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명왕성(Pluto) 탐사선 '뉴 호라이즌스'(New Horizons) 호가 지난 20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기상 조건 등의 이유로 두 차례나 발사가 연기됐던 탐사선은 지구 대기권을 무사히 벗어나 장장 10여년에 걸쳐 명왕성을 향해 날아간다.

뉴 호라이즌스는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인 명왕성의 비밀을 풀어줄 수 있을까.


뉴호라이즌스호는 발사 1시간 만에 대기권을 벗어났다.

무게 470kg의 이 탐사선은 총알보다 10배가량이나 빠른 시속 5만8000km의 속도로 48억km 떨어진 명왕성까지 날아간다.

2015년 7월께 명왕성에 도착할 예정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콜린 하트먼 박사는 "우리는 태양계 아홉 번째 행성을 향한 초유의 탐험 여행을 시작했다"며 "임무가 완수되면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왕성의 신비를 풀어라

뉴호라이즌스호의 임무는 명왕성에 접근해 사진을 찍고 대기 상태를 분석하는 것이다.

뉴호라이즌스호는 이를 위해 명왕성 6000마일(1만km) 이내까지 접근해 지나갈 예정이다.

6000마일은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40분의 1에 불과하다.

뉴호라이즌스호는 명왕성과 그 위성인 카론 곁을 비행하면서 수집한 정보를 지구로 보내게 된다.

5개월가량 명왕성 근처를 비행하면서 찍은 사진의 해상도는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더 화질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호라이즌스호가 보낸 전파 신호가 지구에 오려면 4시간30분이 걸린다.

이는 빛이 명왕성에서 지구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같다.

뉴호라이즌스호는 명왕성과 카론 탐사를 마친 뒤에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계속 비행하면서 명왕성 바깥쪽에 있는 수천개의 얼음과 바위 덩어리로 구성된 '카이퍼 벨트'를 탐사하게 된다.

카이퍼 벨트는 해왕성 근처에서 시작돼 태양으로부터 45억마일(75억 km) 떨어진 지점까지 형성돼 있다.

과학자들은 카이퍼 벨트가 46억년 전 태양계가 형성될 때 남은 태고의 물질들이 원형대로 보존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이퍼 벨트가 태양계 생성 때 행성되지 못한 잔해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뉴호라이즌스호의 정보가 태양계 기원의 비밀을 푸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뉴호라이즌스가 명왕성에 도달하면 궁금했던 많은 신비가 벗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것처럼 명왕성이 과연 행성인지,아니면 카이퍼 벨트에 속한 소행성인지가 그 첫 번째 궁금증이다.

또 카론이 과연 명왕성의 위성인지,아니면 그 둘이 이중 행성인지도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장비의 집합체

뉴호라이즌스호는 그랜드 피아노 만한 크기에 고감도 고성능의 최첨단 장비들을 장착하고 있다.

주요 장비로는 명왕성 대기에서 방출되는 각종 분자들을 탐지하는 'PEPSSI',가스 등이 얼마나 빨리 새 나가는지를 측정하는 'SWAP',소량의 플루토늄으로 뉴 호라이즌스호에 동력을 제공하는 'RTG',축구장 크기의 물체를 탐지해 촬영할 수 있는 고해상도 망원경과 카메라인 'LORRI',대기를 분석하고 어두운 곳의 온도를 측정하는 'REX',미립자들을 탐지해 측정하는 'SDC' 등이다.

뉴호라이즌스호는 100와트짜리 가정용 전등 2개에 소요되는 전력보다도 더 작은 에너지로 움직인다.

또 태양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여행을 하게 되기 때문에 태양력을 이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항해 도중 목성의 중력을 이용,가속도를 얻을 예정이다.

장원락 한국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기자 wrjang@hankyung.com