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원래 암 세포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이를 죽이거나 퍼지는 것을 막도록 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 세포는 왕성한 생명력으로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우리 몸에서는 각종 유전자의 명령을 받아 만들어진 단백질들이 생명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 암 억제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단백질로는 'p53'이 유명하다.

이 외에도 'p16''p18' 등의 단백질들이 강력한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약대 김성훈 교수가 이런 p18,p38 등의 암 억제 기능을 밝혀낸 바 있다.

서울대 의대 윤홍덕 교수는 'VHL'이라는 유전자가 p53 항암 단백질의 작용을 도와준다는 것을 규명했다.

또 연세대 정인권 교수는 'MKRN1'이라는 유전자가 암 세포의 성장을 멈춰 늙어죽게 만든다는 것을 알아냈다.

하지만 암 세포를 도와주는 얄미운 유전자와 이로부터 만들어지는 단백질도 적지 않다.

한양대 이영한 교수는 '라스'라는 유전자가 암 억제 유전자(Egr-1)의 기능을 차단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 '리이실 옥시다제'라는 효소가 유방암,전립선암 같은 고형암이 몸 속에서 잘 퍼지도록 만들어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러한 유전자 기능을 조절해 암을 치료하는 신약 연구가 부쩍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합성 신약 또는 단백질 신약 외에도 직접 유전자를 바이러스 등에 실어 몸속으로 투여하는 유전자 치료제도 주목받고 있다.

암세포의 죽음을 막는 '텔로머라제'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암세포를 죽이거나 암 주위의 혈관 생성을 억제해 암을 사멸시키는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