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가리키는 많은 말 가운데 하나가 '생명공학의 시대'다.

바이오기술(BT)이 21세기 과학기술의 주된 흐름이 될 것이란 말이다.

바이오기술의 역사는 기원전 8000년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가 작물과 가축을 기르고 감자를 식용으로 재배하면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오늘날 바이오기술은 암이나 에이즈 같은 난치병을 정복해가는 단계에 이르며 눈부신 발전 속도를 내고 있다.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 산업에 대해 알아보자.

◆바이오란

바이오기술은 생물체나 생명현상을 이용해 유용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넓은 의미에서 의약이나 의학을 포괄하지만 통상적으로 세포나 생체분자 같은 생명체의 기본 조직을 활용해 치료제와 식품,일상 용품 등을 만들어내는 분야를 일컫는다.

당뇨병 환자에게 투입하는 인슐린이나 요즘 주목받고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 등은 바이오 기술의 산물이다.

우리가 먹는 기능성 식품이나 각종 곡물과 음식 가운데도 첨단 바이오기술이 적용된 것이 적지 않다.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는 유전자 칩이나 단백질 칩은 바이오기술과 정보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분야다.

◆세계는 바이오전쟁 중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기술 전시회인 '바이오 2006'에는 화이자 머크 GSK 등 거대 다국적 제약사부터 암젠 제넨텍 등 대형 바이오 기업과 수많은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모여들었다.

60여개국 1700여개 바이오 기업과 제약사,연구기관 등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첨단 기술 경연장으로 바이오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좋은 기회였다.

특히 신약과 세포치료제 같은 생물의약 기술을 일컫는 '레드 바이오',친환경 농수산 기술인 '그린 바이오',산업용 바이오 기술인 '화이트 바이오' 분야의 첨단 제품과 기술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가운데서도 올해는 '화이트 바이오' 관련 기술이 대거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화이트 바이오는 기존의 합성 화학물질 대신 미생물과 식물을 이용해 음식 연료 옷감 플라스틱과 같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산업용 바이오 기술'로도 불린다.

화이트는 합성 화학의 기본인 석유나 석탄의 블랙에 대칭적인 개념이다.

이번 행사에서 네이처웍스 DSM 메타볼릭스 노보자임 등 바이오 업체들은 옥수수로 만든 플라스틱,섬유,에탄올 연료 등과 미생물을 이용해 만든 기능성 식품 등을 선보였다.

스위치그래스 같은 풀의 잎 속에서 플라스틱을 키워내는 기술과 투명한 우유 제조 기술 등은 미래 기술로 눈길을 끌었다.

또 화이트 바이오 및 그린 바이오 기술로 만들어진 '녹색주방(그린키친)' 전시물과 에탄올 연료로 움직이는 자동차도 주목받았다.

그린키친은 마로 만든 조리대,옥수수로 만든 섬유,옥수수로 만든 에탄올 연료 등 화이트 바이오 제품으로 채워져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신약이나 백신에 대한 진보된 연구 성과와 더불어 줄기세포도 꽤 중요한 이슈로 다뤄졌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연구진들은 호주 모내시대 및 호주 줄기세포센터 연구진과 공동 연구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유명 바이오 기업인 인비트로젠은 미 국립보건원(NIH) 줄기세포 연구 책임자였던 마헨드라 라오 박사를 부사장으로 영입,줄기세포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바이오 윤리는 여전히 논란 중

성장하는 바이오 산업의 이면에는 윤리 문제가 항상 이슈거리다.

생명체를 이용하는 바이오 분야의 특성상 복제나 유전자 조작과 같은 문제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이번 시카고 행사에서도 '바이오 윤리'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배아 복제 기술이나 유전자 치료제,유전자를 조작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 등에 대한 새로운 윤리관과 이를 대하는 과학자들의 의무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