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에는 태양이 달에 의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이 있었다.

이번 일식은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중앙아시아를 가로지르며 일어나 전 세계인들을 흥분으로 몰아넣었다.

전설 속에서는 '불개가 해를 물었다가 뱉어내는 것'으로 표현하기도 했던 일식 현상.보기 드문 '우주쇼'인 개기일식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신비한 천문현상 개기일식

이번 일식은 남아메리카의 브라질을 시작으로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중앙아시아의 몽골로 이어졌다.

해를 가리는 달 그림자는 아침 무렵 브라질의 동부해안에 처음으로 드리워지기 시작해 대서양을 지나 아프리카의 가나에 도착했다.

이어 나이지리아,니제르,리비아,이집트를 통과하면서 북동쪽으로 진행했고 지중해와 중앙아시아를 지나 해질녘 북 몽골에서 끝났다.

이들 지역은 모두 달 그림자 속을 통과해 개기일식을 볼 수 있었으며,주변의 일부 지역은 부분일식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위치하게 돼 태양을 전부 또는 일부 가리는 현상이다.

태양-달-지구의 순으로 일직선상에 배열될 때 나타난다.

달이 해의 전부를 가리는 현상을 개기일식이라 하고 일부를 가리는 현상을 부분일식이라 한다.

일식은 드물게 찾아오는 천문현상인 데다 일어나는 지역도 한정돼 있어 관측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아주 작은 달이 거대한 태양을 마치 크기를 맞춘 것처럼 가릴 수 있는 원리는 간단하다.

태양의 지름은 원래 달의 지름보다 400배 정도나 크다.

하지만 태양은 달보다 400배 정도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결국 눈으로 보이는 달과 해의 겉보기 크기는 대략 같게 돼 개기일식과 같은 극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태양주변 대기활동 관측기회 제공

개기일식은 보기 드문 천문현상으로 일반인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천문학자들에게도 많은 정보를 준다.

특히 강력한 태양 빛을 피해 태양 주변의 대기 활동을 관측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활용된다.

태양의 밝기는 만월의 100만배 정도다.

따라서 부분일식의 경우 태양의 99%가 가려지더라도 그 밝기는 만월의 1만배나 되므로 하늘은 여전히 밝다.

그래서 우리가 태양의 대기층인 코로나나 채층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태양이 달에 의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 때뿐이다.

태양 관측자들이 주로 쓰는 코로나그라프라는 장치도 태양 산란광에 의해 최고 80%의 오차를 낼 정도여서 상당히 부정확하다.

개기일식 때가 되면 천문학자들이 아무리 험한 장소라도 관측 탐사를 떠나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06 개기일식 원정팀'을 구성,지난달 29일 이집트 서부 엘살룸에서 성공적으로 개기일식을 관측했다.

당시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후 6시20분에 시작한 일식은 8시59분에 종료됐다.

이 시간 동안 개기일식은 오후 7시38분부터 약 4분간 지속됐다.

◆우리나라는 20년 뒤에

개기일식은 특정 지역에 한정돼 일어나기 때문에 일생에 관측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적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의 개기일식은 1887년 8월19일,금환일식(태양의 가장자리 부분이 금가락지 모양으로 보이는 현상)은 1948년 5월21일에 있었다.

다음 개기일식과 금환일식은 2035년 9월2일 오전 9시40분(평양,원산지역)과 2041년 10월25일 오전 9시에 각각 일어난다.

또 2009년 7월에는 우리나라 내에서는 부분일식밖에 볼 수 없지만 배를 타고 남쪽바다로 나가면 개기일식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