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라기 공원에 가보자] 티라노사우루스 투구를 썼을까?

최근 상영된 영화 '킹콩'의 하이라이트는 주인공 킹콩과 공룡들의 싸움 장면이다.


여기서 킹콩과 엎치락뒤치락 마지막까지 혈전을 벌이는 공룡이 바로 '티라노사우루스'다.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도 티라노사우루스는 공룡의 제왕임을 과시하듯 우렁찬 소리로 포효하며 다른 공룡들을 압도한다.


가장 오래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이 최근 발견됐다.


미국 자연사박물관과 중국 고생물학연구소의 연구팀은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를 통해 중국 북서부 신장 지역에서 약 1억6000만년 전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공룡 화석 두 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 투구 쓴 티라노 >


연구팀은 이 화석들이 해부학적으로 티라노사우루스의 일종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화석의 공룡은 우리가 흔히 거대 육식 공룡의 대명사로 알고 있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티렉스)'보다 9000만 년이나 전에 살았던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그 시기는 쥐라기 시대 후반기에 속한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의 가장 큰 특징은 머리 위에 투구 장식 모양의 독특한 조직을 갖고 있는 점이다.


그래서 이름도 '5색 돌무더기에서 발견된 투구 쓴 공룡'이란 의미의 '관롱우차이(冠龍五彩)'로 붙여졌다.


티라노사우루스 과의 공룡들은 다른 공룡들과 마찬가지로 코뼈를 따라 작은 뿔 같은 장식품을 달고 있으나 관롱우차이는 보다 크고 좁은 돌출물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 같은 조직은 세라토사우루스 등 쥐라기 중·후반기 공룡에서 자주 보이는 것이다.


이런 구조물은 공격 무기라기보다는 종의 구별이나 짝 짓기를 위한 시각적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관롱우차이는 3m 길이로 티라노(9∼13m)보다 훨씬 작았고 작은 앞발에는 티라노보다 하나 많은 3개의 발가락을 갖고 있었다.



< 티라노의 아버지? >


영화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쥐라기 시대를 배경으로 활동한 것으로 묘사되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티라노사우루스는 쥐라기보다 뒤인 백악기 후반의 2000만 년 동안 아시아와 북아메리카를 주름 잡은 포식자였다.


티라노사우루스는 거대한 몸집과 강력한 이빨,2개의 손가락을 가진 짧은 앞발로 다른 공룡과 확연히 구분된다.


이런 독특한 점 때문에 육식 공룡의 진화 단계에서 티라노사우루스의 근원을 찾아내기가 힘들었다.


20세기 내내 과학자들은 티라노사우루스를 쥐라기와 초기 백악기의 거대 공룡인 알로사우루스나 아크로칸토사우루스의 마지막 후손으로 여겨 왔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 티라노사우루스가 작은 몸집의 코엘루로사우루스로부터 진화해 왔다는 가설이 점차 힘을 얻기 시작했다.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와 다른 코엘루로사우루스 그룹을 연결시켜 줄 해부학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아 이런 가설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으로 여겨지는 새로운 화석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코엘루로사우루스와의 관계도 점점 밝혀지고 있다.


티라노보다 앞선 백악기 초반의 에오티라누스는 4.5m 길이로 상당히 작으면서 코엘루로사우루스의 전형적 특징인 긴 팔과 3개의 손가락을 가졌다.


또 그보다 먼저 나타난 백악기 초기의 다이롱은 1.5m 길이에 불과했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관롱우차이는 현재까지 밝혀진 티라노사우루스 진화 단계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관롱우차이는 그러나 먹이 사슬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포식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놀로포사우루스가 당시엔 최상위 포식자였던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관롱우차이는 백악기에 활동했던 티라노사우루스보다 훨씬 앞선 쥐라기 후반에 살았다.


쥐라기 시대를 살았던 '진짜' 티라노인 셈이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



< 몸길이 14m.무게 6~7t .. 땅에서 산 가장 큰 공룡 >


티라노사우루스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공룡 가운데 가장 큰 육상 공룡이다.


14m의 몸길이와 6m 높이에 머리 길이(코에서부터 목 부분까지)는 1.5m에 달한다.


무게는 무려 6∼7t에 이른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정식 이름으로 갖고 있는 이 공룡은 6800∼6500만 년 전쯤에 살았다.


티라노사우루스란 이름은 '폭군 도마뱀'이라는 뜻이다.


굉장히 난폭하게 날뛰는 무서운 공룡이었다.


튼튼한 골격과 날카로운 이빨로 다른 동물들을 잡아먹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강력한 입과 거대한 턱은 무시무시한 무기였다.


티라노의 뒷다리는 사람 키의 두 배 정도나 될 만큼 긴 데 반해 앞다리는 사람의 팔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짧다.


이 앞다리는 걸을 때도 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음식을 입으로 가져갈 수조차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