 개발돼 상업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옥수수나 식물의 줄기에서 에탄올을 만들기 위해선 특별한 효소가 필요한데,바이오 기술 업체들은 1갤런의 에탄올 생산에 들어가는 효소 비용을 3년 전의 5달러에서 최근엔 0.2달러로 낮췄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결국 바이오 에탄올의 실용화는 얼마나 값싸게 대량으로 에탄올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2005년 40억갤런이던 에탄올 생산량을 2012년엔 80억갤런으로 늘릴 계획이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


< 옥수수 전분 糖으로 분해후 발효 … 술 빚는 원리와 비슷 >

현재 산업용 에탄올은 주로 옥수수 전분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이는 술을 빚는 원리와 비슷하다.

'아밀라제'라는 효소를 이용해 옥수수 전분을 당으로 분해한 후 이를 발효시켜 에탄올을 얻는 방식이다.

이 같은 효소 기술의 발달 덕분에 전분을 이용한 에탄올 생산 비용은 가솔린 생산 비용보다 점차 낮아지고 있다.

대규모로 옥수수를 키우는 미국이나 브라질같은 나라들이 전분 에탄올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

옥수수 전분을 이용한 미국 내 에탄올 생산은 지난 3년 동안 22% 늘어나 2005년엔 40억갤런에 이르렀다.

그런데 최근엔 곡식 전분 대신 농업 부산물인 옥수수 줄기와 밀짚,스위치그래스같은 식물로부터 에탄올을 만드는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식물에 함유된 섬유소인 셀룰로스를 당분으로 바꿔주는 '셀룰라제' 효소가 속속 개발된 덕분이다.

셀룰로스에서 분해된 당분을 효소로 발효시키면 에탄올로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천연 플라스틱도 생산할 수 있다.

셀룰로스 에탄올은 전분 에탄올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 데다 생산량도 많다.

그래서 최근 각국이 셀룰로스 에탄올 실용화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현재 세계 최초의 상업용 셀룰로스 에탄올 공장은 스페인에 지어지고 있으며 내년에 문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